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일 前조선일보 주필

중국 해적이 드디어 우리 해경을 찔러 숨지게 했다. 불법조업을 하고 폭력으로 난동 치는 중국 어부는 어부가 아니라 해적이다. 해적은 무력으로 제압하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도 우리 해경은 늘 제한된 대응만 하다가 해적한테 당하고 말았다. 이러고도 국가라 할 수 있나?

우리 정부는 올림픽 성화 봉송 때의 중국 난동자들에 대해서도 국가적인 권위의 본때를 보여주지 않았다. 북경에서 한국 유학생들이 그런 불법난동을 부렸다면 중국당국이 어떻게 나왔겠는가? 일본 유학생들이 서울에서 그랬다면 특히 한국의 좌파가 가만히 있었을까?

한중 친선을 위해 매사 우리가 먼저 비우호적으로 나갈 이유나 필요는 없다. 그러나 상대방 해적이 우리 공권력에 흉기난동을 부리는 것까지 ‘한중 친선을 위해’ 뜨듯 미지근하게 대한다면 그것은 상대방의 ‘갈수록 오만’을 자청해서 부르는 것밖엔 안 된다.

이명박 정권이 ‘쎈 놈’에 대해서는 ‘뼈속까지 비겁한’ 정권임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만약 이번 중국 해적의 한국경찰 살해사건 같은 명백한 피해에 대해서까지 비굴하게 나간다면 그건 정권퇴진 운동감이다. 비록 1년 남짓 남은 정권이라 할지라도 그런 정권은 있을 자격이 없다. 나라 체통을 쓰레기통에 갖다 버리는 외교는 굴욕이지 외교가 아니기 때문이며, 굴욕을 외교랍시고 감수하는 정권도 더 이상 정권이라 불러줄 수 없기 때문이다.

해경은 중국 해적선에 발포하라. 경고를 충분히 하고 그래도 불응하면 지체 없이 무력 응징하라. 중국 같은 무례한 정권이라 할지라도 해적을 대놓고 옹호할 방도는 없을 것 아닌가?(cafe.daum.net/aestheticism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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