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이승훈 기자] EBS가 집중 호우와 산사태로 심각한 침수피해를 당하면서 숙원사업인 디지털통합신사옥 건립이 탄력을 받을지 주목받고 있다. 방송센터 침수로 방송 중단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겪고, 인명피해 직전까지 가는 위험사항을 겪었음에도 일부에서는 사옥 건립의 당위성이 더 커지는 '전화위복'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EBS는 방송센터에 대한 안전진단을 의뢰한 상태. 실제 현장 방문을 한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상황이 알려진 것보다 심각했다는 후문이다. 이번 진단 결과에 따라 2015년으로 예정된 신청사 신축 및 이전이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곽덕훈 EBS 사장은 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8회 EBS 국제다큐영화제’ 기자초청 설명회에서 “2014년 말 사옥 완공 후 2015년 6월 이사를 예정하고 있었지만 이번 재해를 계기로 사옥 이전을 조금 앞당길 생각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EBS는 지난달 27일 집중 호우로 인한 우면산 산사태로 우면동에 위치한 방송센터에 토사가 유입되면서 한 때 라디오 정규방송이 중단되고 TV 일부 생방송 프로그램 제작과 방송 송출에 차질을 빚는 등 피해를 입었다.

이번 폭우로 방송센터가 3층까지 침수되고 4개 TV스튜디오 중 3개에 토사가 유입되는 등 90억원에 가까운 피해가 발생해 완전 복구에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한 형편이다.

EBS는 침수피해복구대응단을 구성하고 상시 전원을 공급할 수 있는 임시 변전실을 방송센터 건물 외부에 설치해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또, 200여명의 임직원들과 지원을 나온 수도방위사령부 군병력 200여명, 서울경찰청 소속 경찰 80여명이 토사 제거 등 피해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이다.

2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현재 EBS의 업무시설은 도곡동 본사와 최근 침수피해를 본 우면동 방송센터 등 8군데로 흩어져있다. 회사측은 시설 통합과 디지털방송 인프라 구축 등을 내세우며 일찍이 신사옥 건립을 추진해왔지만 재정적 문제로 차질을 빚어왔다.

올해에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난 6월28일 경기도와 용지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정부도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하면서 사옥건립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 고양시 한류월드 내 들어설 EBS 신사옥은 건축연면적 7만 제곱미터에 지상 25층, 지하 4층 규모로 제작시설, 공개홀과 체험관 등을 갖출 예정이다. 입주 목표일은 2015년6월30일로 예상 건립비용은 1978억원에 달한다. 비용은 본사 사옥 매각과 정부보조금, 기타 자체 수익 확보 등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정부지원금 없이 자력으로 건립하기에는 부담스럽다"며 "지난 4월에 정부지원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가 8월말쯤 결과가 나온다면 예산 등 기본계획을 세워 국회 심의를 거쳐 확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정부 차원에서도 사옥건립에 대한 정서적 공감대는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BS 현 센터는 한국교육개발원 소유로, 과거 EBS가 개발원의 방송본부 소속 당시 사용하던 것을 계속 무상임차하고 있다. 공공기관 이전에 따라 교육개발원이 충북 진천으로 옮기게 되면서 방송센터 건물 역시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EBS 관계자는 "신사옥 입주 목표일인 2015년6월말까지는 EBS가 계속 임차할 수 있도록 조건을 달고 건물 매각이 진행되고 있다"며 "하지만 주인이 바뀌면 더 이상 무상임차를 할 수 없어 이래저래 신사옥 건립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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