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선 조 회장 "죄송하다 모르겠다" 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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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코리아=정규민 기자] 8개월째 접어든 한진중공업 사태 청문회가 드디어 18일 국회 환경노동위에서 열렸다. 한진중공업홀딩스 조남호 회장(60)을 증인으로 참석케 한 가운데 청문회가 이뤄지기까지는 한 달 반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그간 직원들의 대규모 정리해고로 촉발된 한진중 사태와 관련, 시민들의 자발적인 동참으로 사회적 이슈가 됐던 ‘희망버스’ 시위부터 진보정당 의원들의 ‘단식농성’ 등 사태의 해결을 촉구하는 의견들이 빗발쳤다. 한진중 사태가 전 국민의 촉각을 곤두세우게 된 이유다.

지난 10일 조 회장이 해외 체류 50여일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부산시청에서 발표한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경영상의 이유에 의한 인적 구조조정은 회사의 생존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며 “무조건 정리해고를 철회하라는 이야기는 기업과 임직원들이 다 같이 생존을 포기하라는 얘기와 다를 바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이 같은 조 회장의 태도에 대해 민주노총은 “정리해고 철회가 빠진 발표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국면전환을 위한 진정성이 없는 발표”라고 거세게 비난했다. 또한 노동자들을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정부의 개입이 필요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이에 국회에서는 야5당이 앞장서 청문회를 계획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6월 27일과 29일 조 회장의 청문회 불출석으로 무산되는 이변을 낳았다. 이 일을 발단으로 여야 정치계는 신경이 날카로워진 상황. 이로부터 한달 반 만인 8월18일 조 회장이 드디어 국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반나절 이뤄진 청문회를 지켜본 시위단체들과 누리꾼들의 반응은 더욱 살벌해졌다. 그 이유인즉슨, 이날 조 회장은 시원스레한 답변 하나 내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죄송합니다. 모르겠습니다” “조금 기술적인 문제기 때문에 이재용 증인으로 하여금 답변을 드려도 괜찮을지”라며 답을 회피하기에 급급했다.

뿐만 아니라,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는 내내 고개를 숙이고 말하거나 일부러 작은 목소리로 말하는 듯해서 청문회 참석 의원들은 “크게 답하라”며 언성을 높이기 일쑤였다.

이날 청문회가 진행되는 내내 누리꾼들은 “지금 조남호 회장의 태도를 보니 귀막고, 눈막고, 고개를 푸욱 숙이고 ‘두세 시간만 버티면 전혀 바꾸지 않더라도 대충 해결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당당하게 해명하거나 해결방안을 제시해라(ID:ganzish)”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한 누리꾼은 “조남호, 돈만 많지. 가슴에 있는 양심은 용접봉으로 태워 버렸나. 당신네 사업장에 조합원이 죽어나가는데 모른다는 건, 당신 집구석 자식들 죽어도 모른다는 거랑 똑같다(ID:joonieom4278)”고 말했다.

한편, 이날 조 회장의 대변인 역할을 한 이재용 대표이사는 이날 조 회장의 바로 왼편에 앉았다. 그는 한진중공업 내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한진중공업 회계담당 이사, 사업관리담당 상무, 한진도시가스㈜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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