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원에 배제된 중산층, 무너지는 중산층을 위한 실효성있는 대책 필요



[투데이코리아=정단비 기자] 흔히 삼형제가 있는 집안의 둘째는 아래 위로 치인다는 말이 있다. 요즘 첫째 '부유층'과 막내 '빈곤층' 사이에 낀 '중산층'이 딱 그 짝이다.

지난 3월 한 연구소의 조사에 의한 대한민국에서 중산층으로 살기 위해 필요한 연간 가계소득이 7000만원 가량으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적으로 한 가정의 연소득이 7000만원 이상 되는 집이 얼마나 있을까?

지금까지 번듯한 집과 직장, 안락한 노후 등이 우리나라에서 중산층을 상징하는 말이 돼 왔다. 하지만 이들과 거리가 멀어지는 집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무리하게 집을 샀다가 빚더미에 앉은 '하우스푸어', 벌어서 먹고 살기에 급급한 '워킹푸어', 노년준비가 안된 '리타이어푸어' 등 각종 푸어(Pooer)들을 양산하며 중산층이 무너지고 있다.

이제 대한민국은 중산층과 빈곤층 사이 새로운 계층이 필요한 실정에 놓였다.

말이 중산층이지 나름대로는 '체감 빈곤층'이라는 말이다. 물론 월평균 소득은 80만원이 안돼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차상위계층인 '절대 빈곤층'도 마찬가지로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둘째는 항상 첫째가 물려준 것 쓰고, 막내한텐 무조건 양보하라니.

첫째는 집안의 지원을 전폭적으로 받아서 어려워도 잘나간다. 복지정책은 늘 막내를 중심으로 계획된다. 둘째에겐 곧 좋아질것이란 말뿐이다. 둘째가 삐뚤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최근 모집하고 있는 국가장학금을 봐도 알 수 있다. '집에 빚도 많고 소득 7분위 안에도 드는데 왜 명품백드는 애들은 받고 나는 탈락하냐'는 의문을 제기하는 글은 심심치않게 접할 수 있다.

원래 돈많은 첫째야 학자금 대출도 받을 필요없이 가진 돈으로 내면 된다. 그런데도 명의이전 등 꼼수를 쓰면서 동생들 것에 탐을 낸다. 그나마 셋째는 '어려운 환경에서 공부한다'며 그들만의 유형이 있어 둘째에 비해 경쟁율이 낮은 편이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둘째는 그냥 학자금 대출받아서 다니고, 졸업하고 쥐꼬리만한 월급으로 다달이 대출을 갚으면서 그렇게 청춘을 보내고 있다. 국가에서 지원을 받고 싶지만 해당사항이 없기 때문이다.

너무 가난하지 않은 것에 감사하면서 살아야한다는 말인가. 체감 어려움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것이다. 중산층도 국가의 혜택을 받을 권리가 있다.

둘째의 '어렵다'는 푸념에 그저 사회발전을 위한 희생만을 강요하지말고 정부는 중산층을 위한 조금 더 실효성있는 정책으로 관심을 보여야할 것이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