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국토부 국토정보정책관 지적기획과 장성욱 사무관

    21세기 신 김정호, 국민중심의 지도정보를 제공한다.
    기사입력 2011.09.24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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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월 16일 ‘지적재조사에 관한 특별법’ 법안이 통과되면서 국내 최초로 하나의 공적장부로 제공 될 ‘지적도 기반의 DB구축’에 관한 관심이 높아져 가는 가운데 정책을 추진한 국토해양부 장성욱 사무관에게 찾아가 국가공간정보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jang-smile.jpg[투데이코리아=유영인, 장혜윤, 박소현 기자]장성욱 사무관은 지난 20여년 간 인천광역시의 지적직 공무원에서부터 행정안전부 감사부와 지적과 국토해양부 지적기획과를 거치면서 추진력 있는 국가 공간정보 실무자라고 평가 된다.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일련의 입법, 행정추진 과정에서 성취감을 느끼고 가장 즐거움을 느낀다는 그다.

    그는 1998년대 지적도면전산화로 시작하여 국가공간정보 구축의 현재와 미래를 꼼꼼히 설계하고 있다. 또 업무에 불도저란 별명답게 국민을 위한 국가정보화에 대한 분명한 소신을 엿볼 수 있었다.

    ● 법률안 제·개정 취지는 무엇이었나.

    국사선생님도 잘 모르는 이야기가 있다. 중국과 일본이 각각 자기들의 좌표계를 쓰는 데 우리나라는 동경좌표계를 사용해 30분 일찍 하루를 시작하는 것을 알고 있는지? 일제강점기에 토지조사사업이 이유이다.

    100여년 전에 평판과 대나무로 만든 줄자로 측량하여 손으로 만든 종이 지적도를 현재 사용하고 있는 것이 최초의 도면이라 할 수 있다. 종이도면으로 등록하여 사용하는 현재 지적도는 새로운 측량기술 발달로 위성(GPS)측량과 항공영상 기술을 사용하고 있으며, 여기에서 취득되는 정보를 담는데 제도적 한계가 있다.

    올해 세계적인 GIS(지리정보시스템)협의체인 UN-GGIM(UN-Global Geographic Information Management/UN-지리정보포럼)이 우리나라에서 개최 될 정도로 선진측량기술과 제도를 가졌는데도 지적공부의 등록사항이 필지의 실제 경계와 다른 경우가 전 국토의 15%에 달하고 있어 지적공부의 위치를 바로잡는 사업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자주적 공간측정의 지표가 되고, 시간, 공간적인 독립을 위해서도 우리 기술로 새로이 등록되는 지적도면 정보 데이터베이스를 담을 수 있는 법제도가 필요하다.


    ● 가장 먼저 도면전산화를 시작했다. 생각하게 된 계기는?

    지적학적 관점에서 보면 지적 분야는 지적측량, 지적법·제도관리, 지적정보화로 크게 3개로 나뉘어져 있다고 볼 수 있다. 지적정보 분야에서만 15년 관리생활을 해오면서 다양한 지적도의 변화를 봐왔다. 지적도면은 한지같이 얇고 습기와 열에 약해서 비와 눈이 오면 신축이 일어나고 민원발급 시 복사기의 열과 발급자의 오손으로 경계선이 움직이는 것 뿐 아니라 보관자체에도 어려움이 컸다. 이를 막기 위해 전산화로 도면의 변형을 막는 실험연구 및 사업을 추진하게 되었다. 지금 보면 도면전산화가 되면서 공간정보의 초석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날로그 시대의 정보는 공무원의 전문화나 세분화 된 관리로 충분 했지만, 다양한 정보를 손쉽게 접하는 현대사회에서는 어떤 매체를 통해 얻을 수 있는지만 알면된다. 대신 융합된 정보를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콘텐츠로 구성하여 서비스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정보는 이제 외우지 않고 찾을 수 있으며 해당사이트와 전산매체만 있으면 보다 효율적으로 정보를 취득할 수 있다. 하나의 정의로 개별적 정보를 통합하고 전산화한다면 정보의 습득과 이용이 더 용이하리라 확신했다.

    ● 새로운 시도에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다.

    jang-응시.jpg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을까 하지만 당시에는 지적관련 정보를 전산화를 하는 데에 반대도 많았다.
    당시에는 행정적인 입장만 생각해도 됐다. 건축, 토지, 등기 등 분야별로 전문성만 있으면 민원처리에 아무 문제가 없었던 시절이다.

    정책을 기획하고 추진하려 하여도 막대한 예산이 필요해 관련 부처 담당직원들은 당연히 반기지 않는 분위기였다.
    예산부서를 45번이나 찾아가고 250개 이상의 자치단체 담당자마다 만나는 노력이 필요했다.그 덕분에 1,800억에서 780억의 예산 절감의 쾌거도 이루어냈다. 전국 780만장 도면전산화는 자치단체 공무원들과 함께 이런 과정을 거쳐 해낼 수 있었다.

    지금 안방에서 민원처리를 할 수 있는 민원24(G4C)나 네비게이션 지도의 베이스가 되는 지번이나 지도정보는 이때 구축 한 것이다.  


