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죗값은 꼭 갚고자 한다”

[투데이코리아=정규민 기자]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3일 과거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꼬리표와 관련해 “한나라당 출신 멍에를 억지로 지우고 벗으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손 고문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 세미나실에서 진행된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초청 대선 후보 간담회에서 친구이자 민평련의 수장이었던 김근태 상임고문과의 인연을 소개하며 한나라당 꼬리표에 대한 속내를 밝혔다.


그는 “김근태 고문의 빈소에서 ‘근태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갔을까’를 고민했다. 제가 한나라당에 간 것에 대해 근태가 못내 안타깝게 생각한 것을 다 안다”며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선에 대해 치열하게 논쟁한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친구에 대한 인간적인 애정은 있었지만 손학규의 정치 노선은 흔쾌해 하지 못했을 것이다. 한나라당 출신 멍에를 억지로 지우고 벗으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암 선고를 받고 돌아가신 어머니를 회상하며 “어머니가 1년 반만에 만난 작은 아들이 드린 용돈을 ‘빨갱이 돈’이라고 염려했다”며 “젊은 시절부터 추구해왔던 민주주의와 사회적 약자, 아들을 빨갱이라고 생각하고 돌아가신 내 어머니와 같은 이들의 비극을 치유하는 데 몸을 던짐으로써 죗값은 꼭 갚고자 한다”고도 다짐했다.


또 손 고문은 대선구도에 대한 자신의 관점에 대해 “지금까지 우리 정치의 가장 중요한 변수는 지역구도였다. 우연인지 모르지만 야권에서 거론되는 대표적인 세 분(안철수, 문재인, 김두관)의 예비후보들이 전부 PK(부산·경남) 출신”이라며 “2002년 효과를 다시 바라는 국민들의 잠재적 효과”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대선 구도는 지역구도가 아니라 계층구도”라며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사회적 양극화다. 사회 계층적 중산층이 어느 쪽으로 표를 몰아줄 것이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여권의 강력한 대선 후보인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에 대해서는 “연민을 느낀다”며 “박 전 위원장이 과연 국민 속으로 제대로 들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섬 속에서 살았지 않느냐. 민생을 과연 제대로 챙길 수 있을 것인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손 고문은 이 외에도 재벌개혁에 대해서도 “재벌 횡포에 따른 사회적 약자들의 피해를 막아야 하지만 재벌을 맹목적으로 적대시하는 것도 능사는 아니다”라고 말했으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는 “재재협상이 대표 시절 당론이었고 아직도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최규성, 인재근, 이인영, 우원식, 유은혜, 이춘석, 윤관석, 신학용, 홍의락, 진성준, 김승남, 설훈, 김시식, 이낙연, 유승희, 오제세 의원 등이 참석했다. 사회는 노영민 의원이, 질문자로는 이목희, 박홍근 의원과 성한용 한겨레 신문 선임기자가 나섰다.


한편, 민평련은 오는 10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신관 세미나실에서 문재인 상임고문을 초청해 대선후보 간담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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