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김민호 기자] 로비스트 린다 김이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백두사업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이양호 전 국방장관의 스캔들에 대해 입을 열었다.


5일 중앙일보와 JTBC 보도에 따르면 린다 김은 "이양호 전 장관이 권력 암투의 희생양이 된 측면이 있다"며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런 부적절한 관계 없었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이해관계에 따라 청와대로 올라가는 국방부, 기무사, 안기부 보고가 다 제각각이었다"며 "이 장관은 공군 출신이다 보니 견제도 많이 받았고, 권력 암투의 희생양인 측면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백두·금강사업은 대북 정보 자주화를 위해 이 전 장관과 의기투합한 의미 있는 프로젝트였다"고 회고하며 "이 장관과의 스캔들에만 세상 관심이 쏠리고 사업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해 슬펐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 전 장관과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해서도 "편지를 주고받은 건 사실이지만 사람들이 상상하는 그런 부적절한 관계는 맺지 않았다"며 "프로페셔널한 로비스트로서 선을 넘지 않게 잘 관리했다"고 부인했다.


그는 "사업 자체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는 것보다 사적 스캔들로 마무리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해 이 전 장관이 언론 압박에 그렇게 말했던 것"이라며 "정말 순진한 분"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또 "아랍에미리트(UAE) 등에서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이 이탈리아제 훈련기에 밀린 것은 로비 싸움에서 진 탓"이라며 "뛰어난 로비스트 4~5명만 있어도 세계 시장에 우리 국산 무기를 더 많이 팔 수 있다"고 아쉬워했다.


2000년 드러난 린다 김 스캔들은 문민정부 시절 통신 감청용 정찰기 도입 사업인 '백두사업'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사건으로 김씨가 당시 이양호 국방장관 등 군 관계자를 상대로 부적절한 로비를 벌인 것이 드러나면서 문민정부 최대의 스캔들로 비화됐다.


검찰은 김씨를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했고, 김씨는 2000년 10월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후 미국으로 출국함으로써 이 사건은 일단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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