    ●현재 추진하는 18종 공부(공적장부)를 1종으로 만드는 부동산 행정정보 일원화는 무엇인가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은 옛말이 됐다. 현재는 10년이 아니라 1년, 1시간 심지어 3분만 지나도 세상이 변하는 시대다.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우면산 산사태, 정전사태 등  소셜 네트워크의 파워를 실감케 한다. 이미 모든 것을 어디서나 확인할 수 있는 시대다.
    이를 공무원의 관점으로 발상을 전환해 보았다. 정부가 추진하는 스마트한 행정에서도 과연 민원인이 국가가 가진 정보를 발급받아 다시 공무원에게 제출하게 될까였다.
    지금 토지와 건축, 소유권에 대한 공부를 종이컵에 비유하면 토지는 종이컵1로 부르고 건축은 종이컵2, 소유 즉 등기는 종이컵 3으로 부르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아날로그 시대에는 분야별 전문가가 처리를 해서 큰 문제가 없었지만 모든 정보가 1과 2로 구분되어 분류되고 광범위하게 공유되는 디지털시대는 작은 오류도 문제가 될 수 있다.정부가 선진의 민원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이 오류를 개선해가며 국민들이 원하는 대로 제공하는 종합공부 발급이 바로 국민들이 원하는 맞춤형 서비스라고 생각한 것이다.

    ● 18개의 공부가 통합되면 토지 경계간의 오차가 줄어들 것이라 했는데.

    18종 공부는 담당부서만 해도 지적, 건축, 도시계획, 공시지가, 등기 등 5개 관련분야로 나뉘어져 있기 때문에 정보통합이나 소통에 어려움을 안고 있다. 무엇보다 지적정보는 이 모든 정보의 기반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필지의 표시 경계점에 변형이 일어나는 경우엔 국민들에게 주는 피해는 무시할 수 없다.

    현재 관리되고 있는 지적도는 1:600 축척에서 10mm오차가 생길 경우 실제 필지의 경계에서는 60cm를 벗어나는 결과를 초래한다. 예전에는 논두렁, 밭두렁, 제방 같은 것들이 경계로 인정받았지만 현재 지적측량은 바늘까지 동원해 정확하게 경계를 가르는 실정이니 지적도면의 위치결정 X,Y좌표를 정확히 하지 않으면 재산권 침해로 분쟁이 인다.
    이 때문에 지적재조사와 공부 통합을 통해 최신의 자료가 하나의 공부로 제공되면 오차는 상당히 제거될 것이다.
    물론 정확도를 높이는 지적측량에서도 애매한 영역에 대한 토지분쟁이 증가되어 문제는 있겠지만 자국의 영토를 명확히 하여 정보화 한다는 점에서는 지금도 이른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 사회적인 문제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곳이 부동산 분야다.많은 일이 있었을 것 같다.

    장설명.jpg행정자치부에서 감사원으로 활동을 할 때 공간정보 분석기법을 통해 기획부동산 행태의 위법적 업무처리에 대해 제약을 가한 적이 있다.
    당시 국세청과 합동으로 기획부동산 행위에 대해 재산세등을 부과하고, 한편으론 법적인 맹점을 이용해 국민에게 예측되는 사기성을 감지하지 못한 공무원들의 느슨한 태도에 징계를 주는 등의 감사업무를 통해 국민의 피해를 대변하는 소비자보호원의 큰 관심을 보이기도 하였다.

    기획부동산의 가장 흔한 형태가 도시계획이 불가능한 25도 각도 이상의 지역에 택지식의 분할로 도로 형태까지 만들어 버젓이 인터넷 사이트나 부동산업체에 내놓고 일반평지에 토지가 있는 것처럼 허위로 분위기를 부풀리는 수법이다. 우리는 필지의 수평정도나 등기 후 과세여부 등 다양한 행정의 데이터를 여러번 확인해 이들이 기획부동산 임을 밝혀냈다. 지적과 공간정보의 융합이 왜 필요한지는 바로 이런 이유이다. 지적정보가 정확해지면 토지의 거래나 활용성이 투명해져 부동산 거래 사기로 인한 피해가 최소화 될 것이다. 

    ● 부동산관련 행정정보 통합 DB화로 해킹의 위험변수가 커진 것은 아닌가.

    부동산관련 행정정보 통합이라고 해서 a, b, c, d가 모두 a가 되는 것이 아니다. a, b, c, d를 개별적 정보로 구성한 후 활용성에 맞게 한 통에 담는 것 뿐이다. 정보의 관리가 쉬워지고 접근성이 쉬워졌다고 해서 기존의 개별적 보안 수준이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기존에 흩어져있던 것들을 일일이 정보관리 하기 더 어려웠고 보안관리에 맹점을 만들 수 있는 계기가 생길 수 있었다는 것이며, 단순히 한 곳에 모아놓았기 때문에 철저히 관리되지 못한다는 말은 국가정보체계의 보안관리에 빈틈이 발생할 수 있다는 말이다.
    현재 우리가 기획하는 정보보안체계는 종합되어 있는 원천데이터를 개별적으로 연계되는 시스템과 분리하는 것이다. 이는 국가기관에서 적용하는 첫 번째 사례이기도 하다.  

    ● 미래 사회에서 지적전산화가 가지는 가치는?

