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간 해외에서 모국어 알리기에 힘써온 '한국어 교육의 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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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교류재단상을 수상한 미국 하와이대 동아시아어문학과 손호민 교수

[투데이코리아=송하훈 기자] 지난 40년간 해외에서 한국어 알리기에 힘써온 미국 하와이대 동아시아어문학과 손호민 교수(78)가 15일 제3회 한국국제교류재단상의 영예를 안았다.

손 교수는 1970년대 초부터 외국대학 내 한국어 교육 메카를 구축하고 한국어 관련 학회 창설이나 영어권대학 교과서 개발, 후진양성 등에 힘써오며 '한국어 교육의 대부'라 불리는 인물이다. 손 교수에게는 상패와 함께 상금 1만 달러가 전달됐다.

그동안 손 교수는 하와이대에서 한국어 프로그램을 개발·육성하고 한국어 학사, 석사, 박사 과정을 신설했다. 학위과정 신설은 손 교수가 10년간 동아시아어문학과 학과장, 6년간 한국학연구소 소장, 5년간 한국전문가 양성기관인 한국어 플래그십센터 소장직을 맡으며 일궈낸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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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K팝 열풍에 한국어 수강생 눈에 띄게 늘어

손 교수는 시상식에서 "큰 상을 받게 돼 굉장히 영광스럽다. 그동안 해외에서 노력한 것을 인정받는다는 자체가 굉장히 즐겁고 감격스럽다"면서 "1970년대에 일본어는 경쟁력이 강한 데 반해 한국어는 일제식민지 등 여러가지 좋지 않은 이미지 때문에 선호언어가 아니었다. 미국에서는 10개 미만의 대학에서 명맥만 유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현재 140여개 대학이 한국어과를 개설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미국인들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K팝에 상당한 관심이 있다. 절반 이상의 학생이 한국어를 배우는 이유로 K팝에 대한 관심 때문이라고 했다. K팝 열풍은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이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실제 2007년 30여명이었던 하와이대 마노아 캠퍼스의 한국어 과목 수강생은 현재 482명 수강 중이다. 중국어 수강생 수(397명)는 넘어섰고 1200명인 일본어 수강생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지만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로 2007년과 비교하면 14배 이상 늘어나 수치이다. 석·박사과정 학생 수를 따질 경우 일본어와 중국어 전공자를 합한 숫자를 넘어섰다.

손 교수는 “일시적이라 해도 일단 들어오게 되면 계속 관심을 기울이게 되니까 좋다”면서 깊이 있는 교육을 위해 한국어와 한국학의 연계를 강조했다. 손 교수는 “한국어 하나만 배워서는 높은 수준에 다다르긴 어렵고 한국의 역사, 문화, 철학을 함께 배워야 하고, 한국학 역시 언어에 대한 이해가 기본바탕에 깔려 있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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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양성은 하나의 사명, 지식과 경험 후진들에 넘겨주고 은퇴

손 교수는 해외에서 한국어 학술단체 창설에도 앞장섰다. 1975년 국제한국어학회를 창설했고 1994년에는 워싱턴에서 미국한국어교육자협회 초대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연례학술대회, 교사연수워크숍, 학술지 발간, 네트워크 구축 등을 통해 한국어교육 발전을 이끌었다. 또 1994년 설립한 한국어교육연수센터에서는 대학 한국어 교재개발을 총지휘하기도 했다.

한국어 문법을 영어권에 맞춰 소개하는 '클레어'는 연간 1만부 이상 판매되는 하와이대 출판부의 베스트셀러로 영어권 80여개 대학과 유럽, 동남아시아 대학 등에서 한국어교재로 사용하고 있다. 100권의 한국학 교수집을 펴내기도 한 손 교수는 후진양성에도 노력을 기울여 제자 40여명이 영어권 대학의 언어학이나 한국어 연구, 한국어 교육 분야에서 교수나 전임강사로 활동 중이다.

손 교수는 "후진양성은 하나의 사명으로 생각하고 있다. 박사학위 과정을 밟고 있는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는데 학위를 따고 취직하는 것을 봐야한다"면서 "건강만 허락한다면 지식과 경험들을 후진들에게 넘겨주고 2년 후 은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문자이고 이는 과학적으로 틀림없다"며 한글의 우수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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