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별 40여게임 치른 현재, 1위와 최하위간 승차 고작 7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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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코리아=정세한 기자] 프로야구가 어느 해보다 치열한 혼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프로야구 8개 구단이 28일 현재 정규 시즌 전체의 ⅓에 조금 못 미치는 40여 경기씩을 소화했다. 초반 탐색전 승부는 끝나고 중반으로 접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순위는 오리무중인 상태다. 한 게임 한 게임 결과에 따라 순위가 요동치고 있다.

지난해 28일 기준 1위와 최하위 팀의 격차는 12게임차였다. 하지만 올해는 현재 1위 SK와 한화의 승차는 고작 7게임차 밖에 되지 않는다. 1위와 공동 4위 3팀과 승차도 겨우 2.5게임차일 정도로 치열하다.

상,하위권의 격차가 어느 때보다 줄어들고 극심한 혼전 양상을 띠고 있는 올해 프로야구에서도 천적 관계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28일 현재 팀간 상대전적을 기준으로 천적관계를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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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 와이번스 (21승 1무 16패)
천적 : 한화 6승 ←→ 두산 2승6패 LG 1승3패

SK는 현재 선두팀답게 대부분의 팀들과 상대전적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하위 한화만 만나면 펄펄난다. 한화를 상대로 올시즌 2차례 3연전 총 6번 대결, 단 한경기도 내주지 않고 6전 전승하며 철저하게 잡았다. 경기당 평균 6점 이상을 뽑아내며 불방망이로 한화 마운드를 초토화시켰다. SK로서는 승수 쌓기 제물로 한화 같은 상대도 없는 셈이다.

그러나 서울팀을 상대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두산과는 올 시즌 벌써 8게임 만나서 2승 6패. 더구나 지난주 스윕패로 현재 4연패를 당하고 있다. 팀 방어율과 타율은 두산만 만나면 그저 의미없는 기록일 뿐이었다. 윤희상은 두산전에만 선발로 3번 등판해서 승은 없고 2패만을 기록했다. 타선에선 이호준만이 제 몫을 다했을 뿐 최정, 박재홍, 조인성의 방망이가 침묵을 지켰다. LG에게도 4게임에서 1승 3패로 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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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 자이언츠 (21승 2무 17패)
천적 : 기아 4승 두산 4승1패1무 ←→ 삼성 2승5패1무

팀이 자랑하던 ‘강력한 뻥야구’는 사라졌지만 기아만 만나면 팀 타선 전원이 이대호로 변했다. 하물며 가장 최근 3연전에서는 주축 선수들이 빠지고도 박준서를 비롯 2군 선수들의 활약으로 3연전을 모두 쓸어담으며 천적의 명성을 확인시켰다. 롯데는 기아 상대 지난해부터 12연승중, 박준서는 3게임 타율 0.778, 1홈런으로 기아 킬러 선봉에 섰고, 홍성흔, 강민호가 뒤를 받쳤다.

그러나 삼성만 만나면 유난히 고전했다. 지난해 우위를 가리지 못했던 삼성과 8게임에서 2승 5패 1무로 절대적 열세를 보이고 있다. 전통적으로 삼성에게 약했던 롯데지만 최근 4년간은 중계진 등판을 원천봉쇄 시키는 공격야구로 지난 시절 아픔을 갚아나갔다. 하지만 올해 들어 다시 거인은 삼성을 만나면 움츠러들고 있다. 투수들은 그런데로 던졌지만 타자들이 소화불량에 걸리는게 문제다. 핵심 전준우, 조성환은 삼성 앞에선 1할 타자일 뿐이다.

지난 주말 시리즈 스윕을 한 두산과는 4승 1패 1무로 강세를 보인 반면 넥센에게 2승 4패로 열세를 나타냈다. 넥센의 구단 창단 첫 8연승은 롯데가 제물이 되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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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센 히어로즈 (21승 1무 18패)
천적 : LG 6승2패 ←→ 기아 1승4패1무

‘돌풍의 팀’ 넥센은 지난해 엘지를 제외한 6개팀에게 절대 열세였던 것과 비교하면 천양지차다.

2012년에도 계속되고 있는 ‘엘넥라시코’의 최종 승자는 넥센, 매경기 만나기만 하면 혈투를 펼치는 신흥 라이벌 LG와 대결에서 6승2패로 지난해 이어 절대 우위를 점하고 있다. 김영민 2승, 손승락 4세이브, 무실점으로 LG전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넥센은 꼴찌를 기록한 지난해에도 상대전적에서 유일하게 앞섰던 팀이 엘지(12승 7패)였다.

지난주초까지만 하더라도 ‘구단 창단 첫‘이란 수식어가 따라다니며 무섭게 내달리던 넥센은 한화를 만나 기세가 한풀 꺾였다. 최하위 한화와 주말 3연전에서 덜미잡히며 2승 4패로 밀렸다. 기아와도 1승 4패 1무로 기를 펴지 못했다. 기아전에서는 공포의 클린업 LPG라인도 정신적 지주 이택근이 무너지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강정호도 고향 팀 앞에서는 크게 재미를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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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 타이거즈 (18승 2무 18패)
천적 : LG 5승1패 넥센 4승1패1무 ←→ 롯데 4패 SK 1무2패

하위권을 면치 못하던 기아는 이범호가 복귀한 이후 지난주 6연승 가도를 달리며 4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지난해 넥센, LG만 만나면 힘을 낸 기아는 올해도 여전히 2팀에게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엎치락 덮치락하던 한화전에서도 벌써 5승을 챙겼다. 고양이 앞의 쥐 신세. 3팀을 상대로만 팀 18승 중 무려 14승을 가져왔다.