    과거에는 공간정보가 땅을 소유한 자에게만 가치 있는 정보였다. 현대에는 공간정보가 소유권의 개념보다는 오히려 3차원(3D) 플랫폼이나 민간 부동산·정보 유통 등 다른 콘텐츠로 활용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정보화는 신규인력 창출 및 인재 양성의 계기가 될 것이고 불공정한 부동산 거래로 신뢰가 무너져버린 사회에 국민의 신뢰를 재건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부동산정책의 포커스도 개발에서 관리로 이동되면서 좀 더 윤택한 사회 만들기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민 삶의 질에 직접적인 변화를 주는 감성민원을 실현하고 싶습니다" 

    ● 지적정보의 선진화가 이루어진 후의 변화가 있다면?

    2000년 필지중심의 토지정보시스템(PBLIS)을 구축하고 2004년 KLIS(한국토지정보시스템)을 마련한 것에 대해 무한한 자부심과 뿌듯함을 느낀다. 과거에 복사기로 흐릿하게 출력하여 발급 할 수 밖에 없었던 지적관련 공부를 이제는 컴퓨터 화면에 깨끗하게 표현하여 행정업무 처리에 제공하고 있고 언제 어디서나 발급해주는 것도 가능해졌다. 기술진화로 인해 기존 국가행정서비스는 획기적으로 변화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 편리성이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즉시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먼저 공무원들이 진심으로 고민해야 될 부분이 무엇인지, 무엇을 해야 국민이 피부에 느낄 수 있는 혜택을 줄 있는지 고민 해야만 실생활에 필요한 맞춤형 복지제공 서비스를 제공 할 수 있다.

    나는 감성적 민원을 지향한다. 단순한 확인성의 민원처리가 아닌 국민 개개인에게 맞춘 복지, 종합적인 토지행정 토탈서비스, 사무적 민원처리에서 국민이 감동할 수 있는 서비스 제공을 위해 보다 혁신적이고 창의적 노력으로 국민에게 보답하고 싶다.

    ● 앞으로의 바람이 있다면?

    국민들이 갖고 있는 토지정책의 불만과 불편요소를 줄이기 위해 국가 정보의 품질을 향상하는 것이 우선과제 라고 본다. 아날로그 정보를 디지털화 하는데 더욱더 매진하여 울타리 안 부터 바로잡아 국가와 정보의 신뢰를 회복시키고자 한다. 보여주기 식 행정을 반성하고 앞에서 끄는 사람만큼이나 뒤에서 미는 사람의 중요성을 생각하면서 정책을 이끌고 싶다. 실패하는 자를 용서하지 않는 사회가 특히 사람들을 앞서 나서기 두렵게 만든다. 선진국에서 실패하는 자를 더 대우해주는 것은 그들의 시도가 가져올 발전가능성을 인정해주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므로 국가가 공무원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을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이러한 성과가 있기까지의 추진과 실천의 원동력은 무엇이었나?

    jang-화면.jpg국가공무원으로서 복지부동하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이 있었다. 모든 공무원들이 그렇듯이 몸사리지 않고, 부딪혀도 개의치 않고 국민의 편의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여기까지 왔다. 정책을 수립하고 법적인 제약사항을 없애면서 예산을 확보하는 등 일련의 과정을 통해 국민에게 무언가를 봉사하는 것 자체를 즐거움으로 여겼다. 하루에 한 걸음만 더 나아가자는 생각으로 꾸준히 걸었으며 많이 가지 못해도 오늘도 이뤘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했다. 무엇보다 국토해양부에서 밀고 당겨주는 선배님, 후배님등 주변사람들의 신뢰와 지지가 가장 큰 힘이 됐다.

    인터뷰를 마치며 지방직 공무원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분들이 더 칭찬받아 마땅하다며 그것이 공무원의 최고의 소임이자 소명이라고 말했다.

    사회의 변화를 꿈꾸고 실행해 온 사람의 소탈한 말들을 들을 수 있었다.
    과거가 현재에 평가받듯 현재는 미래 세대에게 평가받을 것이다. 그는 新김정호라는 호칭에 “공무원은 그저 뒤에서 묵묵히 내 일만 하면 잘하는 거다. 절대로 거창한 호칭도 관심도 받을 만 한 사람은 아니다.”며 자리를 떴다. [한국기자아카데미 특약]

