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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코리아=송하훈기자]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이 20년 만에 이탈리아를 제압하는 쾌거를 이뤘다.

박기원(60) 감독이 이끄는 한국이 17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리옹의 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월드리그 2주차 C조 경기에서 이탈리아에 3-2(22-25 24-26 26-24 25-15 15-11)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번 대회에서 지긋지긋한 5연패 끝에 첫 승을 거둔 한국은 승점 5점을 확보했다.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에 이어 C조 4위는 계속 유지했다.

1992년 월드리그에서 이탈리아에 승리를 거둔 이후 22연패를 당했던 한국은 무려 20년 만에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 역대 전적에서는 2승29패로 열세다.

이번 대회 2진을 파견한 이탈리아는 2주차에서 3패를 당해 3승3패(승점 9)로 조 3위에 머물렀다.

에이스 박철우(3점·삼성화재)를 대신해 라이트를 책임진 김정환(드림식스)은 양팀 최다인 23점을 올렸다. 막내 송명근은 15점으로 힘을 보탰고 3세트부터 투입된 이강주(드림식스)는 블로킹 2개와 서브 에이스 1개를 포함해 알토란 같은 6점을 따냈다.

한국은 2세트까지는 이탈리아의 높은 블로킹(10-13)에 고전했다. 또 박철우가 컨디션 난조로 코트를 들락거린 점도 아쉬웠다.

1세트에서 이탈리아의 높이에 막혀 블로킹 4개를 내주면서 4-11까지 끌려간 한국은 한선수(대한항공)의 서브 에이스 2개를 포함해 연속 7점을 올리는 저력을 보여주며 11-11,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을 했다. 하지만 한국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서브가 네트에 걸리면서 22-25로 세트를 내줬다.

한국은 2세트에도 하경민의 속공과 김정환의 백어택이 위력을 발휘하며 24-24, 듀스 접전을 이어갔지만 상대에게 속공과 오픈공격을 허용해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극적인 드라마가 연출됐다. 리베로 이강주를 레프트로 기용하는 승부수가 적중했다.

3세트 들어 이강주를 레프트로 투입, 서브 리시브를 강화한 한국은 24-24에서 상대 서브 범실과 하경민(KEPCO)의 속공으로 한 세트를 만회했다.

이강주는 4세트에서는 공격에서도 힘을 보탰다. 이강주는 15-12에서 오픈공격을 성공시킨 뒤 블로킹까지 잡아내 이탈리아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상승세를 탄 한국은 5세트 6-8에서 이탈리아의 범실 2개와 송명근, 이강주의 득점으로 10-8, 경기를 뒤집었다. 한국은 14-11에서 상대의 서브 범실이 나오면서 이탈리아의 발목을 잡았다.

박기원 감독은 "오늘은 교체 선수들이 잘 해줬다. 20년 만에 이탈리아를 이겼다는 것은 처음 들었다. 한국 배구 입장에서는 이탈리아를 이겼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이강주는 오늘 경기에서 거의 완벽하게 해줬다. 오늘 승리의 주인공이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전을 끝으로 월드리그 2주차 일정을 마무리한 한국은 19일 귀국길에 올라 22일부터 광주에서 대회 3주차 경기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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