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원회서 "박 후보 지면 민주당도 패한 것인 만큼 여러 의원이 힘써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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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손학규 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투데이코리아=신영호 기자] 손학규 대표는 18일 박원순 무소속 후보 지원 문제와 관련해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쉽지 않다"며 "이제는 당이 총력을 경주해 당 전체가 움직이는 체제로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다.

민주당은 공식선거운동 돌입 후 박 후보지원에 적극적이다. 서울을 권역별로 나눠 최고위원들이 1개 권역을 나눠 맡도록 하고, 당 소속 87명 의원 전원을 서울에 배치했다.
손 대표는 박 후보 선대위원장으로 서울 지역 곳곳을 누볐다. 이인영 최고위원과 박영선 의원도 박 후보와 함께 거리 유세를 벌이고 있다. 한나라당 검증 공세에 대해 당 차원에서 박 후보를 엄호한다.
그런데 손 대표는 이날 "당 전체가 움직이는 체제로 나가야 한다"고 했다. 손 대표의 발언은 그동안 당이 일사분란하게 박 후보를 지원하지 않았다는 것을 전제한다.

손 대표는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이 아직 흔쾌히 맘을 열고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라며 "제가 지역을 돌아봐도 위원장들이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해도 전체적인 분위기가 냉랭하다"고 말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도 지난 17일 "일부 핵심골수 당원이 '박원순이 당선되면 민주당이 어려워진다'는 소탐대실의 생각을 한다"고 했다.
민주당의 지역적 기반인 호남 출신 당원들이 박 후보를 탐탐치 않게 여겨 후보 지원에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판단이다.

2009년 말 기준 민주당의 지역별 당원 분포를 보면 서울 지역(22만,8077)은 전북(29만5,507명) 전남 (25만3,141명) 경기(23만2,215명)에 이어 4번째로 당원 수가 많다. 서울 지역 당원 명부에는 이 지역 출신뿐 아니라 호남 출신 당원들도 많다. 이들은 향후회 등 모임을 통해 집합적 힘을 과시한다.
그리고 민주당 내 호남 출신 비주류 의원들이 호남 정서를 일정 부분 대표한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최근 서울시장 야권 통합 경선과 관련해 "(박원순)무소속 후보와 경선한다 해도 민주당 후보가 반드시 이겨야지 민주당 후보가 서울시장 후보가 되지 않은 끔찍한 상황을 예상하면 소름이 끼친다"며 "이는 민주당의 소멸이요, 존재감 상실"이라고 했다.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무소속에게 내준 뒤 박원순 후보에 대한 호남의 정서가 어느 정도 인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손 대표는 "민주당의 후보를 내지 못한 안타까움이 아직도 가시지 않고 있지만, 박원순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서 우리 민주당의 후보"라며 "박 후보가 지는 것은 민주당이 지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다른 야당과 시민·사회단체의 입장을 생각해 너무 앞장서는 게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염려로 양보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체면치레가 문제가 아니고 선거에 이겨야 한다"며 "확고한 신념을 갖고 민주당원들과 전통적 지지층이 적극 호응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여러 의원이 힘써 앞서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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