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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코리아=송하훈기자] 허무함이 가시질 않았다. 좀처럼 감정 표현을 잘 드러내지 않던 하종화(43) 감독의 얼굴에 수심으로 가득했다.

현대캐피탈은 4일 인천 도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1~2012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 3차전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2-3(25-27 25-21 16-25 25-23 13-15)으로 패했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2-3의 역전패를 당했던 현대캐피탈은 대한항공을 2차전에서 3-0으로 잡으며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하지만 결국 마지막에 돌아온 것은 '챔피언결정전 진출 실패'라는 현실이었다.

경기 후 어두운 낯빛으로 인터뷰실을 찾은 하종화 감독은 "경기는 졌지만 우리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줘서 너무나 고맙게 생각한다. 그동안 준플레이오프부터 펼쳐오면서 많이 힘들었지만 참고 잘 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연신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라커룸에서 선수에게 어떤 말을 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지금 다들 분위기가 다운된 상태에서 고생했다는 말 밖에 안 했다. 지금 선수들한테 어떤 얘기를 해준들 위로가 되겠는가. 시간이 지나야 마음의 상처가 아물 것이다. 너무나 아쉬운 경기였다"고 토로했다. 목소리에 아쉬움이 잔뜩 베어 나왔다.

경기는 졌지만 가능성을 남겼다. 특히 문성민은 이날 81%가 넘는 공격성공률에 29점을 쏟아부으며 맹활약했다. 특히 4세트 11-14로 뒤지던 상황에서는 혼자서 5득점을 내리 꽂으며 점수를 뒤집었고 팀에 4세트를 선사했다. 내년 시즌을 기대하기에 충분했다.

이에 대해 하 감독은 "문성민이 올해 레프트로 포지션을 전향해서 나름대로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 레프르보다 라이트쪽이 수비나 리시브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준다고 하면 더 좋은 활약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으로 자기 몫을 충분히 해줬다고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분명히 있었다. 하 감독은 외국인 선수 수니아스가 딱 하나 아쉽다고 말했다. 문성민이 이날 29점을 올릴 때 수니아스는 23점에 그쳤다. 시즌 내내 외국인 선수에게 요구되는 '확실한 한 방'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는 "국내 선수들은 어느 정도 나아지고 있다 생각한다. 용병에 대한 부분은 좋은 선수가 있다고 하면 보완을 하고 싶은 생각이다"며 내년 시즌 교체의 뜻을 내비쳤다.

경기에 지든 이기든 상관없이 늘 악수를 먼저 청하며 인터뷰실을 빠져나갔던 그였지만 이날 만큼은 고개를 숙인 채 조용히 돌아섰다. 뒷모습에서 패배의 아쉬움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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