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때 도와준 진보진영 무시하는 행보’

[투데이코리아=박기호 기자] 무소속 김두관 경남지사가 오는 16일 민주통합당에 입당할 것으로 알려져 지역 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김 지사는 과거 민주당 소속으로 경남지사에 도전했으나 낙마했고 이후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 야권단일 후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당선됐다. 당시, 김두관 후보는 “무소속으로 남겠다”고 도민들에게 약속했다.

김두관 지사는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에 입당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총선을 앞두고 김 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의 입당을 추진, 수도권과 PK(부산·경남)지역에서 바람을 일으킨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민주당과 연대를 추진하는 진보진영에선 김 지사와 박 시장이 민주당에 입당할 경우 자신들에게 불리할 것을 우려, 이들에게 입당 시한을 늦춰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지사는 오는 16일 서울에서 입당식을 한 후 오후에는 경남도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도민들께 드리는 글”을 발표한다.

민주당은 김 지사의 입당을 최대한 이벤트화 할 계획이다. 한명숙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17일 오전 창원 소재 경남발전연구원 세미나실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이후 무소속 정현태 남해군수와 박삼준 남해군의원 등의 입당식을 열 예정이다.

민주당과 김 지사의 이 같은 행보에 뒷말들이 무성하다. “도민들과의 약속을 어겼을 뿐만 아니라 선거에서 진보진영의 지원을 받았으면서 막상 진보진영이 어려울 때는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통합진보당 경남도당은 14일 성명을 통해 “무소속으로 남겠다는 도민과의 약속을 번복하는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은 있지만 정치적 환경변화를 감안해 김 지사의 결정을 이해한다”고 전제하면서도 “4.11 총선승리를 위한 야권연대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김 지사의 민주당 입당소식은 평소 김 지사의 정치적 행보에 견줘 실망과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도당은 또 “총선 승리를 위해 야권단일화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하는 지금 민주당 입당은 소탐대실의 선택이 아닐 수 없다”며 “특히 경남에서 어렵사리 조성되고 있는 야권연대의 정치환경에 찬물을 끼얹고, 진보정당과 시민사회와의 신의를 저리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어 “성공적인 야권단일화 대표주자로 꼽히는 김 지사가 진정한 야권단일화 정신과 자세로 현명한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며 “진정한 공동 지방정부를 원한다면 현 시점의 민주통합당 입당을 재고해야 마땅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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