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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코리아=임요산 칼럼] 북한군이 10일 두 차례 연평도 해상에 포 5발을 사격했다. 낮 1시에 발사된 3발 중 1발, 저녁 7시46분에 발사된 2발 중 1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우리 해역으로 떨어졌다. 북한의 포 사격이 NLL 남쪽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1월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처음이다. 당시 우리군은 북한이 다시 도발할 경우 선(先)조치 후(後)보고를 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우리군의 첫 대응사격은 북한군 포격 한 시간 후였다. 두 번째 사격에 대해서는 조금 빨라 16분후인 저녁 8시 2분에 이루어졌다.

‘선 조치 후 대응’ 원칙 어디로 갔나
늑장 대응을 한 이유를 따지지 않을 수 없다. 먼저 폭발음의 실체를 파악하느라 허둥댔을 것이다. 합참은 처음 ‘북한군의 해안포 사격으로 추정되는 3발의 폭발음이 들렸다’고 발표했다. 추정된다는 것은 해안포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는 말이다. 합참은 당시 시계가 1km에 불과해 음향표적탐지장치(HALO)로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HALO는 포탄 소리를 포착해 발사지점을 역추적 하는 장비다. 우리군은 그 중 1발이 NLL 인근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해 K-9 자주포 3발을 북쪽으로 쏘았다. 북한군은 ‘추정 된다’는 우리군 발표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듯 다음날 ‘폭발음은 발파작업 때문’이라고 전통문을 보내왔다. 사실일 리 없다. 우리군에 대한 조롱이나 다름없다.

‘인민생활 향상을 목표로 대상물 건설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이에 따른 정상적인 발파작업’이었다는 북한 주장은 사실일 리 없다. 아니나 다를까 북한은 전통문에서 우리가 긴장을 조성하려는 목적으로 사건을 날조했다고 상투적인 생트집을 잡았다.

해군-해병 관할 가리느라 시간 지체
두 번째는 지난 6월 창설된 서북도서방위사령부(서방사)의 지휘체계에 문제가 있었다. 이번과 같은 저강도 도발 시 서북 도서와 해안 2km 이내의 방어는 해병대가 주축인 서방사가 맡고, 그 바깥 해역은 해군이 맡도록 되어 있다. 이번 도발의 경우 포탄 낙하점을 어디로 잡느냐에 따라 도발 대응 주체가 달라지는 것이다. 결국 포탄이 연평도 해안에서 7∼8km 떨어진 곳, 즉 해군 관할지역에 떨어진 것으로 판단해 해군 2함대 사령관이 해병대에 사격 명령을 내렸다.

북한 도발 대응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만든 서방사지만 신속 과감한 대응을 하는 데는 역부족인 상황인 것이다. ‘행정 군대’로 불릴 정도로 관료주의가 만연한 우리군의 약점이 이번에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金국방 암살 책동 등 北은 꿍꿍이
북한은 해안포 5발로 도발로 백령도와 연평도에 배치된 최신장비 HALO의 성능과 서방사의 대응능력을 알게 되었다. 바다안개가 짙은 날을 골라 해안포 사격을 감행한 데는 그런 깊은 꾀가 깔려 있었던 것이다. 그런 속셈도 헤아리지 못하고 우리군은 도발 초기에 ‘북한군의 사격훈련 기간으로 추정 된다’며, 북한군의 오발 가능성까지도 배제하지 않았다.

우리군이 북한 포격에 대해 군이 전전긍긍하던 시간에 정부는 북한의 수해 지원을 위해 초코파이 라면 등 50억 원 어치 물품을 전달하겠다는 대북 통지문을 보냈다. 당초 생필품과 의약품을 보내려고 했으나 북한이 식량을 요구하자 식품으로 대체키로 한 것이다.

원래 북한 수해지원은 북한이 요구한 것도 아닌데 한국적십자(한적)가 먼저 제의한 것이다. ‘과거처럼 통 크게 달라’며 식량과 시멘트, 중장비를 요구했던 북한은 가타부타 말이 없었다. 북한의 이번 도발은 우리의 지원 규모에 대한 불만 표시를 겸했을 수도 있다.

南은 그래도 여전히 “대북 지원”
수해는 북한만 당한 게 아니라 우리가 더 크게 당했다. 그럼에도 한적 눈에는 북한만 보이는 모양이다. 한적뿐 아니라 정부 부처와 사회 전반의 분위기도 인도주의를 내세운 북한지원론에 저항하지 않는다.
인도적 지원은 좋다.

그러나 문제는 북한에 지원하는 구호품이 주민에게 배분되지 않고 북한군과 노동당 간부를 위한 용도로 사용된다는 데 있다. 쌀을 주면 군량미로 비축되고, 라면과 초코파이는 군과 당 간부들의 간식이 되거나 이들이 장마당으로 빼돌린다. 심지어 영유아용으로 보낸 분유마저도 간부들의 영양식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탈북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전한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는 눈 먼 대북 지원으로 북한 지배층의 배만 불려 주고 있다. 지난 10여 년간 우리사회에 대북지원 강박증을 만들어 놓은 종북 세력과 자칭 진보 정치세력들은 지금 쾌재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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