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들인 공이 얼마인데 지금 매각은 검토도 안한다"



[투데이코리아=정단비 기자] 산업은행에 인수되면서 잠잠했던 대우건설의 해외펀드 매각설이 다시 고개를 든 가운데, 산업은행이 '사실무근'이라며 입장을 밝혔다.

28일 한 언론은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지분 51%를 3조5000억원에 인수하겠다는 해외펀드의 제안에 협상을 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한 김우일 대우M&A 대표의 발언을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김 대표는 "미국 쪽 펀드가 신디케이트(금융 기관 연합체)를 꾸려 지난달 초 FI(재무적 투자자)로서 산업은행에 입찰 제안서를 내고 현재 협상 중이다. 금액은 3조5000억원을 제시했다"며 "우리도 인수를 준비 중이었는데 해외펀드 한 곳에서 지난달 말 이같은 정보를 주면서 (인수에서) 밀리는 것 아니냐, 너무 늦은 것 아니냐며 상황을 문의해 왔다"고 밝혔다.

또 산은과 협상중인 펀드에 대해서는 "이름을 공개하는 것은 어렵고 지역은 미국 업체다. 신디케이트로 들어왔기 때문에 미국은 물론 영국과 홍콩, 중국 등 여러 나라의 펀드들이 참여하고 있다"고 말하며 "대우건설 매각 작업이 무산된 이후 금액만 맞으면 산은이 바로 넘기려 한다는 사실을 해외 펀드들이 대부분 알고 있다. 금호가 7조에 산 것을 산은이 2조에 가져왔다. 3조5000억원이면 구미가 당기는 금액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매각이 수포로 돌아간 이후 비공개 혹은 인수 의향이 있는 해외 펀드를 대상으로 제한적 입찰을 할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대우그룹 주가가 한 주당 1만원에 불과해 해외 펀드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해외펀드는 없다. 이번 건 역시 그런 차원에서 산은이 비공개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민영화 단계인 산은이 자금 문제 등을 이유로 대우건설을 비밀리에 매각하려는 것으로 추측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산업은행은 "사실이 아니다"며 펄쩍 뛰었다.

산은 관계자는 "대우건설 지분매각은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 지금 팔면 투자한 것이 아깝다"며 "금호산업 쪽에서 남은 지분매각 작업을 하는 것이 산업은행 지분으로 와전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대우 M&A 김 대표의 이야기는 팩트가 아니다"고 강력하게 말했다.

또 금호산업 측도 역시 "지금 가지고 있는 대우건설 지분이 12%정도인데, 경영권에도 관여할 수 없고 영향력을 행사하기에는 지분이 매우 적다"고 말하며 "그런 상황에 굳이 해외팔 이유도 없고, 그동안 어떤 해외펀드와도 접촉한 적이 없다"고 이 일과는 관계가 없음을 밝혔다.

한편 2006년 11월15일 금호아시아나그룹에 6조4255억원에 인수된 대우건설은 2009년말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자금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해 산업은행 사모펀드에 되팔면서 KDB 체제로 편입했다.

대우건설은 지난 2009년 KDB 체제로 편입되기 전 해외사모펀드 매각설이 돌아 한 차례 홍역을 치룬 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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