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시작한 서브프라임 신용경색 위기가 글로벌 증시를 쥐었다 내려놓은데 이어 미국 재할인율 인하 등 몇가지 소식에 다시 안정세를 찾는 눈치다.

풍부한 유동성과 긍정적 기업실적이라는 호재를 양손에 쥐고 사기충천했던 코스피도 한바탕 '허리케인'이 지나가자 잠잠해진 모습이다.

근 며칠간 100포인트 넘게 만회한데 더해 1800선을 회복하는 등 오름세를 굳히는 것이 마치 모든 고비를 넘기고 안정을 되찾은 듯 보인다.

물론 모든 변수가 정확하게 맞아떨어져 조기에 위기를 청산하고 안정을 되찾을 수만 있다면 바랄 나위가 없겠다. 그러나 설사 그런다 할지라도 우리가 이 대목에서 보여줘야할 태도는 '안정'이라는 두 글자에 취해 마음을 놓는 것이 아닌 보다 신중한 태도다.

아직까지 모기지시장의 근본적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닐 뿐더러 도리어 갈길이 멀고, 한번 큰 낙폭을 벌인 이상 정상 컨디션 회복까지는 얼마간 시간이 필요할 것은 자명하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 이후 급락 후 곧바로 반등한 적이 없었다는 경험적 역사도 이러한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나아가 현재와 같은 불안이 계속될 경우 실물경제에 얼마간 영향을 미칠 것이고 이에서 나아가 증폭될 파장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실제로 올하반기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하는 움직임이 민간경제연구소에서 포착된데 이어 증권업계에서도 이번 위기가 미국 실물 경제에 얼마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이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은 막대하다. 냉전 후 미국은 초강대국가로 자리잡았고 미국의 선택과 결정은 세계 곳곳에 큰 파장을 일으킨다.

우리나라의 對 미국 수출의존도가 많이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미국 실물경제가 악화될 경우 우리 내수경제 및 투자흐름에 악재로 작용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코스피 오름세 소식이 반가운 것은 사실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국제경제 흐름에 대한 이해와 우리경제의 기초를 다지는 유비무환의 마음가짐을 간과해서는 안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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