    [유영인, 장혜윤, 박소현 기자 seoul@today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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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코칼럼
  • [박현채 칼럼]고교 무상교육의 허와 실
  • 박현채 주필|2019-04-19
  • 올해 2학기부터 단계적으로 고교 무상교육이 실시된다. 올해 2학기 고교 3학년을 시작으로 내년에 2, 3학년, 내후년에는 고교생 전원으로 확대된다. 고교 무상교육이 실시되면 현행 초·중학교 의무교육 무상지원 범위와 동일하게 입학금과 수업료, 학교운영지원비, 교과서 대금 등이 모두 면제된다. 그러나 입학금과 수업료를 학교장이 정하는 사립학교 중 재정 결함보조를 받지 않는 학교는 무상교육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러한 학교에 진학하는 것은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이다. 고교 무상교육은 사실 때늦은 감이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고교 무상교육을 실시하지 않는 나라는 유일하게 한국뿐이기 때문이다. 이전 박근혜 정부에서도 고교 무상교육이 추진됐다. 하지만 매년 2조원 가량 소요되는 재원 마련이 어려워 성사되지 못했다. 현재 일반고의 경우 정부 재정에서 교육비용의 약 4분의 3을 지원받고 나머지는 학부모가 부담한다. 무상교육이 실시되면 학생 1인당 연 158만원 정도 학부모의 부담이 줄어든다. 서민층의 교육비 부담이 줄어들면 민간 소비·투자 확대 등 부수적인 경제적 효과도 거둘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고교 무상교육 시행 계획을 발표하면서 "올해 고등학교 3학년 대상 고교 무상교육 예산 3856억원은 교육청이 모두 부담하고, 2020~2024년까지 매년 필요한 2조원은 중앙정부와 교육청이 절반씩 부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2025년 이후의 재원 확보 대책은 없다. 차기 정부가 추후 알아서 해결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정부 발표가 있은 지 불과 이틀만에 17개 시도교육감들이 정부 발표와 사뭇 다른 목소리를 냈다는 점이다. 이들은 "2021년까지는 소요 예산을 분담하겠지만 2022년부터는 정부가 전액 부담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 발표와는 달리 2022~2024년까지 3년간은 절반 부담을 못하겠다는 것이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그들의 입장을 밝히는 입장문을 통해 " 당초 계획을 (1년) 앞당긴 정부의 고교 무상교육 노력을 지지하고 협력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원 마련에 대해 수차례 재정 당국에 대화를 요청했지만, 충분한 협의와 설득 없이 교육청에 부담을 지우는 방식으로 결정한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또 "재원 부담을 교육청에 떠넘기는 것은 온당치 않다. 정부가 온전히 책임지는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이어 "고교 무상교육이 완성되는 때(2021년)까지 지방교육재정교부율 인상을 포함한 안정적 재원 대책을 제시하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키라"고 요구했다. 이에 따라 고교 무상교육 재원 분담 문제를 놓고 오는 2022년부터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간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어린이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사태’ 같은 양상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2015년 박근혜 정부는 대선공약 사업인 누리과정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소요 예산 중 상당액을 교육청에 떠넘기려 했다. 그러나 교육청들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반발하면서 누리 과정 예산 편성을 거부했다. 재원 마련 방법을 놓고 정부와 교육청이 서로 힘겨루기를 하는 동안 엄청난 보육대란이 일어났다. 해마다 정기국회가 막바지에 다다르면 보육예산을 놓고 승강이가 벌어지는 등 갈등을 겪다가 현 정부 들어 중앙정부가 전액 부담하는 것으로 정리되면서 일단락됐다. 고교 무상교육이 시작되기도 전에 벌써부터 예산문제로 삐걱대니 이 정책이 제대로 안착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사실 무상교육 예산을 교육청에 일부 부담케 하면 불가피하게 학교 기본 운영비가 감축돼 유.초.중학교의 교육의 질이 저하될 수 밖에 없고 중앙정부가 전액 부담하면 이미 복지지출을 크게 늘린 상태에서 고령화 등으로 앞으로 돈 들어갈 곳은 많아 심각한 재정위기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고교 무상교육이 너무 급하게 추진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저소득층이나 농어촌 등이 아닌 고3부터 무상교육이 시작되는 이유가 아리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중학교 무상교육은 전면 실시되기까지 20년간 단계적으로 확대됐다. 1985년 도서 벽지부터 시작해 1994년 읍·면 지역으로, 2005년에는 모든 지역으로 확대됐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지역부터 무상교육이 시작됐던 것이다. 그러나 현 정부가 추진하는 고교 무상교육은 학년을 기준으로 고3부터 시작하는 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야당 일각에서는 '총선을 겨냥한 선심성 정책'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차기 총선에서는 투표를 할 수 있는 선거연령이 낮아져 고3 학생들도 대부분 유권자가 되기 때문이다. 