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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코리아=이성수 기자]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48) 감독은 한국시리즈 8차전을 예상하며 "4승1무3패로 우리가 우승"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SK 와이번스 이만수(53) 감독대행은 "가을하면 SK"라며 맞받아쳤다.

류중일 감독은 24일 오후 대구 시민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몇차전까지 갈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손가락 8개를 들어보여 취재진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8차전을 예상한 이유에 대해 류 감독은 "재미있게 하려고 한 것도 있다"고 말한 뒤, "SK는 강한 팀이다. 3번 우승했고, 한 번 준우승했다. 쉽게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 8차전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한 번은 15회까지 하고 비길 것 같다"고 말한 류 감독은 "그러나 결국은 우리들이 4승1무3패로 이길 것"이라며 "만약 1, 2차전을 모두 이긴다면 더 쉽게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만수 감독대행은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올라와 체력적으로 힘들다"면서도 "그러나 가을하면 SK, SK하면 가을이다. 가을 사나이들을 믿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류 감독과 이 감독대행은 서로를 칭찬하면서도 우승에 대한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출사표를 말해달라는 요청에 "이만수 감독대행님 고생 많으셨습니다"고 운을 뗀 류 감독은 "SK가 야구를 잘 한다는 것을 느꼈다"며 "이만수 감독대행님은 장점이 너무 많다. 경기할 때 액션도 크고 하이파이브도 격렬하게 한다. 그러면서 선수들을 격려한다. 단점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SK를 띄웠다.

류 감독은 "이만수 감독대행님은 프로로서 만점이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도 개인적으로 존경했다. 이만수 감독대행님보다 나은 것은 내가 먼저 일찍 감독이 됐다는 것 뿐"이라며 겸손함을 보였다.

이어 류 감독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참패했는데 설욕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 어느 팀이 올라오느냐에 관계없이 훈련을 해왔다. 야간훈련, 천연잔디 훈련도 했다"며 "충분히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SK가 강하지만 우리도 강하다. 선수들도 SK가 오기를 학수고대했다. 정신무장도 잘 되어 있다"고 우승 욕심을 드러냈다.

이 감독대행은 류 감독에 대한 칭찬을 한참동안 늘어놨다.

"류중일 감독님을 현역 시절부터 좋아했다. 많은 사람들이 레전드하면 김재박을 이야기하는데 내 생각에는 류중일 감독님이 대한민국 최고의 유격수였다"는 이 감독대행은 "필요한 선수를 택한다면 류중일 감독님을 택하겠다. 내가 류중일 감독보다 나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 감독대행은 "감독으로서는 류 감독이 더 월등하다. 나는 감독대행을 맡은지 두 달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며 "류중일 감독은 '초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다. 베테랑 감독 못지 않은 경기 운영을 한다. 영리하고 센스있는 감독이다. (내가)인생 선배이지만 야구는 옆에서 보고 배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이 감독대행은 "한국시리즈에서 멋있고 재미있는 깨끗한 야구를 펼치겠다. 많이 응원해달라"며 한국시리즈가 6차전까지 갈 것으로 예상했다. 4승2패로 이기겠다는 뜻.

류 감독과 이 감독대행은 모두 "공격력이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류 감독은 "단기전은 투수 싸움이다. SK는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하면서 투수 소모가 많았다. 우리는 반대로 투수 휴식을 많이 취했다. 공격력만 조금 살아난다면 쉽게 끝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예상했다.

SK 좌완 불펜진에 대한 대처 방안에 대해서는 "올해 우리가 SK 좌완 투수 공략을 잘 했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도 잘 칠 것으로 믿는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감독대행은 "삼성하면 투수력이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이번 시리즈는 타격전이 아니라 투수전이 될 것 같다"며 "그러나 박진감 넘치는 모습을 위해 선수들에게 화려한 타격전을 할 수 있도록 주문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삼성에 특급 마무리 오승환이 있지만 오승환이 나오기 전에 점수를 내 나오지 못하게 하면 된다. 오승환 대처법보다는 선발을 공략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대행에게 이번 시리즈는 특별하다.

이 감독대행은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이다. 시즌 중 이 감독대행이 나타나면 대구 야구 팬들은 다른 팀임에도 불구하고 환호를 보냈다.

이 감독대행은 "원래 고향은 강원도 철원이지만 어릴 때부터 대구에 정착해 지냈기 때문에 대구가 내 고향같다"고 설명했다.

플레이오프 5차전이 끝난 뒤 "대구구장을 찾는 팬들 가운데 절반은 날 응원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던 이 감독대행은 "대구 팬들이 삼성만 응원할 것 같아서 농담으로 한 것이다. 대구 팬들은 당연히 삼성을 응원할 것이다"며 "그래도 일방적으로 삼성만 응원하지 마시고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친 우리에게도 많은 응원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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