반면 롯데만 만나면 굴욕을 당했다. 특정팀 상대 연승 기록(2002년 9월27일부터 2003년 9월13일까지 18연승)은 기아가 롯데를 상대로 가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 뒤바뀌었다. 롯데전에서 12연패로 아직까지 승리를 따내지 못한 것은 반드시 청산해야할 빚이다. SK와 3게임에서 아직 승리하지 못했고, 지난해 앞섰던 두산과도 반대로 2승 4패로 뒤져있다. 상위 3팀에게 고작 2승, 3팀만 만나면 아기 호랑이 안치홍의 부진이 결정적이다. 46타수 7안타 2할도 채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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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19승 1무 19패)
천적 : SK 6승2패 ←→ LG 1승5패 롯데 1승4패1무

두산은 SK에 6승 2패로 강한 것 외에도 삼성과 KIA전에서 신바람을 냈다. 기아전 4승 2패, 삼성전 4승 1패로 앞서 있다. 포스트 시즌에서 번번히 무릎을 꿇은 SK전서 클린업 트리오와 중계진들의 활약이 눈부셨다. 에이스 니퍼트는 삼성전에서 2게임 선발 출장해 평균 7이닝 이상을 던지며 2승, 방어율 1.29를 기록, 지난해 이어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삼성 킬러로서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하지만 큰 구장을 사용하는 관중몰이 구단 롯데, LG에게 유독 약했다. 최근 항상 우위를 점했던 서울 라이벌 LG에게 올시즌 만나기만 하면 작아졌다. 올 시즌 엘지전 6전 1승 5패. 또 주말 니퍼트, 김선우가 출격했음에도 3연패를 당한 롯데에도 올 시즌 6번 대결에서 1승만 거두고 4패를 당했다. 6전 1승 4패, 지난해 열세를 보였던 롯데전에서 올해에도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두 팀에게 각각 1번씩 스윕을 당했던 게 치명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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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트윈스 (20승 20패)
천적: 두산 5승1패 ←→ 넥센 2승6패 기아 1승5패

LG는 서울 라이벌 두산에 5연승을 거두며 5승 1패로 올 시즌 유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LG는 2000년 이후 2009년 13승6패로 단 한번 밖에 우위를 점하지 못할 정도로 두산에 철저하게 밀렸다. 두 팀은 맞대결에서 우위를 점한 팀이 그해 성적도 좋았기에 이는 의미가 크다. 약세를 면치 못하던 SK와도 3승 1패로 앞서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삼성, 한화를 상대로는 근소하게 앞섰다.

두산을 그로기 상태로 내몬 LG지만 역시 같은 서울 연고인 넥센만 만나면 이상하게 경기가 꼬였다. 엘지는 지난해도 넥센에 7승12패로 뒤졌고, 올 시즌 역시 2승 6패로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엘지는 30승을 선착하고도 넥센과 5차례 연장전에서 4패, 전반기 마지막 3연전에서 잇단 역전패로 패닉 상태에 빠져들더니 급격한 내리막을 걸으며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바 있다. 기아와도 주말 경기에서 스윕 당하며 1승 5패로 열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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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라이온즈 (18승 1무 21패)
천적 : 롯데 5승2패1무 ←→ 두산 1승4패

강력한 우승 후보에서 7위에 머물고 있는 디펜딩 챔피언 삼성은 롯데를 제외하곤 크게 앞서는 팀이 없다. ‘영남 라이벌’ 롯데에게만큼은 8전 5승 2패 1무로 확실한 우위를 보였다. 그러나 한화(2승1패)와 기아에게 근소하게 앞설 뿐 3팀을 제외하면 상대 전적에서 열세를 드러내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한화(9승10패)와 롯데(9승1무9패)를 제외하고 모두 상대전적에서 우위를 점했다. 특히 압도적 강세를 보였던 넥센과 두산에게 올해들어 각각 1승4패, 2승4패를 당하며 승패차 -5로 부진을 면치못하고 있다. 이승엽마저도 두산전에서는 팀의 해결사 노릇을 못해주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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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이글스 (16승 25패)
천적 : 넥센 4승2패 두산 3승2패 ←→ SK 6패

꼴찌답게 천적관계에서 가장 불리한 팀이다. 지난 주말 올 시즌 첫 3연승(넥센전)이 없었다면 두산을 제외한 나머지 팀에게 모두 밀릴뻔 했다. 한국 최고의 투수 류현진도 불운이 겹치며 연승을 이어주고 연패를 끊어주는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그러나 유독 두산을 상대로는 근소하게나마 지난해 이어 강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두산에게 10승 9패로 앞섰던 한화는 올해에도 3승(2패)로 1승 앞서고 있다. 박찬호가 2게임 등판해서 13.1이닝 2.08 2승을 챙기며 두산 킬러로서 자리매김했다. 넥센에도 지난 주말 스윕으로 4승 2패로 전세를 뒤집었다. 두 팀을 상대로 장성호가 부진했지만 김태균, 최진행이 맹타를 휘둘렀다.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아있어 얼마든지 처지가 뒤바뀔 수 있다. 시즌 초반 절대 강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현재까지 연승과 연패가 난무하며 언제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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