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1.jpg


[투데이코리아=서소영 기자] 대학들이 편입, 정시, 수시 등 입학 전형에서 걷는 전형료는 필요경비 회수 차원을 넘어 수험생들의 절박함을 이용한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제기된지 오래다.

특히 편입전형료는 정시, 수시보다 전형 과정은 유사한 반면 지원 규모는 작지만 최대 2배가량 비싸 대학들이 경제적인 능력이 부족한 수험생들의 '꿈'을 앗아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2010년 2월 서울 모 전문대를 졸업한 후 편입 시험을 준비해온 A(25·여)씨는 올해에는 시험 응시를 포기했다. 편입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고정 수입이 없는 A씨는 부모님께 100만원이 넘게 드는 편입 전형료를 달라고 할 염치가 없었다고 했다. A씨는 2010년과 지난해 두차례 시험을 보면서 각각 100여만원씩 총 200여만원을 썼다.

편입시험은 일정만 중복되지 않으면 무제한 지원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수험생들은 1학기 편입은 평균 10여회, 2학기는 5회 이상 원서를 제출한다.

A씨는 대학 앞에 수험생은 '봉'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대학들이 수험생들의 절박함을 이용해 돈벌이를 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했다.

A씨는 "수험생은 전형료가 적던 많던 붙는 것이 급선무라 대학 방침을 따를 수밖에 없다"며 "전형료가 비싸다고 지원을 안하면 수험생만 손해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정시와 수시와 비교하면 전형 과정은 비슷하고 응시인원은 오히려 적다"며 "편입은 주로 상위권 대학에 몰리니 대학 측에서 필요경비 회수 차원을 넘어 재정확충 용도로 활용하는 것 같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편입 문제를 보면 성의 없는 경우가 많다"면서 "타임지나 외국 논문, SAT 등에서 뚝 떼어다 만드는데 전형료가 왜 비싼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뉴시스가 서울 주요 10개 대학의 편입과 수시 전형료를 비교한 결과 일반편입 평균 전형료는 8만2000원으로 수시 평균 전형료 6만2000원보다 2만원 비쌌다.

또 전형과정은 편입은 영어고사와 면접, 수시는 논술고사와 면접으로 비교대상 학교 모두 유사했다.

연세대 인문계열 일반편입 전형료가 10만원으로 가장 비쌌고 성균관대·이화여대 9만원, 고려대·서강대·경희대·중앙대 8만원 등이 그뒤를 쫓았다.

그러나 수시 전형료는 가장 비싼 연세대·성균관대·이화여대·중앙대·경희대 모두 7만원 선이었다.

일반편입 모집인원은 대학당 평균 177.6명으로 수시 일반전형 모집인원 평균 659.5명보다 3분의 1을 밑돌았다. 지원자 역시 편입은 대학당 평균 5792명으로 수시 평균 4만1782명 보다 적었다.

전형 과정이 유사한 점을 감안하면 응시인원이 적은 편입이 정시, 수비보다 많은 경비가 들어간다고 볼 수 없는 근거가 된다.

대학들은 편입시험 과정에서 부수적인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고 주장한다.

한 중상위권 대학 관계자는 "편입시험을 보게 되면 부수적으로 들어가는 게 있을 수 있다"며 "장소(대여료), 시험 출제 하다못해 전기요금 등 기타 수반되는 것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편입 전형료가 대학들의 재정충원 용도로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대학당 10억여원을 전형료 수입으로 얻고 있다는 것이다.

김동규 등록금넷 조직팀장은 "규모가 작은 편입이 수시 전형료보다 비쌀 이유가 없다"면서 "편입생들의 처지를 악용해 대학들이 전형료라는 용도가 불분명한 항목으로 부가수익을 얻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편입 전형료가 적절한 항목인지 제고해야 한다"며 "전형료가 꼭 필요한 곳에 쓰이는지 남은 돈은 어떻게 활용되는지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경제팀장도 "한국 대학은 교육기관임에도 불구하고 탐욕적이고 부당한 행동을 많이 한다"며 "근거가 없는 편입전형료로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부담과 고통을 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