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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코리아=서소영 기자] 제65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영화 '돈의 맛'에 신인여배우 장자연(1980~2009) 자살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대사가 등장했다.

15일 오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시사회에서 베일을 벗은 이 작품에서 진정한 사랑에 눈을 뜨며 돈의 맛에서 벗어나려는 '윤 회장'(백윤식)은 '백금옥'(윤여정), '윤나미'(김효진) 등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몇 년 전 성상납 때문에 유서 남기고 자살한 연예인 있잖아. 나도 가끔 걔가 나온 자리에 참석했었다. 그런데 걔가 그렇게 힘들었는지 몰랐다. 자살했다니 너무 충격적이었다. 죽기보다 성상납이 싫었다는 것 아니야?"라고 말하며 안타까움을 드러낸다.

임상수(50) 감독은 "인생을 쭉 영화판에 있다 보니 그런 이야기는 내게 낯선 이야기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런 결말은 내게도 충격적이었다"며 "그냥 정치적 스캔들로 치부하기보다 한국 사회 전체에 어떤 문제가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내 식으로 정직하고 진지하게 그 문제에 관해 언급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장자연 사건 외에도 금권 유착, 불법 증여, 재산 해외도피 등 그 동안 국내에서 불거진 재벌 관련 대형사건들이 숱하게 등장한다. 천민 자본주의와 재벌을 비판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들 정도다.

임 감독은 "내 영화에는 '천민 자본주의'도, '재벌'이라는 단어도 안 나온다"면서 "재벌을 씹는 것이 트렌드가 되고 있는데 나는 그런 트렌드에 끼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들도 똑같은 사람이고 인생은 여러가지 형태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을 뿐이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하녀'를 찍었을 때 전도연의 캐릭터에 대중이 몰입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고 그럴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었을 뿐이다. 다시는 이런 재벌 이야기를 하지 않겠다"고 잘라 말했다.

'돈의 맛'은 대한민국 최고 재벌가를 배경으로 돈의 맛에 중독된 백씨 집안 사람들과 그 안에서 갈등하는 비서 '주영작'(김강우)의 이야기다. 김강우(34), 백윤식(65), 윤여정(65), 김효진(28), 온주완(29) 주연, 휠므빠말 제작, 시너지와 롯데엔터테인먼트 공동 배급으로 1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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