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말 위험관리 주력 말하면서도 금융빅뱅등 거대담론 언급

김용덕 신임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은 안전 드라이브를 선택했다. 그러나 일부 문제에서 현정부가 대과없이 임기를 마치는 일을 보좌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나름대로 경제축을 구상하는 조짐이 보인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은 6일 취임사를 통해 정권 말기 금융위기 관리에 주력할 뜻을 내비쳤다. 또 금융사의 대형화, 국제화 등에 관심을 드러냈다.

이는 단기적으로 정권 교체 과정에서 올 수 있는 금융 위기 가능성을 제거하는 데 치중하겠다는 것이다.

주식시장 유동성 문제에 대해서도 추가대처를 통해 대처할 의사를 시사했다.

그러나 금융사 대형화 등 문제는 국제표준에 따르겠다는 생각을 담은 것으로 보여 단순 위기관리론자는 아니라는 분석도 일부 나오고 있다.

예를 들어, 김 위원장은 YS 정권 말기에 왔던 IMF 위기를 거론하며, 올해에는 이런 위기 상황이 오지 않도록 잠재적 위험 요인을 면밀히 주시,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대책없는 경제위기론도 문제지만, (IMF 위기의 한 원인이 된) 대책없는 경기상승 기대심리도 문제라는 의식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물론 현 대통령도 "경제가 나쁘지 않다"는 주문을 늘상 외우는 타입이라 이런 신임 위원장의 태도는 10년간의 정권 핵심부 사고방식에 근본적 의문을 제기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는 대목이다.

또 김 위원장 취임에 즈음하여 여러 경제관련인사들이 시장논리에 기반한 정부 규제 완화 목소리를 낸 것도 김 위원장의 행보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따라서 이번 정권 말기를 지켜볼 금융감독기구의 수장인 김 위원장의 행보는 위기관리와 시장논리 수호라는 두 축 사이를 오가는 위험한 걸음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경제비서관 출신치고는 독특한 행보를 보이는 그의 앞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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