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경제연합회관서 선포식…무하마드 유누스 총재 참석

[사진 설명 = 선포식 현판]
[사진 설명 = 행사에 모인 사람들]

남편과의 사별, 또는 남편의 갑작스런 병으로 순식간에 가장이 된 주부들, 가게 하나 차리고 싶어도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은행에서 목돈을 빌리기 어려워 발을 동동 구르던 사람들, 신용불량자라는 이름 때문에 재기는 꿈도 못 꾸던 사람들….

이들 중 이러한 어려움을 뒤로 하고, 다시 희망을 품고 재기에 성공한 이들이 있다. 그리고 지금 이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자신이 얻은 것들을 조금이나마 사회에 환원하려 하고 있다. 이들의 뒤에는 '마이크로크레딧(Microcredit)'을 기반으로 한 '사회연대은행'이 있었다.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마이크로크레딧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함께 프로그램 확대 발전 요구가 재기되고 있는 가운데 사회연대은행이 '마이크로크레딧 인프라 구축을 위한 지원 캠페인 선포식'을 지난 11일 을지로 은행연합회관에서 개최했다. 마이크로크레딧 인프라 구축 계획을 발표하고 이를 통해 기업·정부·시민단체 간 협력관계를 공고히 하는 한편, 많은 이들의 참여를 도모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 자리에는 손학규 대통합민주신당 경선 후보를 비롯 송영길, 김동철, 원희룡 의원 등 정치권 주요 인사들과 유지창 전국은행연합회 회장, 권점주 신한은행 부행장 등이 참석했다. 특별히 마이크로크레딧으로 2006년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방글라데시 그라민 은행 무하마드 유누스 총재가 참석하고, 주제 강연을 진행해 자리를 더욱 빛냈다.

'마이크로크레딧'이란 일종의 대안금융으로 빈곤층에게 금융 및 사업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빈곤층의 자기고용과 소득창출을 도모하는 프로그램이다.

마이크로크레딧은 1976년 하나의 프로젝트로 시작된 후 1983년 빈곤층을 위한 공식은행으로 자리잡은 그라민 은행에서 처음 시도됐다. 고리대금업자의 횡포에 시달리던 인근 지역주민 42명에게 27달러를 대출해 줌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던 무하마드 유누스 교수에 의해 시작된 것이다.

[사진 설명 = 행사에 참석한 유누스 총재]

[사진 설명 = 연설하는 유누스 총재]



'사회연대은행(KMDC, Korea Microcredit Development Center)'은 IMF 이후 5년 여간 순수 민간의 자치역량으로 한국에 맞는 마이크로크레딧을 개발, 정착해 왔다. 그러나 사업재원 부족으로 인해 체계적인 운영기반을 갖추지 못했다는 자성의 목소리에 따라 그간의 사업 경험과 노하우를 기초로 본격적인 인프라 구축 사업을 실시키로 한 것이다.

특히 2008년부터는 휴면예금이 마이크로크레딧 기금으로 유입되고 매년 500억 원의 휴면예금이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마이크로크레딧의 확대 실시는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사회연대은행이 제시한 마이크로크레딧 인프라 구축과제는 ▲ 인력육성 체계 확립, ▲ 사업의 표준화, ▲ 정보시스템 구축, ▲ 전국적인 전달체계 마련 등 4가지이다.

먼저 인력육성 체계 확립으로 전문가(RM)·사회적 기업가 양성·기관운영자 양성·인턴쉽 프로그램의 마련 등이 있으며 사업운영 표준화를 위해 세부운영 매뉴얼을 제작하기로 했다.

또한 정보시스템 구축을 위해 데이터베이스와 경영정보시스템을 마련하고, 기관 간 정보 공유 체계를 설계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전국적인 전달체계를 준비해 지역거점을 확대(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에 지역사무소 설립 예정)하고, 대상자 발굴과 사후관리를 용이하게 하며, 접근성을 제고할 예정이다.

이와 같은 인프라 구축 1차 프로젝트 기간은 지난 8월부터 내년 2월까지이며 총 17억 원 가량의 예산이 소요될 전망이다.

사회연대은행은 특히 마이크로크레딧 인적자원 개발과 교육 운영 토대 마련을 우선 추진과제로 설정하고, 지난 7월 부설기관으로 한국마이크로크레딧 개발센터(KMDC)를 설치해 축적된 노하우와 지식을 근간으로 한 마이크로크레딧 사업을 확대 보급시키기로 했다.

[사진 설명 = 행사 중 상영된 영상 홍보물]
[사진 설명 = 연설하는 손학규 경선후보]


김성수 사회연대은행 이사장은 “사회연대은행은 돈을 저축하는 것이 아니라 연대를 저축하는 것이고, 돈을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연대를 빌려주는 것”이라고 말해 사회연대은행과 마이크로크레딧의 본질을 명확히 제시했다.

행사에 참석한 손학규 대통합민주신당 경선 후보는 “양극화와 빈곤 문제에 관해 국가가 사회복지를 모두 해결할 수는 없으며 민간이 함께 책임지는 시스템으로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손 후보는 '상위 20%가 하위 20%를 도와주는' 이른바 '20-20 사회'의 구현을 강조하며 이의 모범을 보여준 사회연대은행과 김성수 이사장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유지창 은행연합회장은 “사회연대은행의 역할을 통해 마이크로크레딧이 사회 안전망의 하나로 확고하게 굳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누스 박사는 “Reducing Poverty Through Microcredit”란 주제로 강연을 진행, 자신의 경험과 마이크로크레딧의 역할을 강조하고, 한국의 마이크로크레딧이 서민의 희망이 됨과 사회 경제의 든든한 기반이 될 것을 기원했다. 마지막으로 김성수 이사장이 유누스 박사에게 공로패를 전달해 행사의 대미를 장식했다.

사회연대은행은 곧바로 해당 프로젝트에 착수해 내년 2월까지 금융 소외계층의 자립을 위한 마이크로크레디트의 체계적인 운영기반을 갖출 계획이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