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승=세계문자연구소장]말은 소리를 내서 말하거나 귀로 듣고 머리로 생각할 뿐, 볼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讀 (읽을 독)을 직역하면, 말(言. 언)을 팔면(賣. 매) ‘읽다’는 뜻인데 왜? 그런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그러나 賣의 ‘숨은 뜻’만 알면 아주 간단하고 확실하게 다른 많은 한자도 익힐 수 있다.

賣(팔 매)는 단지 혼자 쓸 때만 ‘팔다’라는 뜻으로 쓰이지만, 다른 글자와 결합하면 ‘팔다’라는 뜻이 없어진다. 물건을 팔면 돈은 들어오고 상품은 나가기 때문에 ‘나가다’라는 숨은 뜻 즉, 핵심의(核心義)로 전부 풀면, 賣가 붙은 한자가 아무리 많이 불어나도 똑같은 원리를 적용하여 아주 쉽게 기억할 수 있다.

옛날부터 진시황이 전국(戰國)을 통일하고 돈으로 사용함을 금지할 때까지, 예쁘거나 특별하게 생긴 조개(貝. 패)를 화폐로 통용했다. 물에서 그물(网. 망→罒)로 조개(貝)를 건져 올려, 돈과 똑같이 물건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買(살 매)가 되었다.

상인은 샀던(買) 물건에 이문을 붙여서 팔면(賣) 이익이 남는 장사인 매매(買賣)가 된다. 士(선비 사)는 出(날 출)의 변형일 뿐이고, 선비가 물품을 파는 뜻이 아니다.

한자의 부수(部首)는 오직 사전을 찾을 때만 필요하고, 불어나는 한자를 아는 데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제일 중요한 숨은 뜻 즉, 핵심의(核心義)와 기초한자만 알아도, 수많은 한자들을 쉽게 이해하고 기억하여 고수가 될 수 있다.

고급수준의 중국어를 능통하게 구사하려면 상용한자 7,000자가 필요하고, 먼저 ✩ 표시된 한자들을 간단히 빠르게 익히면 된다. 표시 없는 한자들도 똑같은 조자원리로 아무리 많아도 쉽게 풀린다는 증거로 적었다.

✩讀(읽을 독)은, 말(言)을 하듯이 소리가 나가게(賣) 읽다.

✩續(이을 속)은, 실(糸. 사)이 끊어지지 않고 나가게(賣) 잇다.

✩牘(편지 독)은, 대나무 조각(片. 편)에 소식이 나가게(賣) 글로 적은 편지.

✩贖(속전 낼 속)은, 죄를 면하고자 돈(貝)이 나가게(賣) 속전을 내다.

✩犢(송아지 독)은, 엄마소(牛. 우)의 몸에서 나가면(賣) 송아지.

✩黷=瀆=嬻(더럽힐 독)은, 시커먼(黑. 흑) 물(水=氵. 수)이 나가서(賣) 화장한 여자(女. 녀)의 얼굴을 더럽히다.

櫝=匵(함 독)은, 나무(木. 목)로 만든 상자(匚. 방)이고 물건을 넣었다 나가게(賣) 사용하는 함.

殰(낙태할 독)은, 태아가 죽어(歹. 대, 알) 나가게(賣) 낙태하다.

贕(알 곯을 독)은, 알(卵. 란)이 부화하여 나가지(賣) 못하고 곯다.

韇(전통 독)은, 가죽(革. 혁)으로 만들었고 화살이 나가게(賣) 담아두는 전통(箭筒).

韥(활집 독)은, 가죽(韋. 위)으로 만들었고 부렸던 활이 나가게(賣) 담아두는 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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