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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코리아=송인석 기자]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등 현 정권실세에게 수년간 뇌물을 제공해 왔다고 주장해온 이국철 SLS그룹 회장이 검찰에서 17시간 동안 조사를 받고 4일 오전 3시께 귀가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심재돈)는 3일 오전 10시께 출석한 이 회장을 상대로 정권실세 뇌물공여 의혹과 SLS그룹 기획수사 논란 등에 관한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검찰은 또 박영준 전 국무총리실 국무차장과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임재현 청와대 정책홍보비서관 등이 이 회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도 조사했다.

조사를 받고 나온 이 회장은 "신재민, 박영준, 임재현 등 그동안 언급했던 인물들과 관련해 조사를 받았고 청와대의 SLS그룹 워크아웃 기획수사 관련 자료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전날 박 전 차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제시한 반박자료에 대해서는 "처음 듣는 이야기고 진실은 곧 밝혀질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추가자료 제출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는 "아직 제출할 자료가 많다"며 "산업은행 진주지점이 본점으로 올려 보낸 내부서류, 2조원짜리 선박수주 건을 취소시키는 대신 국가예산 1조원을 선주들에게 반환한 자료, 3200억원대 자재를 고철로 처리한 자료 등이 남아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검찰이 상당히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고 저로서도 진실을 밝히는 것이 급선무"라며 "2~3일 뒤 다시 출석해 워크아웃 관련해서 본격적인 조사를 받을 것"이라고 말한 뒤 가져온 가방 2개를 승용차 짐칸에 싣고 청사를 빠져나갔다.

이 회장은 지난달 21일 언론을 통해 신 전 차관에게 9년여간 10억원 이상을 건넸다고 주장한 데 이어 박영준 전 차장, 곽승준 위원장, 임재현 비서관에게도 금품과 향응을 제공했다고 주장해왔다.

이 회장은 또 대구지역 언론사 출신 사업가 이모씨를 통해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권재진 법무부 장관에게 구명을 부탁했다고도 말했다. 이후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주도한 기획수사로 회사를 빼앗겼다는 주장까지 했다.

이 회장은 신 전 차관에게 줬다는 해외법인카드의 사용내역 일부를 증거자료로 공개하는가하면 신 전 차관이 2008년 5월부터 2009년 9월까지 이 카드를 사용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이 회장이 뇌물을 건넨 대상으로 지목된 박영준 전 차장은 3일 오전 16만1900엔이 계산된 신용카드 영수증을 증거로 제시하며 "이 회장과는 모르는 사이고, 2009년 5월22일 일본 출장 당시에도 SLS측 인사와 만나기는 했지만 식사비용은 10년지기인 '한진인터내셔널 재팬' 일본법인장 강모씨가 냈다"고 이 회장의 주장을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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