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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코리아=양만수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의 중국 방문에 맞춰 양국 간 우호 관계를 다지기 위해 열린 농구경기가 폭력으로 얼룩졌다.

지난 18일 베이징올림픽 농구경기장에서 열린 미 조지타운대와 중국프로농구(CBA) 소속 바이(八一)농구팀 간의 경기에서 선수들 간 난투극이 벌어졌다.

싸움은 4쿼터 도중 중국의 포워드 후커가 미국의 가드 제이슨 클라크에게 반칙을 하고 화가 난 클라크가 후커에게 욕을 한 뒤 서로 주먹질을 하면서 시작됐다. 싸움이 벌어지자 양팀 벤치에 있던 선수들이 모두 코트로 몰려나와 폭력을 휘둘렀다. 여기에 관중들이 물병과 의자 등을 경기장으로 집어던졌고, 사태가 수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결국 경기가 취소됐다.

바이든 부통령은 이날 손녀 등을 대동하고 베이징에 있는 한 분식점에서 자장면을 먹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는 바이든 부통령이 만면에 미소를 띤 채 일행들과 함께 얘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올라왔다. 또 바이든이 `놀랍게도' 젓가락을 들고 음식을 먹었다는 글도 게재됐다. 미 대사관은 웨이보를 통해 "바이든 부통령 일행 5명은 자장면 5그릇, 왕만두 10개, 오이 초무침, 감자채, 코카콜라 등을 먹었다. 음식값은 모두 79 위안(약 1만3천880 원)이 나왔다"고 밝혔다.

'핑퐁외교' 효과 노린 실패한 '바스켓 외교'
美 국무부 "이번 난투극은 불행한 사건"

이번 농구경기는 바이든 부통령의 방중에 맟춰 기획된 '스포츠 외교' 이벤트다. 지난 17일 베이징에 도착한 바이든 부통령도 처음으로 찾은 곳이 베이징올림픽 농구경기장이었다. 1972년 리처드 닉슨 당시 대통령이 중국 방문에 앞서 '핑퐁(탁구)외교'를 통해 관계 개선에 나간 것과 같은 맥락이었다. 조지타운대 농구팀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한 빅터 차(국제정치학) 교수는 “미국과 중국 간 스포츠 외교가 다시 살아났다”고 했다.

양국은 이번 사건이 바이든 부통령의 방중 경축 분위기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중국 매체들은 18일의 난투극 사건을 전혀 보도하지 않고 있다. 이 사건에 대한 소식은 일부 웨이보와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서만 전해지고 있다.

미 국무부의 마크 토너 부대변인은 이번 난투극 사건을 '불행한 사건'이라고 규정하면서도 이런 교류는 상호 스포츠 정신을 고양하고 양국 국민과 국민과의 접촉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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