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가보훈처는 올 광복절을 맞아 남로당 지도자 박헌영의 부인 주세죽에게 건국훈장 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이에 주러 한국대사관은 8월 15일 광복절 기념행사에서 주세죽을 대신해 모스크바에 거주하는 딸 박 비비안나(78) 씨에게 훈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정부는 훈장을 당초 지난 삼일절 수여하려 했으나, 가족들과 연락이 닿지 않아 미뤄왔다고 한다.

우리 정부가 남로당 지도자로 북한의 부총리 겸 외상을 지낸 박헌영의 부인 주세죽에게 건국훈장 수여하기로 결정한 배경에는 참여정부 들어서 항일 운동에 있어 민족주의 계열과 사회주의 계열로 양분됐던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감안해 '항일 독립운동'이라는 공통 분모에 대한 형평성이 크게 작용했던 것이 사실이다.

학계나 시민단체, 여론은 정부의 이러한 결정에 대해 “그동안 사회주의 계열의 독립운동을 폄하하거나 소외시켰던 것이 사실”이라며 환영의 입장을 비쳐왔던 것은 해방 이후 현재의 대한민국 정부 수립에 이분들의 역할도 적지 않았음을 반증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광복절날 남로당 지도자 박헌영의 부인 주세죽에게 건국훈장을 수여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벌써 부터 학계, 시민단체 및 인터넷 공간에서 집중 포화를 받고 있다.

박헌영은 해방 이후 '남한의 공산화 공작'을 목적으로 남조선노동당(남로당)을 창당했으며, 이후 공식적인 정부가 들어서고 한국전쟁이 끝날 때 까지 대한민국 발전을 방해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배경을 가진 주세죽의 활동에 대해서도 학술적인 영역에서 일부 독립운동 부분도 있지만 조선공산당 활동이 사실 더욱 중요한 활동으로 그동안 인식돼 왔다.

주세죽은 남편 박헌영과 함께 고려공산청년회 조선공산당에서 활동하면서 모스코바 동방노력자 공산대학에 입학해 1932년 조선공산당 재건을 위해 활동했다.

하지만 박헌영이 일본에서 체포된 뒤 1934년 박헌영의 동지인 공산주의자 김단야와 재혼 했지만 김단야가 1937년 일제 첩보기관의 밀정이란 혐의로 소련 비밀경찰에 체포돼 사형된 후 1938년 '사회적 위험분자'라는 이유로 소련비밀경찰에 체포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건국훈장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서 주는 상'이므로 주세죽은 오히려 북한 건국에 기틀을 단진 인물로 극렬 공산주의자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정부의 이러한 결정에 대한민국 건국에 이바지한 분들에게 주는 건국훈장이 사회주의 계열까지 범위가 확대된 부분에 따른 결과라기 보다 오히려 정치적으로 악용한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기에 충분한 상황이다.
이미 인터넷 공간에서는 “보천보 전투도 이미 교과서세 소개된 마당에 김일성 전 북한주석에게도 건국훈장을 수여하라”는 말들이 오갈 정도니 정부는 이번 광복절 주세죽의 건국훈장 추서에 학계와 시민단체들의 반응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종엽/투데이코리아 경제부 차장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