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고법, 선우청각학급 초청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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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코리아=송하훈기자] 법원 판결을 보며 아파했을 광주 인화학교(현 선우청각학급) 학생들과 교사들이 법정에서 해맑은 웃음을 보였다.

16일 오후 3시께 광주지방법원 403호 형사법정. 인화학교 학생 19명과 교사 8명, 통역사 및 안내 도우미 4명 등 총 33명이 방청석을 가득 메웠다.

법정에서는 피고인 혐의를 놓고 검찰과 변호인이 날선 공방을 벌이는 평소 분위기와 달리 판사와 학생들이 문답을 주고 받으며 웃음꽃을 피는 이색적인 모습이 연출됐다.

이날 인화학교 학생들과 교사들은 재판이 아닌 견학을 위해 법원을 방문했다.

인화학교 재판을 담당했던 곳을 의식해선지 법원과 판사의 역할에 대한 궁금점도 많았다.

학생들은 쌓여있는 사건기록 서류를 보고 "이걸 언제 다 읽나" "가장 무거운 범죄는 어떤 것인가" "이런 일(범죄자 처벌)을 하다 보면 마음이 좋지 않을 것 같은데 보람은 언제 느끼나" 등 질문 보따리를 풀어놨다.

또 "법 조항을 어떻게 다 기억하는지 궁금하다. 대단한 것 같다" "고생이 많은 만큼 월급을 많이 받아야할 것 같다"는 등 판사를 격려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법정에서 법복을 입고 법대에 앉아 현직 판사와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했으며 현재 인화학교 성폭행 사건의 심리가 열리고 있는 형사대법정도 견학했다.

이날 학생들을 인솔한 최사문(48) 교사는 "현재 재학 중인 학생들은 성폭행 사건과 직접적 연관이 없으나 법원에 대해 좋지 않은 선입견이 있을 수 있다"며 "오늘 방문을 계기로 법원과 판사의 역할에 대해 제대로 인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3일 성폭행 사건 증인으로 법정에 섰던 노지현(38·여) 상담사는 "증인으로 출석했을 때는 불안한 마음에 법정 분위기를 제대로 살필 수 없었는데 오늘은 학생들과 함께 체험학습을 나와 편안한 마음으로 보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고법 김승휘 공보판사는 이날 법정에서 "재판을 하다보면 때로 비난을 받는 일이 있으나 사회의 그늘진 곳을 밝히려는 초심을 잃지 않으려 항상 노력하고 있다"며 "판사는 언제나 여러분의 편에 서서 일하는 만큼 오늘 인연을 계기로 앞으로 이해의 폭을 넓혀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인화학교 학생들의 법원 방문은 이진성 광주고법원장이 지난달 28일 인화학교 학생들이 생활하고 있는 광주 선우청각학급 강연에서 초청 의사를 밝혀 이뤄졌다.

한편 인화학교 성폭행 사건 재수사를 통해 기소된 전 행정실장 김모(64)씨 등에 대한 공판은 최근 광주지법에서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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