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텔레콤, 3G폰 전환 때 010 도입시 가입자 이탈 우려

2세대 이동통신 식별번호(019)를 3세대 서비스에서도 사용해 특혜를 보려했던 LG텔레콤의 전략이 정부의 010 번호통합정책으로 사실상 무산됨에 따라 LG텔레콤측이 초비상이 걸렸다.

지난 10일기자간담회에서 정통부 유영환장관이 “010 번호통합 정책은 후발 통신 사업자들을 위한 것으로 앞으로도 중대하기 때문에 번호 정책의 근간을 깨트리는 일이 빚어서는 안 된다”고 말해 '010 통합정책'의 일관성을 보이고 있다.

'010번호 통합정책'이란, 식별번호를 010으로 단일화하는 것을 말한다. 정통부가 식별번호가 일종의 브랜드처럼 인식되는 것을 막고, 번호체계를 단순화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3세대 이동통신의 후발주자인 LG텔레콤 측은 “ '리비전A'의 경우 기존 주파수를 그대로 사용하는 특징이 있다면서 번호 앞자리에 붙는 019 등 식별 번호를 그대로 사용할 필요가 있다”며 기존 식별번호 사용에 대한 타당성을 내세웠기에 유장관의 결정에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LG텔레콤, 왜 울고 있나

이런 치열한 경쟁에서는 통신사 3사간의 가입자 뺏기 전략이 숨겨져 있다.
LG텔레콤이 한달 후 런칭하게 되는 '리비전 A'에 010 식별번호가 주어진다면 현재 019가입자들이 3폰을 사용코자 하는 경우에는 번호를 010으로 바꿔야한다.

하지만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번호를 바꾸는 것에 대해 부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기변경을 원하는 가입자는 아예 타 통신사로 번호를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가운데 019 식별번호를 3G폰에도 고수할 수 있을 경우 LG텔레콤은 위와 같은 상황을 벗을 수 있었기에 이번 유장관의 결정에 울상지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LG텔레콤 "리비전 A의 시작은 019" 계획대로 추진

하지만 LG텔레콤은 '리비전 A'서비스 식별번호와 관련해 정보통신부의 `010' 사용 방침에도 불구하고 세칙 개정 전까지 `019' 등 기존 번호를 사용하는 내용의 이용약관 신고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LG텔레콤 관계자는 10일 "019를 사용한다는 계획에 따라 리비전 A 서비스를 준비해와서 갑작스럽게 010으로 약관 신고서를 바꾸기는 어렵다"며 "계획대로 신고서를 제출하고 정통부의 판단을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유영환 정통부 장관은 "세칙 개정 전 019로 서비스하겠다는 것까지 막을 수 있겠느냐"라며 반려 계획이 없음을 보였다.

◇KTF, 정통부 결정 '현명'

KTF측은 리비전A에 01×를 허용하는 것은 010 통합정책에 따라 자신의 고유번호를 버린 010 가입자들에 대한 명백한 역차별이라는 논리다.

또한 “LG텔레콤의 300만 01× 가입자들의 편익보다 2100만 010 가입자들의 편익이 우선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LG텔레콤이 3G 서비스에 무임 승차해 1등석에 앉으려 한다는 원색적 비난도 내놨다.

또한 “KTF와 SK텔레콤은 세계 이동통신산업의 주류인 WCDMA의 국내 활성화를 위해 2003년부터 설비투자와 마케팅 비용을 합해 모두 6조2706억원을 퍼부었다. 그러나 LG텔레콤은 겨우 1000억원대 비용으로 기존 2G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는 데 그쳤다”며 이번 유장관의 결정은 공정한 시장 경쟁 원칙에 맞는 적절한 결정이라 말했다.

◇정통부, 소비자 편익보다는 정책의 일관성이 먼저

유영환 정보통신부 장관 내정자는 지난 30일 개최된 국회 과기정위 인사청문회에서 “EVDO 리비전 A 서비스 이용자들의 편익과 정통부의 번호통합정책 사이에서 고민”이라고 속내를 드러낸 적이 있었다.

정통부가 고민스러웠던 가장 큰 이유는 010식별번호를 부여하자니 소비자의 불편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011이나 019 등 기존 01X 식별번호 부여 결정을 쉽사리 내릴 수도 없다. 그동안 정통부가 야심차게 추진해온 010 번호통합 정책의 궤에서 스스로 벗어나게 된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칫 '특정 업체 편들기'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어 결정이 더욱 조심스러웠던 것이다.

하지만 결국 유영환 정보통신부 장관은 10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리비전 A 식별번호 부여 정책과 관련, 010 통합정책의 일관성을 위해 '01X'를 부여하는 대신 '010'을 부여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정통부의 결정으로 010 식별번호를 사용하는 WCDMA 서비스 활성화에 승부수를 걸고있는 KTF의 쇼는 더욱 탄력을 받게 된 반면, LG텔레콤은 다음달 '리비전 A'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010 식별번호를 사용할 수 밖에 없게 돼 가입자 유출과 같은 어려움을 겪게 될것으로 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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