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1p후반,언제나 목마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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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코리아=안정현 기자]사계절 중 봄은 조그맣고 둥그런 콩알에서 딱딱한 껍질을 뚫고 새싹이 나오듯, 새끼오리가 물밑에서 안간 힘을 쓰며 발길 질을 해 수영을 배우듯, 힘차게 비상할 여름을 대비해 자신을 가꾸는 시간이다.안양한라 신상우 선수는 지금 봄이다.힘차게 비상할 여름을 위해 그는 여유롭지만 치열하게 빙상장에서 뜨거운 땀을 흘리고 있다.

아시아리그 최고라 불리는 안양한라는 1월 오지이글스와 크레인스와의 경기에서 득점력 부재로 연패의 늪에 빠져 있었다.정규리그 1위자리를 오지이글스에게 내주고 3위까지 추락했다.하지만 실패는 한걸음 전진을 위한 발판 이였다.이번 2월 11일 12일 벌어진 하이원과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며 리그 2위로 도약했다.오지이글스를 승점 4점차로 따라잡으며 작년시즌 우승팀답게 3연패를 향한 청신호를 밝혔다.그 중심엔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뛰어난 능력을 지닌 ‘투웨이 포워드’라 불리는 선수가 있다.하늘의 진짜 별을 따기위해 차곡차곡 사다리를 쌓아올리고 있는 선수, 바로 아시아리그 3년차 신상우 이다.

신상우 선수는 안양한라의 이유 있는 고공비행의 주인공이다.빙판위의 박지성이라고 불리며 물이오른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포워드란 포지션이 무색하게 꾸준한 골은 물론 체킹과 수비면에서도 뛰어난 활약중이다.안양한라 팀 매니저들조차 모든 선수들이 신상우 선수처럼만 경기를 한다면 이번 우승도 떼놓은 당상이라고 말할 정도다.아시아리그 3년차이지만 그의 대담한 활약이 아이스하키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2월 17일 안양빙상장에서 신상우 선수를 만났다.

그는 초등학교때 롤러스케이트 부에서 활동하고 있었다.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자 아이스하키 감독님의 추천으로 하키를 시작하게 됐다.아이스하키는 그에게 참 매력적인 스포츠 였다.“아이스하키의 매력은 우선 얼음판에서 거칠고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활동적인 경기라는 점이다.스피드,턴,과격함,묘기도 보여주고 순간 역전의짜릿함까지 다양하게 보여준다”

고등학교때 까지 디펜스였던 그는 대학교때 포워드로 전향했다.그래서 경기중 골을 먹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한다.“공격수라고 골넣어야 한다는 부담감은 사실 없고,수비에 더 집중하는 편이다.골 먹히는걸 싫어한다.모든 사람들은 포워드는 골을 넣어주는걸 원하지만 저는 체킹에 더 집중하고 또한 제 위치에서 노력하려고 한다”

한창 물이 올라있는 신상우 선수이지만 그에게도 힘든 시간이 많았다.“입단 초기 1년 가까이 아파서 경기에 못뛰었다.힘든시기였는데 안좋았던 상태에서 경기를 하다보니 나를 못보여주니까 안타까웠다.조금씩 올라가자고 생각하고 나자신을 다독였다.무엇보다 감독님이 다독여주시며 믿고 경기에 출전 시켜주셨고 한라 선배님들이 힘이 되주는 말을 많이 해주셔서 그시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저는 슬럼프가 왔을 때 뭐든지 다해보려고 하고 기분전환을 하려고 하는 편이다.음악도 많이 듣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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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우 선수는 자신의 장점에 대해 수비만큼은 자신 있다고 말한다.“저의 무기는 유럽식 하키를 할 수있다는 점이다.패스나 몸싸움과 체킹, 그리고 골대 사이드 면에서 자신있다.”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는 재작년 플레이오프 우승했을 때를 꼽았다.“한라가 v1 했을 때 너무 기뻣고 앞으로도 영원히 잊을 수 없다.개인적으로는 2011년 원정 갔을 때 프리블레이즈와의 경기에서 내가 처음으로 헤트트릭을 기록 했을때가 기억에 남는다.”

운동선수들은 일반인보다 더욱 직접적으로 그리고 자주 반복되는 좌절을 맛본다.하루에도 수십 번 천당과 지옥을 오고 가는 셈이다.특히 개막전과 플레이오프시즌처럼 큰경기에서 느끼는 허탈함은 그 어느 때보다 훨씬 더 고통스럽다.강심장인 선수도 많은 관중들의 함성 속에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의 압박감을 느낀다고 한다.선수들이 싸워내야 하는 것은 상대팀이 아닌 바로 그 엄청난 압박감일 것이다.신상우 선수 또한 플레이 오프 그리고 통합우승에 대한 부담감을 지고 있을 것이다.하지만 인터뷰 내내 밝은 모습이였던 그는 담담히 이겨내고 자신의 기량을 끌어 올려 새로운 내일을 만들 것이다.
“플레이오프때 사실 개인적으로 영웅도 되고 싶고 잘하고 싶은 욕심도 있다.하지만 오직 팀을 위한 경기,팀을 위해 뛸 것이다.이번에 2018년 동계올림픽이 개최된 만큼 동생 신상훈 선수와 함께 뛰는게 꿈이다.”며 앞으로의 목표를 힘차게 밝혔다.

하루살이는 1년 여 동안 유충으로 지낸 뒤 단 하루를 성충으로 산다.몇년동안,일년내내, 하루중 모든 시간을 아이스하키 훈련에 매진하며 경기를 준비한 뒤 3피리어드 단 60분에 모든걸 쏟아내야 하는 아이스하키 선수들은 어찌보면 하루살이와 참 많이 닮았다.길고도 치열한 훈련시간에 비해 짧은 경기이겠지만 신상우 선수는 오랜 기다림조차 설렘으로 다가오게 만드는 값진 경기를 펼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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