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칠성 한국신기록

박칠성 ,남자 50km 경보에서 3시간47분13초 한국신기록


[투데이코리아=유종만기자]한국기록을 갈아치우며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50km 경보 7위에 오른 박칠성(29·국군체육부대)이 "마지막 3바퀴를 남기고 더 이상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버텼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칠성은 3일 대구 시내에서 열린 대회 남자 50km 경보에서 3시간47분13초의 한국신기록을 세우며 7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 남자 20km 경보에서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중도 포기했던 박칠성은 주종목인 50km에서는 제 기량을 선보이며 한국기록을 갈아치웠다.

박칠성은 지난 4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경보챌린지대회에서 세운 3시간50분11초의 한국기록을 5개월만에 약 3분 앞당겼다.

10위권 진입을 목표로 삼았던 박칠성은 목표도 달성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대표팀 가운데 '톱10' 진입에 성공한 것은 박칠성이 남자 20km 경보에서 6위에 오른 김현섭(26·삼성전자)에 이어 두 번째다. 한국기록을 경신한 것도 남자 10종경기의 김건우(31·문경시청) 이후 한국대표팀에서 두 번째다.

박칠성은 레이스를 마친 뒤 힘이 남아있지 않은 듯 했다. 서있는 것 조차 힘들어했다. 그러나 취재진 뒤에서 '아빠'를 애타게 부르는 아들을 보자 미소를 지었다.

취재진에게 아들을 데려다 달라고 부탁해 품에 안고 인터뷰에 응한 박칠성은 "우선 한국신기록을 세워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마지막 3바퀴(6km)를 남겨놓고 더 이상 못뛰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박칠성은 "'나는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버텼다. 아내와 아이를 생각하며 이를 악물었다. 아이들이 '아빠는 왜 꼴찌했냐'고 말하는 것을 듣고 싶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난달 28일 열린 남자 20km 경보에서 몸 상태 탓에 레이스를 중도 포기했던 박칠성은 "어차피 연습삼아 나간 것이라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20km를 뛰어서 50km는 무난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칠성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최하위에 머물렀던 것이 계기가 됐다면서 "당시 20km 경보에서 꼴찌를 했다. 그 때를 계기로 열심히 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박칠성은 "50km 경보는 이제 딱 세 번 해봤다. 경험이 쌓이면 더 좋은 성적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내년 런던올림픽에서는 메달을 한 번 따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경보대표팀을 지도하는 이민호 코치는 "메달이 나왔어야했는데 아쉽다. 국내에서 할 때 땄어야했는데"라며 아쉬워하면서도 "박칠성은 3시간45분대를 목표로 했는데 기록은 만족한다. 박칠성에게는 칭찬을 잘 안하는데 오늘은 잘해줬다"라고 은근히 기뻐했다.

이어 그는 "날씨가 선선한 것도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남자 50km 경보가 끝나면서 경보대표팀의 일정도 모두 끝났다. 이 코치는 "선수들이 실력을 평가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자신감도 커졌을 것이다. 국민들도 경보에 대해 많이 알게 됐을 것"이라고 일정을 마무리한 소감을 전했다.

이 코치는 "10월초 열리는 전국체전까지 치른 뒤 정비를 하고 새롭게 훈련을 시작하겠다. 런던올림픽까지 시간이 얼마 없는데 정비해서 새로운 기록을 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