무상교육을 실시한다고 해서 자녀 교육에 대한 학부모의 부담이나 불만이 저절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무상교육 못지않게 공교육의 정상화와 내실화가 무척 중요하다. 지금처럼 공교육이 사교육의 하위개념이 되도록 방치되서는 안된다. 공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돈이 없더라도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형성돼 개천에서 용이 나는 사회가 만들어지고 가정의 사교육비 부담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lt;투데이 코리아 주필&gt; 필자 약력 전) 연합뉴스 경제부장, 논설위원실장 전)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 전)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부회장
  • [김성기 칼럼]강원산불 발화원인 규명이 먼저다
  • 김성기 부회장|2019-04-16
  • 지난 4일 발생한 강원도 산불로 인해 고성군과 속초시 강릉시 동해시 인제군 등 일대에서 여의도의 6배가 넘는 면적이 불에 타고 수천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정부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 복구 지원에 나섰지만 생업을 잃은 주민들의 삶은 아직 막막하고 이재민이 넘쳐나는 실정이다. 산림이 우거진 강원도 동해안 지역은 지형적인 특성상 건조한 강풍이 자주 불어 산불위험이 매우 높은 곳이다. 지난 2005년 4월 낙산사 주요 문화재까지 잿더미로 만든 양양산불을 비롯한 대형 산불들이 주로 동해안 지역에서 발생했다. 해마다 산불발생 위험이 높은 만큼 예방을 위한 치밀한 대책과 이미 발생한 산불에 대한 원인 규명이 꼭 따라야 했다. 하지만 불특정인에 의한 단순 실화나 화인 불명으로 묻히는 경우가 잦아 책임소재를 규명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번 강원 산불은 4일 오후 7시경부터 고성 속초와 강릉, 인제 등에서 비슷한 시간대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중 강릉과 인제 산불은 실화 등에 의한 발화지점 감식이 아직 진행 중이지만 속초 산불은 토성면 전신주에서 불꽃이 튀는 현상이 CCTV에 잡혀 최초 발화지점으로 지목됐다. 한전은 전신주의 개폐기에 연결된 고압선에 강풍으로 이물질이 날아와 불꽃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신주 개폐기는 전국 곳곳에 산재한 장치이므로 고압선이 지나는 지역이라면 발화의 위험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불꽃이 튄 전신주의 개폐기와 리드선 접합부에 플라스틱 재질의 덮개가 있었고 그 틈새에서 나뭇가지나 먼지 등 이물질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후 비가 좀 내렸다고 안심할 것이 아니라 철저한 원인 규명을 통해 대형 산불의 재발 위험을 줄이고 한전 등의 책임소재를 밝히는 후속 조치가 시급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런데 원인이 밝혀지고 책임소재가 가려지기도 전에 ‘탈원전 공방’이 산업계와 환경단체, 정치권으로 번져 본질을 흐려놓고 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2018년 한전의 영업적자가 발생하면서 이 때문에 한전의 유지보수 예산이 대폭 줄었고 안전시설 점검과 교체에 차질을 빚어 발화의 원인이 됐다는 주장이 먼저 나왔다. 주로 SNS 등을 통해 논란이 번졌다. 야당에서는 이를 즉각 정치공세로 연결시켰고 원전에 반대하는 환경단체와 여당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는 역공에 나섰다. 한전은 8일 해명자료를 통해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선 것은 국제연료가격 급등에 따라 연료비가 증가한 탓이며 탈원전에 따른 현상이 아니라고 했다. 또 유지보수예산 감소는 2015년 이후 지속된 투자로 2018년부터 교체보강대상 설비가 줄었기 때문이라며 점검수선예산은 오히려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환경단체는 야당과 원전업계의 문제제기가 가짜뉴스라고 몰아세웠다. 산불원인을 둘러싼 탈원전 공방은 아직 부분적인 사실에 근거한 성급한 주장으로 들린다. 창과 방패의 경쟁처럼 한쪽에서 문제를 제기하면 다른 쪽에서 맞받아칠 자료가 나오고 역공에도 같은 현상이 반복될 뿐이다. 이런 공방이 거듭되면 오히려 원인과 책임소재를 규명하는 노력이 소홀해 지거나 자칫 정치적 주장에 휩쓸려 왜곡될 우려가 커진다. 섣부른 공방으로 본질을 흐릴 게 아니라 정밀감식 결과를 엄중하게 지켜보면서 과실여부를 가려 책임소재를 분명하게 따지는 게 바람직하다. 지금 단계에서는 현장에서 일하는 전기노동자들이 밝힌 견해를 참고할 만하다. 전국건설노조 소속 전기노동자들은 시공 후 오랜 기간이 지나면 전선을 압축 연결한 부분에 수분이 들어갈 수 있고 계절에 따른 팽창과 수축이 일어나다 보면 전선 압축력이 떨어져 열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올해 설비교체보강예산이 줄면서 배전선로 유지보수공사가 예년보다 감소했다는 것을 체감했다는 자체인식조사 결과도 내놓았다. 아직은 여러 가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으로 들린다. 정부 당국과 한전은 우선 명확하게 발화원인을 규명하는 데 주력하되 관련 자료와 결과를 국민에게 철저히 공개해야 한다. 현장 노동자들의 진술도 충실히 들어 한 점 의혹도 남지 않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 아울러 규명된 원인을 근거로 안전점검을 강화하고 산불재발을 막기 위한 필요 조치를 서둘러주기 바란다. &lt;투데이코리아 부회장&gt; 필자약력 △전)국민일보 논설실장, 발행인 겸 대표이사 △전)한국신문협회 이사(2013년) △전)한국신문상 심사위원회 위원장
  • [권순직 칼럼]스트레스 주는 인사 청문회
  • 권순직 논설주간|2019-04-11
