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김경진 광주지검 형사 제3부장검사

▲김경진 광주지검 형사 제3부장검사
버스, 전철, 노상에서 마주치는 젊은이 중 상당수가 귀에 이어폰을 꽂고 다닌다. 엠피쓰리 플레이어나 휴대용 동영상 재생기를 가지고 다니면서 영화?음악감상을 하거나 어학공부를 하는 것이다.

오래전부터 교육방송(EBS)에서에는 외국어를 포함 여러 방면의 질 높고 품격 있는 강의들을 제작 방송하고 있다. 강의는 기술적으로 음성 또는 동영상으로 제작되어 교육방송 홈페이지 전자파일(mp3, wma, wmv)로 수록되어 있어, 필요한 사람은 로그인하여 다시 듣기 방식으로 반복 시청이 가능하다.

다만 과목당 월 5천원 내지 1만원 내외의 수강료를 지불해야 하고, 컴퓨터가 인터넷에 접속되어 있어야만 다시 들을 수 있음을 원칙으로 한다. 예외적으로 추가비용을 지불할 경우 해당 강의콘텐츠를 사용자의 엠피쓰리나 피엠피에 다운로드 받아 시청할 수 있으나, 이 경우에도 여러 보안 기술적 제약을 두고 있어, 콘텐츠의 자유 유통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교육방송은 국가예산으로 설립 운용되는 공영방송이므로, 결국 교육방송에서 생산한 모든 콘텐츠는 국민의 소유라고 할 것이다.

만약 교육방송의 각종 강의콘텐츠를 누구나 자유롭게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한다면, 굳이 인터넷에 접속된 컴퓨터 앞에 앉아 있지 않고도 엠피쓰리나 피엠피에 담아 가지고 다니면서 시청할 수 있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전 국민의 상시 학습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이것은 1) 저소득층 자녀에 대한 상당한 교육비 보조 효과가 있으며, 2) 지금은 FTA, DDA등 범세계적 자유무역 시대로 결국 국민 개개인의 외국어 능력이 세계 경쟁력의 핵심요소인 시대를 맞이하였는바, 콘텐츠 개방은 전국민의 외국어 학습에 큰 도움이 될 것이고, 3) 특히 33조원에 이르는 사교육비의 절감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공부의 핵심은 반복이다. 콘텐츠를 자유롭게 다운받아 반복학습이 가능하도록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전국민의 학습역량을 극대화 하자는 것이다. 참고로 현재 국정홍보방송(KTV)에서는 절대주소(예: mms://vod.ktv.go.kr/ktv/powertk/powertk_20070715_0900_00.wmv)를 홈페이지에 공개하여, 누구나 자유롭게 콘텐츠를 다운받아 시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필자도 국정홍보방송 홈페이지에서 각종 정책토론회 동영상을 다운받아 피엠피에 저장하여 두고 주말에 서울가는 기차안에서, 전철안에서 각종 정책 논쟁에 대해 공부하곤 한다.

다만 콘텐츠 개방을 위해서는 교육방송의 비용, 수익구조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고, 질 좋은 콘텐츠 제작을 독려하기 위해 성과급 지급 등 보완이 필요하겠지만, 궁극적으로 현재 교육방송에서 생산하는 양질의 콘텐츠의 지금처럼 썩히지 말고 전 국민에게 전면 개방하여 우리 아이들이 음란 동영상 대신 좋은 강의를 접할 수 있도록 하여 공부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필자의 바람이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