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경찰 수십명에 거액의 뇌물 뿌린 정황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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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코리아=임경택 기자] 협박ㆍ갈취 혐의로 지난 3일 검찰에 전격 구속된 국내 최대 사채업자 최모(58) 씨가 서울 지역 경찰관 수십명을 상대로 거액의 뇌물을 건네온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지검 서부지청은 3일 코스피 상장사 경영진에게 상장폐지를 시키겠다고 협박해 수억원을 뜯어낸 혐의로 최씨를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2010년 부동산투자신탁회사인 다산리츠 부회장 조모(49)씨에게 "국토해양부에 비리 사실을 알려 상장폐지하도록 하겠다"며 협박해 9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회사는 2008년 4월 국토해양부로부터 국내 1호로 자기관리 리츠 영업인가를 받아 2010년 9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지만 경영진의 횡령 사실이 드러나면서 지난해 6월 상장폐지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는 지난해 조씨를 비롯한 다산리츠 경영진의 횡령 혐의를 수사하면서 최씨도 수사선상에 올렸지만 사법처리하지는 않았다.

특히 검찰은 최씨가 서울시내 경찰서에 근무하는 경찰 수십 명에게 수사 청탁 및 사건 무마 등의 명목으로 거액의 금품을 건넸다는 혐의를 포착하고 조만간 '뇌물 리스트' 수사에 나설 계획이다. 검찰은 수사 대상 경찰관들의 명단을 이미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룸살롱 황제' 이경백씨의 뇌물 리스트 못지 않은 '사채왕 리스트'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지난 2009년 3월 폭행 사건으로 고소 당하자 잘 부탁한다는 청탁과 함께 1300만원을 경찰관 2명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007년 지인이 마약사건에 연루되자 사건을 축소해 달라며 쇼핑백에 담은 현금 5000만원을 또다른 경찰관에게 건넨 적이 있다는 진술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타짜를 고용한 사기도박으로 전국 도박판에서 수십억원을 번 뒤 사채시장과 증권가에 진출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검찰 수사와 별도로, 국세청은 최씨가 최근 5년간 수조원의 사채를 거래하면서 이자수익을 누락해 탈세한 혐의로 그를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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