  • 이번 칼럼은 국회 인사 청문회를 좀 더 건설적이고, 효율적이고, 격조 높은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한다고 쓰려던 참이었다. 그런데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청문회를 보면서 제목을 바꿨다. 판사 부부가 35억원대의 주식을, 그것도 상당 부분은 그들의 업무와 연관된 기업의 주식을 사고 팔았다. 부부 합산 5,500여회의 주식거래를 했다.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는 국회 청문회장에서 이 사실을 “자신은 몰랐다. 남편이 다 알아서 했다”고 증언한다.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가슴엔 스트레스 쌓이는 소리가 요란하다. 혼자 깨끗한 척 다하고 도덕적으로 우월하다고 우쭐대던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엄청난 부동산투자(투기)를 해놓고 국민들로부터 묻매 맞으며 물러나면서 “아내가 다 한 일이다. 나는 몰랐다. 내가 알았을 때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어찌 이리 판박이란 말인가. 한사람은 아내 탓, 한사람은 남편 탓, 코메디다. 국민을 주인으로 여기는 나라에서 이런 일이 한 두 번이 아니고 장관 고위직 인사 때마다 빚어지니 국민들 가슴은 스트레스로 멍든다. 아내 탓, 남편 탓하는 후안무치(厚顔無恥) 국회의 청문회는 대통령이 갖고 있는 고위직 임명권에 대한 의회의 최소한의 견제 장치다. 대통령은 국민이 뽑았고, 그래서 함께 일할 사람을 자신이 고르는 건 맞다. 그럼에도 국회에 청문회 권한을 부여한 것은 독주나 독선 과오를 막으라는 취지일 것이다. 물론 국회의원도 국민들의 손으로 뽑았기에 그럴 자격이 있다. 그러나 그간 국회 청문회는 후보자들의 업무 수행능력이나 인품 등을 검증하는 긍정적인 역할도 많이 했지만, 지나치게 지엽적이고 인신모독적인 경우도 없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문회는 대통령의 인사에 적지 않은 견제 역할을 했다. 반면 부작용이 너무 크다는 반성도 많다. 그래서 제도를 개선하자는 주장이 제기된 지 오래다. 그동안 표출된 청문회 후보자들의 주된 흠결은 부동산투기, 주민등록 위장전입, 부동산 매매시 다운계약서 작성, 주식투자, 논문표절, 세금탈루 등등이다. 일반 서민들도 이런 일을 하면 당당하게 얼굴 들고 다니기 힘들다. 그런데 장관 대법관 헌법재판관 등 가장 막중한 나랏일을 할 사람들이 이런 일을 다반사로 했다니 국민들은 억장 무너진다. 영(令)이 설 사람을 지휘자로 뽑아야 예컨대 부동산투기 편법증여 등으로 얼룩진 인사가 부동산정책 주무장관이 되고, 석사 박사학위 논문 표절자가 교육이나 문화 관련 장관이 된다 치자. 우선 소관 부처 직원들이 그를 어떻게 볼까. 인격적으로 제대로 된 대접을 받을지, 그런 사람이 내리는 지시를 정당하다고 여기고 몸을 살라 일을 할지 뻔 한 이치 아닌가. 인품도 훌륭하고 해당 분야 업무에 능통하고, 국민들 지탄받을 부동산투기나 논문표절 주식투자 위장전입 안한 인물이 대한민국에 없는걸까. 청와대 사람들은 그런 인사들은 거절하여 좋은 인재 구하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 코드 빼고, 캠프 줄이면서 탕평하면 얼마든지 재야 재조(在野 在朝)에 훌륭한 인물 많다고 본다. 검증 불신은 이제 도를 넘었다. 민정수석실이나 인사수석실의 무능 탓인지, 아니면 캠프 코드 위주의 인사 중에서 뽑다보니 그런건지 너무 심하다. 대통령이 후보자를 지명해놓고, 국민 눈높이에 도저히 맞지 않는 인사라서 낙마한다면 검증한 민정수석은 책임져야 마땅하다. 국회 인사 청문회 제도 개선은 아무래도 이 정부의 인사시스템 개선 이후에나 검토되는 게 순서일 것 같다는 생각이다. &lt;투데이코리아 논설주간&gt; 필자약력 △전)동아일보 경제부장. 논설위원 △전)재정경제부장관 자문 금융발전심의위원
  • 기자수첩
  • [기자수첩] 충분히 막을수 있었던 참사
  • 권규홍 기자|2019-04-19
  • 지난 17일 경남 진주 가좌동의 한 아파트에선 전국을 경악하게 할 끔직한 사고가 터졌다. 이날 새벽 아파트에 살고 있던 안인득(42)이 일부러 집에 불을 낸 뒤 놀라서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러 무려 5명이 사망하고 13명이 부상을 당한 끔찍한 범죄가 일어난 것이다. 사고 발생 뒤 출동한 경찰들에게 체포 된 안인득은 범죄이유에 대해 “살기 싫어서 그랬다” 또는 “임금체불에 불만이 있어서”라는 등의 알 수 없는 소리들을 횡설수설하며 경찰을 당황하게 하였다. 안인득이 저지른 이 사고로 인해 해당 아파트는 쑥대밭이 되었고 한 가정에선 무려 사상자만 4명이 발생해 주위의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사고 후 드러난 안인득의 과거 행적들이 드러나면서 부터다. 안인득은 지난 2010년 폭력 행위로 구속된 뒤 공주치료감호소에서 1개월간 정신감정을 받았으며 감정결과 조현병으로 판정되어 보호관찰 처분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안인득은 조현병 판정이 난 이후에 아무런 격리조치 없이 2015년 12월 일반인들이 사는 이 아파트에 자연스레 입주했고 입주 이후에도 알 수 없는 행동을 남발하며 주민들과 마찰을 자주 일으켰다. 안인득은 베란다에서 지나가는 행인들을 향해 알 수 없는 욕설을 내뱉거나, 윗층에 거주하는 미성년자들을 미행하고 이웃집 대문에 오물을 집어던지는 등 아파트내에서 갖가지 소동을 일으켰다. 결국 안인득은 주민들에 의해 경찰에 7번이 넘게 신고가 되었지만 그때마다 출동한 경찰은 단순 소동으로 생각하며 훈방조치를 했다. 이 같은 경찰의 조치가 알려지며 시민사회는 경찰의 조치가 허술했다고 질타했다. 이에 18일 사망한 주민들의 합동분향소를 찾은 민갑룡 경찰청장에게 분노한 유가족들은 “안 씨에 대한 신고가 10건 이상 있었다. 경찰서나 파출소에서 이 사람 조사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안 했느냐”고 경찰을 질타했다. 