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승우 정윤섭 기자 = 내달 26일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후보자 공모 및 영입 작업에 나서는 등 선거 준비에 시동을 걸었다.
서울 성북을, 송파갑, 경기 부천 소사, 경남 마산갑 등 4개 지역에서 실시되는 이번 선거는 `열린우리당 참패, 한나라당 압승'으로 끝난 5.31 지방선거의 영향권 내에서 열리는 것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우리당은 지방선거 참패의 충격을 딛고 재.보선에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비장한 각오이지만, 한나라당은 `재.보선 불패신화'를 이어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어 어느 때보다 여야의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우리당 = 다시 시작한다는 절박한 각오로 재.보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한나라당의 우세를 예상하고 있지만 돌아선 민심을 되돌려놓기 위해서라도 재.보선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일단 우리당은 김근태(金槿泰) 의장 등 비상 지도부가 당 내부 정비 작업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염동연(廉東淵) 사무총장이 총괄지휘하는 체제로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김근태 의장 책임 회피론'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내실 다지기가 시급한 만큼 재.보선의 결과를 현 비상지도부에게 묻기는 어렵다는 암묵적인 공감대도 저변에 형성돼 있다.
우리당은 조만간 후보자 공모 절차 및 영입 작업을 거쳐 선거 지역 4곳에 경쟁력있는 후보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지방선거 쓰나미'가 휩쓸고 간 폐허 위에서 등돌린 민심을 다잡기 위해서는 인물 경쟁력만큼 중요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당은 우선 신계륜(申溪輪) 전 의원의 지역구인 성북을 `수성'을 위해 `최상의 후보'를 찾느라 고심 중이다.
당내에서는 정동영(鄭東泳) 전 의장과 신 전 의원의 부인 김유미씨의 출마설이 나돌기도 했으나 여러가지 상황으로 미뤄볼 때 최적의 카드는 아니라고 보고, 중앙당과 신 전 의원의 교감 하에 후보 영입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송파갑에는 17대 총선에서 이 지역에 출마한 조 민(曹 敏)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김영술(金泳述) 전 사무부총장이 거론되고 있고, 마산갑에도 총선 당시 출마한 하귀남(河貴男) 변호사와 씨름 천하장사 출신 이만기(李萬基) 인제대 교수 등이 후보로 거명되고 있지만 `경쟁력있는 제3의 후보'를 찾는 작업이 계속될 전망이다.
다만 부천 소사의 경우 김만수(金晩洙) 전 청와대 대변인이 일찌감치 출마선언을 했고 대안이 없는 상태여서 사실상 후보로 확정된 상태다.
당 핵심관계자는 "지방선거의 영향권 내에서 실시되는 재.보선이기 때문에 마땅한 인물을 찾기가 쉽지 않아 인물난을 겪고 있다"며 "후보 공모 및 영입 작업 등을 통해 최상의 카드를 내놓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 5.31 지방선거 압승의 여세를 이번 재.보선에까지 이어간다는 목표 아래 이미 후보자 공모를 마감하는 등 가장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방선거 때처럼 `공천=당선'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4곳의 공모지역에 모두 31명의 후보자가 공천을 신청, 평균 8대 1에 육박하는 경쟁률을 보이는 등 과열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내주 현지 실사와 여론조사 등을 통해 후보군을 압축한 뒤 최종 면접을 거쳐 이달 말쯤 후보를 확정할 계획이다.
일단 한나라당은 재.보선 지역 4곳중 서울 성북을을 뺀 3곳이 `텃밭'에 준하는 강세지역인데다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고려할 때 후보의 역량 여하 등에 따라 서는 `4곳 전승'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우리당 신계륜(申溪輪)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 성북을이 전통적 열세 지역이긴 하지만 거물급 인사를 내세운다면 해볼 만한 승부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마침 이 지역에는 허준영(許准榮) 전 경찰청장이 후보 공모에 응해 최종 공천 결과가 주목된다. 최수영(崔秀永) 성북을 당원협의회장 등도 도전장을 냈지만 허 전 청장에 비해 인지도나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한나라당이 지난 총선에서 당선자를 배출한 마산갑, 서울 송파갑, 부천 소사에는 공천 신청자가 대거 몰려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마산갑에는 5선 경력의 중진인 강삼재(姜三載) 전 사무총장과 창원을에서 옮겨온 이주영(李柱榮) 전 의원, 김호일(金浩一) 전 의원, 오승재(吳承宰) 중앙당 부대변인 등 13명이 출마에 도전,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송파갑도 중앙당 인권위원장을 지낸 정인봉(鄭寅鳳) 전 의원과 주진우(朱鎭旴) 전 의원, 이회창(李會昌) 전 한나라당 총재의 측근인 이흥주(李興柱) 특보, 김종웅(金鍾雄) 전 서울시의원 등 9명이 공천을 신청했다.
부천 소사의 경우 김문수(金文洙) 경기지사 당선자의 인수위 부위원장인 차명진(車明進)씨, 한상운(韓相雲) 전 경기도의원 등 5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당 지도부와 공심위원들은 당내 `선발전'이 본선보다 더 치열한 경쟁을 보일 경우 공천 잡음은 물론 `대표선수'에 미리 흠집이 날 가능성이 적지 않은 만큼 심사 단계부터 철저한 집안 단속에 나설 방침이다.
◇민주.민노.국중당 = 민주당은 후보자 공모와 영입작업 등을 통해 재.보선 지역 4곳에 후보자를 모두 낸다는 방침이다.
성북을에는 `미스터 쓴소리'로 불렸던 조순형(趙舜衡) 전 대표와 임영화(林榮和) 변호사가 도전장을 던졌고, 장 상(張 裳) 공동대표의 출마 가능성도 거론된다.
부천 소사에는 17대 총선때 이 지역에 출마했던 조영상(曺榮祥) 변호사와 열린우리당에서 민주당으로 말을 갈아탄 김명원(金明源) 전 환경관리공단 감사가 공모에 신청했다. 취약지역으로 분류되는 송파갑과 경남 마산갑도 영입작업 등을 통해 최상의 후보를 낸다는 방침이다.
민주노동당은 19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재.보선 출마 지역 등을 결정할 예정으로, 현재까지 지도부는 4곳 모두 일단 후보를 출마시킨다는 복안이다.
성북을의 경우 최근 경선을 통해 박창완(朴昶完) 중앙당 예결위원장의 출마를 확정했고, 경남 마산의 경우 문성현(文成賢) 대표가 최상의 후보를 발굴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부천 소사와 송파 갑의 경우 마땅한 후보감이나 지원자가 없는 상태여서 불출마로 결론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민노당은 이들 지역에 전략공천을 통한 현역 비례대표 국회의원들의 출마도 고려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방선거 참패로 정상적 당무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국민중심당은 최소한 부천 소사와 서울 지역 1곳 등 2곳에 후보를 내는 방향을 고려중이지만 인물난을 겪고 있다고 당 관계자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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