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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나폴리!' 세계 각국 좋은 곳을 다 가봐도
해안을 낀 숲길에 산책로가 있는 곳은 해운대 '문탠로드'밖에 없었지요"


[투데이코리아=차연화 기자] "문탠로드?"

문탠로드는 달맞이 입구에서부터 어울마당까지 2.2㎞구간으로, '달빛을 받으며 걷는 오솔길'이란 의미를 가진다.

Moontan은 영어사전에 없는 말로, Suntan(햇볕그을음)에 대칭한 의미로 달빛그을음을 뜻한다. 그래서 Moontan Road를 우리말로 순화해 '달빛나들목'으로 지었다. 해운대구청은 문탠로드를 2008년 1월부터 웰빙관광상품으로 개발했다. 달맞이언덕의 월출을 소재로 한 '문탠로드'를 해운대관광브랜드로 정착시킨다는 계획으로 2009년 '문탠로드' 명칭을 상표등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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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떠오르는 시간부터 지는 시간까지가 가장 멋지다.

문탠로드는 삼포해안길 조성계획사업의 일환에 포함된다. 그래서 간혹 달맞이길 ‘해월정’-나무계단-’삼포해안길(미포,구덕포,청사포-청사포의 빨간등대와 하얀등대)-송정역-송도해수욕장-죽도공원-해동용궁사까지 이어 산책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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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탠로드를 걸을 때면, 새 소리가 들린다. 왠지 명상음악 속에서 들려오는 낭랑하고 고운 소리다. 새간 날아들 정도로 자연친화적인 '문탠로드' 이곳에는 하나의 비밀이 숨겨져있다. 그것은 바로 팔손이 나무다. 해운대구 직원들이 월급끝전을 기부해 팔손이나무를 길 양옆에 식수했다. 팔손이나무는 상록관목으로 조류 유인식물이라고 한다. 잎이 8개로 갈려져 팔손이나무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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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탠로드 곳곳에는 정성의 결과물이 엿보인다. 이용객들에게 방향을 알리는 솟대 모양의 팻말은 자연친화적인 느낌이 난다. 이외 밤산책하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로 달빛을 상징하는 조명을 사용한다.

그러나 이런 배려에도 약간의 문제점이 발견된다.

아는 지인들과 문탠로드로 야간산행을 했다는 B씨는 "문탠로드의 조명이 너무 낮아, 바닥을 비춘다기보다 이용객들의 얼굴을 비춰 눈에 거슬리고 그래서 산책․산행하기가 힘들어진다"고 했다. "처음에는 랜턴을 줘 사용했으나 그것도 잠시였다"고 덧붙였다.


"애완동물들을 안 데려왔으면 좋겠네요. 사람이 다니는 길에 동물들이 다니니 불편해요. 특히 여름에 애완견이 똥을 누고 간 자리에는 똥파리가 끓어서 보기 불편할 정도예요."

B씨는 목소리에 힘을 줬다. 그는 "애완견은 산책로에 출입금지하자는 내용으로 구에 여러 번 건의를 했는데도 전달되지 않았다"며 내심 서운한 기색을 보였다. 그리고 그는 "차라리 '애완견 출입금지'라는 팻말이라도 달아두면 좋겠다"고 덧붙여 말했다.

그의 문탠로드에 대한 애정은 오랜만에 내리는 비처럼 그칠 줄 몰랐다.

문-바~1.JPG"그래도 문탠로드는 소나무가 많은 길이라 여길 산책하면 기분이 무척 산뜻해요. 이렇게 공해 없고, 해안 낀 오솔길을 보는 것은 무척 드문 일이죠. 자연환경 하나는 끝내줘요. 사람이 산책하기 좋게 만든 곳도 '문탠로드'가 제일이죠."

문탠로드는 3가지 전설도 가지고 있다. 황옥공주의 전설, 와우산 보름달의 전설, 청사포 망부송 전설이다.

문탠로드를 걸을 때면 문탠로드를 상징하는 달모양 표지판에 간략하게 적힌 전설의 내용을 읽어볼 수 있다. 그 내용을 소개한다면 이러하다.

덴마크의 인어공주가 떠오르는, 가슴 애절해지는 '황옥공주의 전설'의 주인공 황옥공주 동상은 해운대해수욕장 서쪽 동백섬에 있다. 먼 옛날 인어 나라 "나란다"의 황옥공주. 그녀가 해운대"무궁"나라 은혜왕에게 시집을 왔다. 공주는 고국이 너무 그리워 보름달이 뜨는 밤이면 바다로 나와 황옥에 비친"나란다"를 보며 그리움을 달랬다고 한다.

문탠로드길이 있는 이곳이 바로 와우산이라 한다. 소가 누워 있는 모습 같아 붙여진 명칭이다. 옛날 어느 도령이 달맞이 고개에 사냥 왔다가 나물 캐는 아름다운 낭자를 만났다. 낭자에게 반한 도령은 다음해 정원 대보름날 달이 뜰 때 다시 만나자 약속하고, 다시 만난 두 사람은 보름달에 부부가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빌어 소원을 성취했단 이야기.

문-비애용객.jpg그리고 마지막으로 망부석 전설은 2탄에서…….

문탠로드는 제 이름 값을 톡톡히 한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속담처럼. 문탠로드는 일상에 찌든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낭만을 선사한다.

한편 달빛과 달 에너지 효과는 정서를 순화시키고, 우울증을 치료한다는 연구결과를 토대로 문탠로드의 상징인 '월출'이 이용객에게 좋은 영향을 전한다. 더구나 문탠로드에 자생하는 사스레피나무에서 나는 계분냄새는, 사람에게 살균․진정작용을 하고, 공기청정에도 도움이 많이 된다고 한다.

무리해서 운동하는 것보다 10분이라도 가볍게 산책하는 게 좀더 효과적인 운동법이지 않을까. '문탠로드'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느낀 피로를 자연에서 회복하며, 자기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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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문탠로드를 이용해본 한 사람으로서, 산책로를 이용하는 한 사람이라도 돌뿌리에 걸려 넘어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관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1-끝_1~1.JPG여기까지가 끝이 아니다.

청사포와 송정으로 가는 비스듬한 오솔길을 버리고, 90도 각도로 꺾어 오른쪽 가파른 비탈길을 오르면 문탠로드의 마지막 절정의 코스로 들어선다.

200m 정도 언덕을 오르면 야외 공연장이 나온다고 한다. 초승달 모양의 조형물 지붕 밑에 공연무대가 있고 그 앞쪽에는 잔디와 돌로 쌓은 관람석이 눈길을 끈다. 야외공연장에서 가파른 돌길과 스기나무로 만든 계단을 두번 꺾어 오르면 해운대 달맞이길 2차선 메인도로가 나온다.

찻길 왼쪽 옆길을 따라 달맞이 고개 정상으로 200m쯤 계속 걸어가면 해맞이․달맞이 정자라는 뜻의 해월정(海月亭)이 있다. 언제오든 해나 달이 맞아주는 이곳의 향취를 느끼고 싶다면 방문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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