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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이 직원 사망사고를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현대제철 및 노조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2시 20분경 포항공장에서 이 회사 수습직원인 이모(26)씨가 롤제조부 열처리 출하작업장에 롤과 열처리 설비에 머리 부위가 협착돼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씨는 사고 직후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후송 도중 결국 운명을 달리했다.

포항 남부경찰서 측은 이씨가 포스코 1후판 롤을 출하하기 위해 와이어걸이를 한 후 이동시키는 과정에서 후판롤이 회전해 80톤 열처리 벨로에 머리부위가 끼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 노조 측은 “사측이 입사 2개월 된 아무것도 모르는 실습생에게 위험 요소가 다분한 기중기 리모컨을 잡도록 해 죽음으로 내몰았다”며 강력 비난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포항공장협의회 측이 피장갑을 끼고 리모컨을 조작할 경우, 오작동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회사 측에 여러 차례 지적했지만, 사측은 아무런 조치 없이 방치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측은 ‘2인 1조 원칙을 무시하고 크레인 리모컨 조작이 미숙한 고인이 위험하게 혼자 작업을 하다 발생한 일’이라고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면서 “인원이 부족해 1인 체제로 일할 수밖에 없는 열악한 근무 환경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노조 측은 “환경안전팀장 등이 사고현장에서 모래를 이용해 증거인멸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사측으로부터 이들에 대한 징계를 확답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노조 측은 사측에 롤주조측 사고관련 크레인과 수평슬리브 용해 크레인의 3개월 이내 유인화 완료와 전 공장 무인기중기 유인화 대책 수립을 요구하고 있다. 또 신입사원 퇴직자 대비 최소 4개월 전 조기채용 건에 대해서는 최소 3개월 전 채용은 확정하고 노조와 사측의 1개월 차이는 제반사항을 검토해 채용한다는 방침을 마련했다.

이에 대해 현대제철 측은 “경찰 조사가 나오기 전에는 사측의 입장을 정리하기 어렵다”면서 “수습사원도 입사와 동시에 산재보험에 가입되므로 그 기준에 따라 유족들과 보상문제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제철의 이러한 ‘안전불감증’은 매년 끊임없이 터져 나오고 있어 여론으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지난 2010년 2월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유독가스 누출로 27명이 질식돼 그중 1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011년 3월에는 포항공장 변전실 화재사고로 3명이 부상당했고, 같은 해 11월에는 당진공장에서 철근구조물이 붕괴돼 8명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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