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생태계의 보고(寶庫)

[투데이코리아=김은향 기자] 사람들은 하늘 아래서 살아간다. 마음만 먹으면 하늘을 맘껏 볼 수 있지만 닿을 것 같이 가까운 하늘을 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 월드컵경기장역 근처에 있는 하늘공원은 손 뻗으면 닿을 것 같은 하늘이 보이는 장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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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공원은 원래 난지도라는 섬이었다. 물이 깨끗하고 난초와 지초가 자라고 수만마리의 철새가 찾아왔다. 1978년 쓰레기가 매립되기 전에는 땅콩과 수수를 재배하던 밭이었지만 산업화의 진행으로 악취가 풍기는 쓰레기 산이 됐다. 난지도는 한강 수질 오염과 근처 생태계 파괴의 원인으로 부상했다. 뒤늦게 환경을 복원하기 위해 1991~1996년부터 친환경적 공원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준비작업 '안정화 공사'가 시작됐다.

안정화 공사는 2020년에 완전히 완공된다. 난지도 중에서 가장 토양이 척박한 지역이었던 하늘공원에 기적적으로 생태적 환경이 조성됐다. 입장시간이 제한할 정도로 하늘공원 측은 사람 못지않게 동식물에 신경 썼다. 인간의 각별한 배려 덕분에 지금의 하늘공원이 있게 된 것이다. 지금도 입장시간은 동식물 보호를 위해 제한돼 있다.

◆전원(田原)에 오다


가을이면 억새풀밭이 금빛으로 빛나지만 여름에는 푸르고 건강한 들판이 장관이다. 입구 쪽 한 켠에 자란 누런 보리밭을 지나치면 드넓은 들판과 원두막이 보인다. 들판에는 들꽃과 강아지풀, 개망초, 붉은 서나물 등 많은 식물이 자라고 있다. 전원에 온 기분이 든다.

끝없는 하늘과 들판을 보며 정돈된 흙길을 걷는다. 시원한 바람이 이마의 땀을 식혀준다. 사람들의 떠드는 소리와 웃음이 소음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모든 풍경이 정겹다. 한가롭게 걷다보면 마음도 넓어져 있음을 느낀다. 내 영역을 고수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바람이 불자 풀밭이 산들거린다. 지친 심신을 가다듬고 휴식하기 안성맞춤이다. 아이들은 게임과 핸드폰 없이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나비가 날고 웃음소리가 들린다. 평화롭고 고즈넉한 곳이다. 고개를 들지 않아도 하늘을 볼 수 있다. 각박한 일상에서 벗어나 모처럼 여유를 느낀다. 사진을 찍거나 걸으며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의 표정이 밝다.


◆ 작품같이 생긴 독특한 구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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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들판 너머 돌아가고 있는 풍력 발전기가 보인다. 바람개비처럼 돌아간다. 날개의 뾰족한 끝이 하늘과 닿고 있는 것 같다. 하늘공원의 풍력 발전기는 월드컵 공원 일대의 자연자원인 바람을 이용해 펌프 가동용 전원을 공급하는 시설이다.

아이들의 교육용 자료로 활용하고 방문객들의 미래 대체 에너지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설치됐으며 타워 높이는 30m이고 날개의 직경은 8.8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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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기 근처에는 ‘하늘을 담은 그릇’이 있다. 일정거리에 서면 거대한 그릇이 하늘을 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을 찍으러 온 사람들은 그릇 안으로 들어가 하늘공원의 풍경을 담는다. 이곳에서는 하늘공원과 한강을 한 눈에 볼 수 있으며 날씨가 좋으면 도심의 일부분까지 선명하게 볼 수 있다.




하늘을 담은 그릇에서 나와 다시 가운데 길로 나가면 일정한 지점마다 원두막이 있다. 원두막 위에서 휴식을 취하는 가족들이 보인다. 더위를 피하기 안성맞춤이다. 오른쪽에 기다란 막대가 보인다. 다가가면 갈수록 막대 윗부분에 작은 집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독특한 예술작품 같지만 예술작품이 아니다. 새집이다. 새가 안전하게 살 수 있는 환경까지 조성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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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과 가을의 하늘공원은 계절 마다 큰 차이를 보인다. 여름에는 밤 9시까지 개장해 밤에 오면 전원의 밤을 느낄 수 있다. 아이들의 자연 체험학습 장소로도 손색이 없다. 가을에는 개장시간이 짧지만 오후 5시와 6시 사이에 천천히 타오르다 서서히 사라지는 노을을 볼 수 있다. 여행을 하고 싶지만 시간이나 여비가 부담돼 엄두를 못냈다면 하늘공원을 방문하길 바란다. 자연 생태계의 보고(寶庫)인 하늘공원은 한국의 이색적인 명소이기도 하다. 방문자는 색다른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하늘공원 가는 길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에서 하차하고 1번 출구로 나온 후 직진한다. 횡단보도를 건너면 평화의 공원이 있다. 계속 앞으로 직진하면 평화의 공원 끝과 하늘공원 사이에 있는 육교가 보인다. 육교를 건너면 하늘계단이 보이며 계단을 올라가면 된다. 전화번호는 02-300-5500~2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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