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맨시티 우승

[투데이코리아=이규남 기자] 맨시티가 사고쳤다.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2011~2012시즌 우승트로피는 결국 맨체스터 시티의 차지였다.

피말리는 우승경쟁 속에서도 맨시티는 끝까지 집중력을 보여줬고 결국 챔피언의 영광을 누렸다. 1968년 이후 44년 만이다.

맨시티는 분명히 프리미어리그 역사에 한 획을 새로 그었다. 비단 우승여부를 떠나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올시즌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2008년 맨시티를 인수한 중동의 젊은 부호 셰이크 만수르(42·아랍에미리트)의 파격적인 투자는 4년 만에 결실을 맺었다.

'쌍끌이'라는 표현이 적절했다. 구단주 만수르는 리그 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해 막대한 돈을 쏟아부으며 선수들을 끌어모았다.

임마누엘 아데바요르, 카를로스 테베즈, 다비드 실바(2009년), 야야 투레, 마리오 발로텔리(2010년), 에딘 제코, 세르히오 아구에로, 사미르 나스리, 가엘 클리시(2011년)까지 맨시티에 둥지를 틀었다.

만수르는 이들의 이적료로만 4000억원 이상을 썼다. 이밖의 선수들까지 합치면 이적료로만 줄잡아 6000억원 이상을 들이며 EPL의 대표적인 큰손으로 자리잡았다. 때문에 돈으로 우승을 사려고 한다는 조롱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맨시티는 우승을 일궈냈다.

44년 간 우승맛을 보지 못했던 맨시티는 갈증을 풀었다. 만수르가 구단주로 부임한 2008~2009시즌 맨시티는 리그 10위에 불과했다. 당시 15승5무18패(승점 50)로 웨스트햄(14승9무15패·승점 51)에 승점 1점이 모자랐다.

이듬해인 2009~2010시즌에는 18승7무12패(승점 61)로 5위를 차지했고 지난해에는 3위 아스날을 6점 차로 쫓으며 4위(21승8무9패·승점71)까지 뛰어오르더니 급기야 올 시즌 우승의 한을 풀었다.

맨시티는 올 시즌 초반부터 무서운 기세로 앞서나갔다. 지난해 10월 리그 9라운드에서는 2위로 추격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6-1로 대파하기도 했고 한 때 승점을 10점차 이상 벌리기도 했다.

1라운드부터 이어진 맨시티의 무패행진은 14라운드까지 거침이 없었다. 지난해 12월 첼시에 덜미를 잡히기 전까지 맨시티는 12승2무의 성적으로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며 선두 자리의 기쁨을 누렸다.

이후 맨시티는 지역 라이벌 맨유와 4차례나 1, 2위 순위를 뒤바꿔 입으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우승 경쟁을 벌였다.

역전에 역전, 엎치락뒤치락의 승부는 지난 1일 리그 36라운드 맨유와 맨시티의 맞대결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맨시티가 자랑하는 센터백 콤파니가 헤딩 결승골을 터뜨려 선두 탈환의 드라마를 완성했다.

맨시티는 지난 6일 리그 4위 뉴캐슬을 2-0으로 격파해 우승을 확정짓기 위한 최대의 고비를 넘겼다. 이어 시즌 마지막 경기인 퀸즈파크레인저스와의 경기까지 3-2 승리로 장식하며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최근 5년 간 리그 상위권을 유지, 우승 언저리를 기웃거리면서 늘 주저 앉았던 맨시티는 우승 경험을 갖추게 됐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귀한 자산을 얻었다. 다음 시즌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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