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 없는 새내기로 불리던 엄현승, 이제 아시아간판 수문장이 되다



[투데이코리아=안정현 기자]2011-2012 아시아 하키 리그가 한창 진행 중이다.지난 13일 열린 제 66회 전국종합 아이스하키 선수권에서 하이원이 우승, 안양한라가 준우승을 차지했다. 끝난지 하루 만에 다시 훈련을 시작한 안양한라의 간판 수문장 엄현승(27.GOALIE)선수를 15일 안양 빙상장 에서 만났다.

엄현승은 동계 올림픽의 꽃이라 불리는 아이스하키 안양한라 소속의 골리(GOALIE)이다. 그는 현재 개인통산 142경기 출전 82.29% 선방율, 93.27%의 높은 세이브(유효슈팅방어)를 기록 중이다.

골리는 다른 선수들 보다 장비가 화려하다. 그러나 그 속에서 항상 외로운 싸움을 한다. 적진들은 무섭게 퍽(PUCK)을 던지고 동료들은 그를 등지고 있다. 그는“골리는 외로운 싸움이지만 돋보일 수 있는 자리라서 더 매력을 느낀다”고 말한다. 인터뷰 내내 그에게 아이스하키에 대한 애정과 군입대전 안양한라를 우승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아이스하키 선수권이 끝나고 휴식시간이 하루밖에 없었는데 컨디션은?

“아시아리그하면서 몸을 다쳤다. 종합선수권 때는 시합에 거의 안 뛰며 재활에 집중 했다. 컨디션은 아직 100%는 아니지만 회복중이다.”

-제66회 아이스하키 전국종합선수권 준우승 소감?

“결과는 아쉽게 됐지만, 우리가 못했던 것 같다.하이원이 더 열심히 잘했던 것 같지만 다음에 준비 잘해서 이기겠다”

-아시아리그 정규리그가 이번주 부터 다시 시작된다. 1위인 아이스벅스와 3점차이로 안양한라가 2위를 달리고 있는데, 정규시즌 우승 자신 있는지?

“올해 정규리그 우승은 어디가 될지 모르겠다. 어느 하나 치고 나가는 팀이 없이 접전이다. 서로 물리고 또 물리는 상황이다. 욕심은 나는데 일단 플레이오프 진출에 집중 하겠다”

-포지션이 골리다. 엄선수가 생각하는 골리만의 매력이 무엇인가?

“야구로 얘기하면 투수 같은 것 아닐까요? 중요한 위치고 책임감도 크고 부담도 되고 외롭기도 하지만 이기면 가장 돋보일 수 있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지난 27일 프리블레이즈(일본)과의 경기에서 슛 아웃(승부차기) 까지 가는 접전 끝에 엄선수의 방어 덕에 팀이 이겼다. 또 유난히 일본 원정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는데 이번 일본 4연전에서도 승점 7점을 따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이렇게 일본, 그리고 원정에 강한 이유가 궁금하다. 활약비결이 있다면?

“딱히 공략법이나 활약비결은 없고 나는 생각이 많으면 더 안 된다. 아무 생각 없이 몰입해 빠져서 경기를 하려고 노력한다.그러면 경기가 잘 풀린다.또 사실 내가 극복해야 하는 문제가 있는데, 원정경기가 홈경기보다 부담이 덜하다. 홈경기 때는 이겨야 하는 부담감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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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안양한라>


-아시아 리그로 해외출장이 많은데 원정 경기 중 에피소드가 있다면?

“작년에 프리블레이즈 하고 결승하러 갔는데 지진이 났었다. 대지진 났을 때인데 결승전이 다 취소됐고 공동우승으로 됐다. 저희 팀 다 비상 이였다. 이동도 못하고 버스에 몇 시간씩 있었다. 처음 겪는 거라 당황스러웠다.다행히 다음날 비행기를 타고 돌아왔다.”

-내년에 군입대를 앞두고 있다. 현재 아이스하키리그에는 상무팀이 없는데 부담 되는 점은?

“마음을 비웠다. 상무팀이 논의 중이긴 하지만 이번시즌 끝날때까지는 경기에 집중하고 싶다. 잘풀리면 좋겠지만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가지고 스트레스 받지 않으려 노력한다. 아직 모르는 일이니까.”

-북미는 말할 것도 없고 이웃나라 일본에 비해서도 우리나라 아이스하키는 지원이 열악하다. 우울한 아이스하키의 현실인데 바라는점이 있다면?

“바라는 점은 끝도 없다.상무팀도 생겼으면 좋겠다. 저변이 확실히 약하다.사실 있는 시설도 관리가 잘 안되고 있다.모든 선수들이 얘기 하는 거지만 링크장이 많이 생겨서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면 관심도 많아 질 것이다.링크장에 한번도 안 오신 분도 많으니까요.”

-어떤 선수가 되고 싶은가?

“일단 선수 생활을 오래 하고 싶다. 후배, 어린아이들을 양성하고 싶고, 모범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 주고 싶다.”

-앞으로의 각오?

“아시아리그 5년차다. 작년에 처음으로 결승전에 올라갔었는데 지진이 나서 못했다.올해 다 같이 열심히 해서 우승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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