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잡는 검사'로 이름을 날리다 불의의 교통사고로 퇴직한 고 문세영(사시 23회) 전 전주지검 부장검사가 향년 5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17일 법조계 관계자에 따르면 문 전 검사는 1996년 전주지검 부장검사 시절 당한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15년간 투병하다 16일 오전 8시 삼성서울병원에서 별세했다.

사고 당시 문 전 검사는 파견근무하던 국세청 직원의 장모상에 문상을 다녀오다 차 안에서 신호대기 중 중앙선을 넘어오는 차와 충돌해 중태에 빠졌다.

뇌내 출혈로 수술을 받았지만 문 전 검사는 팔다리 마비와 언어장애 등을 겪게 됐다. 퇴직 후 재활치료를 받아 회복되는 듯했지만 2009년 1월 상태가 다시 악화됐고 결국 투병생활 15년 만에 숨을 거뒀다.

사고를 당하기 전 문 전 검사는 많은 이들 사이에 회자되던 실력파 검사였다.

광주일고·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문 전 검사는 1989년 광주지검 근무시절 조선대 이철규군 사망사건 때 이군의 사망원인이 타살이 아닌 실족사임을 입증한 공을 인정받아 서울지검 특수부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문 전 검사는 특수부장이었던 심재륜 전 부산고검장을 비롯해 함승희 전 민주당 의원과 조승식 인천지검장 등과 함께 서방파 두목 김태촌씨 등 전국 16개 조폭의 두목을 구속해 폭력조직을 와해시켰다.

이후 그는 연예계 폭력조직 사건, 방송사 PD비리 사건, 서울대·이화여대 예체능계 입시부정사건 등을 발굴수사해 찬사를 받았고, 수원지검 특수부에서 경기지역 미스코리아 선발비리를 적발하기도 했다.

문 전 검사를 기억하는 한 법조계 인사는 "서울고검 산하 검사들 중 가장 잘 나간다고 했을 정도로 활약상이 대단했다"며 "인품도 뛰어나 투병생활 15년간 경찰관과 검찰 직원, 국세청 직원들이 함께 모임을 만들어 뒷바라지를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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