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과 이에 따른 엔캐리트레이드의 청산압력이 높아지면서 각국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다.

최악의 경우엔 국제금융위기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란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을 말하며 구체적으로는 신용도가 낮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20%이상의 금리로 주택구입자금을 대출해준 것을 말한다.

주택가격이 오르고 금리가 낮을때는 연체율이 낮았으나 최근 몇년새 미국의 금리가 4%P 가까이 오르고 주택가격은 침체에 빠짐으로써 최근 연체율이 급증, 미 금융권이 신용경색에 빠져든 것이다.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이 크게 부각되고 있는 이유는 서브프라임 대출기관들이 서브프라임대출 상품을 펀드에 판매하면서 다른 금융상품들과 묶어 팔면서부터이다.

즉 서브프라임 부실로 인해 묶여서 판매된 상품들도 동반부실이라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원래 서브프라임이 부실해지면 금융기관들은 서브프라임 대출회사에 되팔수 있었으나 문제는 서브프라임 대출기관들이 급작스럽게 부실해지면서 서브프라임 대출을 되사줄수 없게 돼버린 것이다.

상품을 묶는 의도는 위험 분산차원이었으나 지금은 오히려 다른 금융상품의 발목을 끌어잡는 물귀신이 돼버린 것이다.

문제는 서브프라임 상품을 많이 껴안은 금융기관들이 내부적으로 곪다못해 갑자기 어디서 무슨 발표를 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이같은 불확실성으로 인해 글로벌증시가 폭락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이 이어지면서 최근엔 엔캐리트레이드(Yen carry trade)청산 문제가 글로벌증시를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일본은 과거 부동산값이 폭락하면서 경제가 침체되자 유동성을 증가시키기위해 금리인하를 제로수준까지 낮추었으며 지난해만해도 초저금리인 0.25%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전세계 금융기관들은 금리가 낮은 일본에서 돈을 빌려다가 금리가 높은 다른 나라에 투자(엔 캐리 트레이드)함으로써 금리차익에다 낮은 환율로 인한 환차익까지 얻을수 있었다.

그런데 최근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로 인해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엔캐리트레이드의 청산 압력은 높아졌고 다른 나라에 투자된 돈을 거두어들여가자 각국 금융권이 비상이 걸린 것이다.

최대 1000조원으로 추정되는 엔캐리트레이드 자금이 다시 일본으로 빨려들어가기 시작하면서 각국은 돈이 부족해서 벌어지는 유동성위기에 부닥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 주택담보대출이 거의 300조원에 이르고 있는데 최근 금리는 오르고 부동산값은 침체되고 있어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과 같은 사태가 벌어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거기에다 엔화투자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가게 되면 유동성 부족으로 인한 위기가 불어닥칠 가능성도 있다.

아직까진 1금융권의 연체율이 매우 낮고 또 주택총량 대출규제로 인해 신용경색에 빠질 우려가 적다고 하지만 글로벌 금융권이 위기에 빠지면 개방경제의 특성상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금융권이 글로벌위기에서 독야청청할수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유동성이 부족해지면 금융회사들이 그동안의 주택대출 확대 전략에서 벗어나 연체 발생시 즉각 담보물건(주택)을 처분하는등 회수전략으로 전환할 것이 확실시되고 이럴 경우 연체증가→담보물건 경매처분→주택가격 하락→부동산담보가치 하락으로 인한 금융권 부실이라는 시나리오도 현실화될수 있다.

이같은 우려들로 인해 16일 증시는 사상최대의 낙폭을 기록했다. 물론 하락률은 9.11테러때가 더 높았지만 하락 수치상으론 신기록을 세운 것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과 엔캐리트레이드 자금의 청산과정이 글로벌 금융권에 어떤 파장을 가져올지 면밀하게 살펴야 할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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