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상달 엠디클리닉 원장>
가슴성형수술에 사용되는 보형물 중 그동안 유해성 논란으로 사용금지됐던 실리콘 젤 보형물이 7월 20일부로 국내에서도 시판 허가됐다. 작년 11월 미국식품의약국(FDA)이 14년만에 다시 시판을 허용한 지 8개월만이다.

그 동안 우리나라 식약청에서는 내용물이 식염수인 보형물만을 허가했었다. 이번에 전격 허용된 실리콘 젤 보형물은 내용물이 응집력이 높아진 실리콘 젤로 채워진 것으로 '코히시브(cohesive) 젤' 이라 불리운다.

유방확대성형은 몸매 미인을 추구하는 요즘 세태를 반영하듯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가슴확대성형을 계획하는 여성들은 수술 후 모양이나 촉감에 대한 불확실성에 망설이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그동안 유방보형물로 널리 사용돼온 식염수 백은 촉감이 다소 부자연스러워 만족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반면 실리콘 백은 훨씬 자연스러운 촉감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으나 안전성에 대한 논란으로 일부 국가에선 금지 또는 제한적 허용돼 왔다.

1992년 미국 FDA에 의해 승인취소가 될 때까지 실리콘 젤 보형물은 모양과 촉감의 자연스러움으로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 증가세를 보였다. 이후 실리콘 젤의 누출이 자가면역질환이나 결체조직질환과의 연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미국에서는 유방재건술 등에 한해 제한적으로 사용되게 되었다. 실제로 그 시기의 보형물은 외피가 얇고 약해 파손되기 쉽고 손상 부위 없이도 미세한 누출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의 유방보형물 제조사들은 과거의 문제점을 보완하여 외피도 훨씬 튼튼할 뿐만 아니라 내용물의 누출이 거의 없고 기존의 실리콘 젤보다 훨씬 점도가 높아 설사 외피가 파손되더라도 주변으로 흘러나가지 않는 4세대 보형물, 코히시브(cohesive) 젤을 개발했다.

현재 유럽에서는 의학자 그룹인 IRG와 영국 후생성이 안전하다는 판정을 내린 이후 수술 시 실리콘 젤 백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1993년 이후 미국의 보형물 제조사인 멘토사와 이너메드사가 4세대 실리콘보형물인 코히시브젤을 개발했는데 안전성이 더욱 견고해져 재승인 요구가 거셌다. 그 결과, 작년 11월 FDA는 4년간의 검토 끝에 멘토사와 앨러간사의 코히시브 실리콘젤에 대해 전면 시판 승인을 하게 된 것이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가슴확대수술을 받는 여성들의 80% 이상이 코히시브젤을 삽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번 식약청의 승인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이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환자와 의사의 요구가 크다 하더라도 일부 해결해야 할 숙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실리콘 젤 보형물 시판이 허용됐다고는 해도 만의 하나 실리콘이 샐 경우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다는 점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술 후 2-3년에 한번 정도 정기적으로 유방전문의에게 검진을 받는 것이 필수적이며 경우에 따라 MRI 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

이상달 엠디클리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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