한국선 시민단체 회원 자해 시도… 일본은 "보수세력 결집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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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코리아=박대호 김민호 기자] 2일 낮 12시 서울시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 보수단체 소속 홍씨는 '독도 수호'라는 머리띠를 맨 채 "일본 정부의 방위백서에 결사 반대한다. 독도는 역사적으로 우리나라 땅이다"고 외쳤다.

그러면서 홍씨는 미리 준비해 둔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를 꺼내 자해를 시도했다. 순간 인근에 있던 경찰이 달려들었고 홍씨는 경찰과 실랑이 끝에 흉기를 내려놓았다. 홍씨는 "일본 의원들이 배를 타고 울릉도에 방문하겠다고 했는데 그 시간에 맞춰 울릉도에 갈 것"이라고 했다. 일본 정부가 이날 '독도는 일본의 고유영토'라는 내용이 담긴 방위백서를 공식확정 한 데 대해 분을 삭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각료회의를 열어 "일본 고유의 영토인 다케시마(竹島)의 영토 문제가 여전히 미해결인 상태로 존재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방위백서를 확정했다. 일본 외무성이 지난달 14일 대한항공 항공기의 독도 시범비행에 반발해 공무원들에게 대한항공 이용 금지령을 내리고, 지난 1일 울릉도 방문을 목적으로 방한한 일본 자민당의원들이 입국 금지 조치를 당한 직후다.

일본 방위성은 지난 2005년 펴낸 방위백서부터 독도를 '일본의 고유영토'라고 규정한 뒤 이 표현을 7년째 사용하고 있다. 이전에는 '독도 문제가 미해결인 채로 존재한다'는 내용을 넣었다. 독도 영유권을 노골적으로 주장하는 것을 넘어 한국 국민에게 도발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대목이다.

일본의 방위백서는 우리나라의 국방백서와 같은 개념이다. 자국 안보의 중요성과 국방 정책의 기본 방향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매년 발행한다. 일본 정부의 방위백서에 우리 국민이 분노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편향된 시각이 담긴 방위백서를 접한 일본 국민이 잘못된 시각으로 독도 문제를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교수는 "민주당이 그동안의 영토 문제와 관련해서 러시아나 중국 등 주변국과의 대응을 제대로 못한 측면이 있다"면서 “민주당의 공세라는 차원에서 의원 개인들은 개인들대로 자기들의 지지세력인 보수세력의 결집시키고 개인적으로 스스로의 존재감도 부각시킬 수 있다"고 했다.

정부는 일본 정부가 방위백서에 독도를 자국 영토로 기술한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즉각 시정을 요구했다.

국방부는 이날 논평을 내고 "대한민국 국방부는 일본 방위성이 '2011 방위백서'에 우리의 독도를 일본 고유영토로 기술한 것에 대해 엄중히 항의하며 일본 정부의 즉각적인 시정 조치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 정부가 독도 영유권 주장을 포기하지 않고서는 미래지향적인 한·일 군사관계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깊이 인식하기를 촉구한다"면서 "독도 영유권을 훼손하려는 어떠한 시도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최홍기 국방부 국제정책관은 이날 오전 기무라 히로시 주한 일본 국방무관을 불러 엄중 항의하고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외교통상부도 "즉각 시정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날 오후 조병제 대변인 명의의 논평에서 "방위백서에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히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를 일본 영토라고 주장하는 내용이 포함된데 대해 강력히 항의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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