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디워'에 대해 영화계 주류인 충무로와 상당수 관객들의 시선이 곱지않다.

이들의 주장은 한마디로 '스토리가 빈약한 영화인데도 '애국심'으로 봐줘야 되느냐는 것이다.이들은 컴퓨터 그래픽(CG)수준은 어느정도 인정하지만 스토리가 빈약하고 중요장면의 연결이 매끄럽지 못함을 비판하면서 디워의 작품성에 대해 혹평을 하고 있는 것이다.

논란이 가열되면서 결국 지난 9일엔 공중파 방송에서 디워에 대해 100분토론을 하기까지 이르렀으며 여기서 한 평론가는 "이 영화는 비평할 가치도 없는 영화"라는 극언을 서슴지 않을 정도가 됐다.

참으로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작품성논란을 언급하기에 앞서 애국심마케팅에 대해 먼저 한마디 하겠다.

올해 '밀양'이란 영화가 칸느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는등 큰 주목을 받자 우리는 왜 그렇게 기뻐하고 즐거워 했는가? 그게 애국심이 아니던가? 우리나라에서 1200만명을 넘게 동원해 최다관객기록을 갖고 있는 '괴물'이 미국에선 흥행에 참패했고 이를 가슴 아파한 이유는 역시 애국심이 아니었던가?

최근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 강행에 영화인들은 왜 그리 일어섰는가. 한국영화를 살리기위해선 불가피했기 때문이 아닌가? 작품성이나 흥행여부를 떠나서 단지 한국영화라는 이유로 의무상영 일수를 축소해서 안된다는 주장의 저변엔 애국심이 아니고 뭐가 깔려 있는 건가?

애국심이 아니라면 충무로 인사들의 호주머니를 채우기 위해서였는가? 다른 사안에는 애국심을 이용한 주장이나 행태를 용인하면서도 왜 디워에 대해서는 그리도 애국심을 이용한 마케팅엔 혹평하는가?

작품성만 해도 그렇다. 근래 수백억~수천억원씩 제작비가 투입된 할리우드 영화들이 작품상을 받았단 얘기를 필자는 들은 기억이 없다. 화려한 볼거리와 작품성은 물과 기름처럼 혼합되기 힘든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필자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작품성을 따지기에 앞서 한국영화계 현실을 돌아보라는 것이다.사실 한국에서 조직폭력배가 미화되는 이유중의 하나는 충무로에 큰 책임이 있음을 그 누구도 부인못한다. 필자가 기억하는 조폭 영화만해도 '친구' 이후 신라의 달밤, 조폭마누라 1·2·3, 가문의 영광, 달마야 놀자, 달마야 서울가자, 죽거나 혹은 우아하거나, 깡패수업, 게임의 법칙, 비열한 거리, 우아한 세계 등등 무수히 많다.

또 조폭 영화가 아닐지라도 조폭이 등장하는 영화는 부지기수다. 문제는 한국영화에서 그려지는 조폭은 현실의 조폭과는 너무나 다르다는 것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현실의 조폭은 돈많은 사람들 뒤봐주고, 불쌍한 서민들 뒤통수 치고, 싸움질하는 집단 말고는 설명이 안 된다. 물론 외국에도 조폭영화는 있다. 그러나 알파치노 대부 등 외국의 갱영화에서 갱은 미화되지않는다. 오히려 그들의 잔혹성을 사실적으로 다뤄서 일반인들의 환상을 깨게 하고 있다.

충무로에 충심어린 충고를 하고 싶다. 두사부일체-투사부일체-상사부일체로 이어지는 조폭영화는 그만 만들고 디워처럼 온 가족이 볼수 있는 영화를 만들기를….

임경오/투데이코리아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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