민 경찰청장은 “신고 처리가 적절했는지 진상 조사를 할 것이며, 조사후 합당한 처벌조치를 취하겠다”고 유가족들에게 약속했지만 유가족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민갑룡 청장에 이어 78일만에 도정업무에 복귀한 김경수 경남도지사 역시 유가족에게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사전에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국가와 지자체, 경찰 등 기관이 함께 힘을 모았어야 하는 일 이었다”고 위로하며 재발 방지대책을 약속했다. 김 지사는 “이번 일은 우연히 생긴 일이 아니다. 여러 가지 요인이 겹친 것”이라며 “재발하지 않도록 근본적으로 이번 가해자와 같은 사람에 대한 복지전달체계를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법이 개정돼 오는 10월부터 조현병 환자에 대한 정보를 관계기관이 공유할 수 있게 돼 도와 시군, 의회 등과 힘을 합쳐서 안전한 경남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일각에선 안인득이 조현병을 이유로 감형을 받지 않겠냐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지만 안인득의 행적으로 보아 감형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안인득이 범행전 미리 흉기를 준비했고 범행 당일날 휘발유를 준비했으며 방화를 일으킨 뒤 미리 1층 계단 길목에 자리를 잡고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두른 것을 봐선 우발적인 범죄가 아닌 계획된 범죄”라며 “조현병 환자라고 다 강력범죄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안인득이 병을 이유로 감형을 받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미리 예후가 있었음에도 제대로 조취를 취하지 못한 경찰의 대응이 아쉽다”고 밝혔다. 선진국의 사례에서 배워야... 지난 2003년 개봉한 ‘성질 죽이기’라는 헐리웃 영화가 있다. 평소 성격이 순했던 주인공 데이브(아담샌들러)는 비행기에서의 승객들 간 사소한 시비로 인해 법정까지 가게 되고 판사는 데이브가 잠재된 폭력적 성향이 보인다며 ‘성질 죽이기’ 프로그램을 이수할 것을 명령한다. 법정의 명령에 반발하던 데이브는 결국 이 프로그램을 이수하며 심리치료사와의 상담을 통해 본인에게 잠재된 폭력적 성향에 대해 깨닫게 되며, 이를 치유하며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게 된다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이처럼 헐리웃 영화의 소재로 쓰이긴 했지만 미국과 같은 선진국의 사법 시스템은 개개인의 우발적인 소동을 그냥 넘겨보지 않는다는 점을 알수가 있다. 사소한 사고 하나라도 만일 있을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 더 큰 사고를 막기 위해 극단적인 조치까지 취하는 태도를 보이며 일반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외형적이 아니라 내면까지 선진국의 모습에 도달하기 위해선 이처럼 세심한 부분까지 시민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 되어야 한다. 더 이상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회자가 되지 않길 바라며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
  • [기자수첩] 대한민국은 '감투 공화국'인가?
  • 유효준 기자|2019-04-17
  • 대한민국의 공조직에는 장(長) 자리가 너무 많다. 조직의 가장 작은 단위인 팀급에도 ‘팀장’, ‘부팀장’, 심지어는 팀원에게도 ‘ㅇㅇ분과장’ 등의 수식어를 붙여놓는다. 오히려 우리나라의 관료적 조직문화와 패권주의가 팽배한 현실에 이러한 잘못된 관행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으로 여겨진다. 정부의 주된 역할과 의무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국가, 국민이 안심하고 사는 안전한 국가를 이룩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대한민국은 어떤가? 대한민국의 공조직은 아직도 특권을 자랑으로 여기고 반칙을 신조로 여기고 있다. 리얼미터의 2018 국가사회기관 신뢰도 조사에 따르면 법원(5.9%), 중앙정부 부처(4.4%), 군대(3.2%), 경찰(2.7%), 검찰(2.0%) 등 대부분의 기관이 한 자릿수에 그쳤다. 국민들의 시선이 이렇게 싸늘한데도 불구하고 정부는 아랑곳 하지 않는다. 도로교통공단의 경우 면허시험장 내 직제를 보면 필기시험장장, 기능시험장장, 기술장장 등 일반 실무자의 수에 비해 장(長)자리가 매우 많다. 권력적인 활동이 아닌 주로 대민업무만을 취급하는 지자체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직원 20명 가량 되는 동사무소에도 동장, 각 분야 별 팀장, 부팀장 등을 쪼개 20명 중 10명이 장(長)직함을 달고 있다. 권력기관은 말할 것도 없다. 경찰의 경우 간부인 경위 이상은 모두 장(長) 직함이 붙고 심지어 일선 경찰 실무자인 '경사'(7급)을 부팀장 '경장'(공무원 급수8급)을 부장이라고 호칭하고 있다. 이를 견제해야하는 의회도 마찬가지다. 광주지역신문에 따르면 함평군의회는 전체 의원의 수가 7명인데 상임위 3개를 설치했다. 이렇다보니 함평군의회는 정족수 7명이 각각 의장, 부의장, 상임위원장 3인, 간사 2인 등으로 모든 의원이 사실상 간부직을 꿰찮다. 또 상임위원회 구성에 맞춰 의원수가 7명인 의회의 경우 5,6급 전문위원을 각 1명씩 의원 수가 9명일 경우 5급 2명 의원수가 15명이하인 경우 5급 2명과 6급 1명 총 3명의 전문위원을 둘 수 있어 예산 낭비는 덤으로 이뤄진다. 함평군의회 뿐만 아니라 다른 의회들도 마찬가지로 관행처럼 자리만들기를 답습하고 있다. 이를 두고 공조직이 자신들의 신분과시와 명예를 위해 '감투 챙기기'에 몰두하고 예산 및 인력낭비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직함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과 서민을 섬기고 책임지는 공직자의 자세다. 공직자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부서장’이 아니고 ‘국민’ 아니겠나. 자기 머리보다 큰 모자(감투)는 시야를 가리고 귀를 막을 뿐이다. 앞이 안보이고 귀가 안들리는데 국민의 눈높이에 맞출 수 있겠나? 자신의 시야와 귀를 가린 감투를 벗고 국민의 소리와 눈높이에 맞추려는 자세가 필요할 때이다.
