吳시장 사퇴 시기 따라 보선 일정 결정돼…'포스트 오세훈'은 누가?

서울시의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무산되면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사퇴 시기가 주목되고 있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오 시장이 9월30일까지 사퇴하면 보궐선거는 10월26일 치러지고 10월1일 이후 물러날 경우 보궐선거는 내년 4월로 미뤄진다. 오 시장이 무상급식 투표에 시장직을 건 만큼 사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지만 물러나는 시기에 따라 보궐선거 일정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여야의 복잡한 정치 셈법이 있다. 민주당은 보궐선거를 10월에 치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결과적으로 투표거부 운동이 성공한 만큼 이 여세를 이어가겠다는 속내다. 한나라당은 패배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궐선거를 내년 4월 총선과 함께 치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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黨·靑 24일 밤 긴급회동…오세훈 거취 논의
오 시장 "조만간 빨리 정리해 발표할 것"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 임태희 대통령실장, 김효재 정무수석, 오세훈 시장이 24일 밤 긴급회동을 가졌다. 오 시장 거취 문제 등 주민투표 실패 대처방안을 논의키 위한 자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동에서는 오 시장이 사퇴할 경우 한나라당이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치러야 하는 만큼 거취 문제는 한나라당 중앙당과 오 시장이 긴밀히 협의해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홍 대표는 이 자리에서 오 시장이 10월8일 국정감사 이후 사퇴할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홍 대표는 "오 시장의 2010년 지방선거 득표율인 25.4% 보다 높은 득표율이 나온 만큼 사실상 오 시장이 승리했다고 본다"며 "오 시장이 사실상 승리한 게임에 즉각 사퇴해선 안된다"고 했다고 알려졌다.

오 시장은 본인의 거취 문제와 관련해 "조만간 빨리 정리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25일 아침 출근길에 시장공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잘 잤느냐'는 질문에 "잘 잤을리가 있겠느냐"며 이같이 말하고 차에 올랐다. 오 시장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 하루 이틀 내에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24일 이종현 서울시 대변인이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오늘은 대한민국이 복지사회로 가는 역사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오 시장의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했고 정동영 최고위원도 "주민투표에서 패배한 오 시장은 1분도 직무에 남아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 "오 시장의 무리한 정치도박으로 정치ㆍ사회ㆍ경제적으로 국력을 낭비한 데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포스트 오세훈'은 누가
與엔 나경원 원희룡 박진 권영세
野엔 한명숙 박영선 이인영

한나라당에선 지난 6.2 지방선거 한나라당 경선에서 오 시장과 경합을 벌였던 나경원 최고위원이 가장 먼저 물망에 오르고 있다. 또한 원희룡 최고위원은 지난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서울시장 도전에 의사가 없다고 했지만 여전히 유력한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게다가 원 최고위우는 지난 전대에서 4위에 그쳤기 때문에 출마할 명분은 충분하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또한 지난 전대에 출마했던 박진, 권영세 의원 등도 잠재적인 후보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패배를 주장하고 나선 야권에선 벌써부터 많은 후보군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오세훈 시장과 맞붙었던 한명숙 전 총리의 이름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선거에 나섰다가 패배한 경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정치자금법 수사 재판이 진행 중이기에 활용 가능한 카드가 아니라는 주장 역시 제기되고 있다.

한 전 총리 뿐만 아니라 인사청문회마다 단골로 나서는 등 인지도가 높은 박영선 민주당 정책위의장과 이인영 민주당 최고위원, 지난해 민주당 후보로 나섰다가 경선에서 패배한 이계안 전 의원 등도 거론되고 있다.

또한 민주당 서울시수해진상조사단장을 맡았던 전병헌 의원과 김한길 전 의원 얘기도 나오고 있으며 박원순 아름다운 재단 상임이사도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서울시장 야권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처럼 기존의 정치적인 인물들과는 별개로 새로운 인물의 필요성 역시 제기되고 있다. 내년 총대선 승리를 위해 참신한 인물을 내세워 승리해야 2012년 선거 빅뱅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이에 의외로 새로운 인물이 후보로 급부상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또한 민주당에선 지난 지방선거에서 한명숙 전 총리가 오세훈 시장에게 패배한 이유로 노회찬 당시 진보신당 후보의 출마를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만약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질 경우 야권에선 단일후보가 나서 한나라당 후보와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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