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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코리아=박대호 기자] 강원도민프로축구단 강원FC의 남종현 대표이사가 취임 23일만인 지난 14일 돌연 사퇴 의사를 밝혀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남 대표이사는 이날 강원도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는 "사표 가지고 가서 도지사와 담판을 짓겠다"며 도지사와 도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 같은 남 대표이사의 행보에 대해 일각에선 남 대표이사와 구단주인 최문순 도지사와의 불편한 관계가 계속되는 가운데 구단의 재정이 파산 위기에 몰려 강원도의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 이른바 '벼랑끝 전술'을 쓰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남 대표이사는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되는 과정에서 최 지사가 추천한 임은주 을지대 교수와 맞붙었다. 이 과정에서 강원FC 이사회는 몸싸움까지 벌여가며 임 교수의 선임을 강하게 반대했다. 양측 모두 감정의 골이 깊어질대로 깊어진 끝에 남 대표이사가 이사회의 만장일치로 새 사령탑에 올랐다.

강원FC의 현재 재정은 고작 12억원. 9월 운영비와 인건비 등 7억원을 빼고나면 다음달부터는 정상적인 구단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이라 남 대표이사가 사재출연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남 대표이사의 돌연 사퇴 배경에는 '최 지사의 직·간접적인 사퇴 압력이 있었다'는 주장도 나와 도 안팎으로 파문이 일고 있다.

일부 강원FC이사들은 "지난달 이사회에서 '남 이사가 대표이사로 선임되면 도가 지원을 끊겠다'는 협박성 회유를 했었다"고 주장했다.

남 대표이사 역시 "대표이사에 선임된 이후 구단주와의 첫 인사자리에서도 사퇴를 종용받았고, 이후에도 지속적인 사퇴 압력이 있어서 사퇴를 결심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강원도의 전폭적인 지원이 절실한 강원FC를 위해 자신이 떠나기로 마음을 굳혔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원도 관계자는 "도지사의 직·간접적인 사퇴 압박설은 사실무근일뿐 아니라 있지도 않은 사실을 퍼트려 분위기를 호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라며 "남 대표이사는 경영정상화 노력과 함께 팀 전력 향상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최 지사는 동아시아관광포럼 참석차 필리핀에 체류하고 있어 귀국하는 17일 이후에나 남 대표이사의 사퇴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보이며, 최종 수용여부는 오는 28일에 열리는 강원FC 이사회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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