  • [기자수첩] 증인보호 프로그램이 시급한 대한민국
  • 권규홍 기자|2019-04-15
  • [투데이코리아=권규홍 기자]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장자연 사건의 중요한 증인인 배우 윤지오씨가 약 두 달여간의 증언활동을 마치고 조만간 캐나다로 돌아간다. 장자연 사건 이후 고국을 떠나 캐나다에 머물던 윤 씨는 검찰과거사위재조사단이 장자연 사건을 재조사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이 사건의 유력한 증인자격으로 귀국해 검찰 조사를 비롯해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이 사건에 대한 철저한 발본색원과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이 이뤄지길 바랬다. 이 과정에서 MBC, 한겨레 신문을 비롯한 유력 언론들은 기존의 사건연루자로 이름이 알려졌던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 박문덕 하이트진로회장, 권재전 전 법무부장관, 조선일보 전직기자 조 모씨에 이어 TV조선 방정오 전 대표와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 배우 이미숙, 송선미 등 연예계 종사자들의 이름을 거론하며 대중들의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방 전 대표는 최초보도를 한 한겨레신문과 사건을 다룬 MBC ‘PD수첩’에 대해 “장자연 씨와 자주 통화하고 만났으며 아는 사람에게 부탁해 사건을 무마했다는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혀 이목은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에 집중되고 있다. 윤 씨는 이 과정에서 과거 수사기관들의 황당한 수사과정과 수사의지가 없었던 듯한 행보 등을 지적하며 이제라도 수사기관들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수사의지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윤 씨의 증언이 이어지면서 윤 씨는 최근 석연치 않는 교통사고를 수 차례 겪었고 알 수 없는 사람들에 의해 미행과 감시등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변 보호를 위해 여성가족부가 마련한 임시거처에 머물 때도 집에 수상한 흔적들이 보여 경찰에 호출을 했음에도 경찰이 오지도 않았다고 분통을 터뜨리며 청와대 청원에 ‘증인을 보호 해 달라’는 청원을 올려 청원이 20만을 넘기는 성과를 얻었다. 이에 민갑룡 경찰청장은 지난달 14일 국회 행안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경찰청 피해자보호과에 해당 변호사를 통해 피해자 윤씨가 신변보호를 요청했다”며 “서울 동작경찰서에서 전문경찰관이 담당해 스마트워치 등 신변보호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며 윤 씨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와 더불어 중요한 사건 증인에 대한 보호를 약속했다. 결정적인 증언을 하고도 신변에 부담을 느끼는 증인은 윤 씨뿐만이 아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 중요한 증언을 했던 노승일 씨는 지난 2월 광주의 자택 공사현장에서 의문의 화재로 인해 집을 잃었고, 기획재정부의 직원인 신재민 씨는 폭로를 한 뒤에 신변을 비관해 자살소동을 빚은 바 있다. 그리고 2015년 국정원 해킹 프로그램 도입논란의 당사자로 지목된 국정원 직원은 한 야산에서 마티즈안에서 주검으로 발견되기도 하며 증인 보호에 대한 사회적인 필요성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국내엔 증인 보호에 대한 관련 법률은 법률상으론 존재하지만 관련 법률 개정을 요하는 처참한 수준이라 목숨을 걸고 증언하는 증인들이 줄곳 신변 보호를 외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은 과거 마피아를 비롯한 거대범죄조직들이 증인을 보복살해하는 사건이 늘어나자 1970년에 관련법을 제정했고 현재는 미국 연방 위증자 보호 프로그램(WITSEC)이 확립되어 증인들은 미국 법무부, 연방보안관 그리고 미 육군의 보호를 받으며 증인이 안전하게 지낼 수 있다. 증인들은 이들 기관의 지원속에 개명, 여권번호 변경, 운전면허증 번호등 기초적인 정보 변경등과 거주지 이동과 각종 보호, 경호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며 필요시엔 성형까지 지원해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이외에도 증인보호 프로그램은 캐나다, 이탈리아, 영국, 러시아, 독일등 선진국에서 대부분 이뤄지고 있어 우리나라 역시 증인보호 프로그램의 개정이 시급하다. 최근 윤 씨는 비영리단체 ‘지상의 빛’을 설립했다. 윤 씨는 “5대 강력범죄 사건에 해당되지 않은 피해자, 증언자들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해 피해를 입고 있는 현실이 개탄스럽다”며 “이들이 편히 지낼수 있는 시설과 경비, 경호등을 위해 이 단체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증인들은 각종 사건에서 이 나라를 바꾸어 왔다.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어 놓았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도 내부 고발자들과 여러 증인들의 증언이 사건 해결에 귀중한 단서가 되었다. 하루빨리 국가는 이들에 대한 지원대책을 마련하여 증인들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이들이 안심하고 지낼 수 있는 나라야 말로 정의가 바로 서는 나라의 초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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