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m 공기권총에서 베이징 아쉬움 털어낸 값진 금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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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코리아=정세한 기자] 진종오의 총구는 흔들리지 않았다. ‘권총 마술사' 진종오(33, KT)가 대한민국 선수단에 첫 번째 금빛 낭보를 전했다.

진종오는 2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울위치의 왕립 포병대에서 열린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공기권총 10m경기에서 합계 688.2점(예선 588점, 결선 100.2점)을 쏘며 2위 루카 테스코니(이탈리아, 685.2점)를 제치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진종오의 금메달은 한국 사격의 올림픽 10번째 메달이다.

이로써 진종오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이어 2회 연속 금메달을 따냈다. 더불어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을 시작으로 3회 연속 올림픽 메달 획득이라는 쾌거도 이뤄냈다.

지난 5월 뮌헨 월드컵 2관왕에 올랐던 진종오는 최근의 상승세를 그대로 이어간 멋진 경기를 펼쳤다. 예선에서 588점을 기록하며 컨디션 조절을 마친 진종오는 8명의 결선 진출자 중 2위 팡웨이에 무려 2점 앞선 1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결선 스타트부터 좋았다. 첫발에서 10.6점을 쏜 진종오는 0.6점차를 더 벌리며 2위 팡웨이를 더욱 초조하게 만들었다.

2차 격발에서 진종오는 다시 10.5점의 고득점을 기록하며 멀찌감치 달아나기 시작했다. 반면 팡웨이는 9.1점을 쏘며 고개를 숙였고 스페인의 파블로 카레라에게 오히려 2위 자리마저 내주며 3위로 내려앉았다.

진종오는 3,4,5차 격발에서도 각각 10,4점, 10.1점, 10.4점을 쏘며 좋은 흐름을 이어나갔다. 2위와는 4.4점차로 간격을 크게 벌렸다.

6번째부터 8번째 사격에서 진종오는 각각 9.3점, 9.0점, 9.4점을 기록하며 잠시 흔들렸다. 하지만 2위 팡웨이도 10.3점, 9.4점, 9,4점으로 주춤하며 추격하지 못했다. 진종오로서는 다행이었다.

진종오는 9번째 격발에서 9.7점을 쏘며 계속해서 안정을 찾지 못했다. 그사이 예선 5위로 올라온 이탈리아의 테스코니가 2위로 뛰어오르며 진종오를 추격했다. 하지만 2위 테스코니는 마지막 한 발 남은 상황에서 진종오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승부사' 진종오의 집중력은 마지막 격발에서 빛이 났다. 자신의 손으로 직접 금메달을 결정지었다. 흔들리던 진종오는 마지막 격발에서 만점에 가까운 10.8점을 과녁에 꽂아 넣으며 1위를 확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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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출산예정인 아내와 태어날 아이에게 반드시 금메달을 선물하겠다"던 진종오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며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서 환하게 웃음지었다.

이탈리아의 루카 테스코니는 예선 5위로 올라와 합계 685.8점으로 은메달을 따냈고, 685.2점을 기록한 세르비아의 안드리아 즐라티치가 동메달을 차지했다. 베이징 올림픽 이 부문 '금메달 리스트' 팡웨이(683.7점)는 결선에서 극도로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며 4위에 머물렀다.

한편 이날의 금메달로 진종오는 베이징 대회 이 부문 은메달에 그친 아쉬움을 날렸다. 또한 아직 주종목 50m 공기 권총을 남겨둔 진종오는 양궁을 제외한 하계 올림픽 대회 한국 역사상 최초 개인 2관왕의 영광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반면 진종오와 함께 10m 공기권총에 도전했던 최영래(30, 경기도청)는 올림픽 첫 출전의 부담을 털지 못하고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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