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차연화 기자] 며칠 전 J신문에 난 "양주의 얼굴없는 50대 천사"같은 훈훈한 기부를 비롯해 주변에서도 여러 목적으로 너도나도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국가나 사회 또는 남을 위해 자신을 돌보지 않고 힘 바쳐 애쓴다"는 의미를 가지는 봉사(奉仕)는 눈 씻고 찾아보기 힘들다. 중·고등학생들은 봉사활동시간 채우기 급급해 아는 사람에게 부탁하는 식으로 허위작성에 기하는 허울뿐인 봉사활동을 하고 있으며, 대학생들에게 '봉사활동'은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 일종으로 이력서 작성의 관문활동이 된지 오래됐다. 그래서 봉사활동이란 이름을 간판으로 별의별 봉사활동들도 많이 생겨났다.

그 중 배보다 배꼽이 큰 의료봉사에 대한 민원이 많다.

부산시에 거주한 강수자(가명, 73)씨는 독거노인으로 보건소의 도움을 받아 N치과에서 틀니를 무료로 수급받게 됐다. 그러나 3년도 채 안 돼 고리가 빠지는 등 문제점이 많이 발생했다. 이후 진료를 받기위해 찾아갔더니 의료봉사기한이 끝났으므로 더 이상 봉사할 필요가 없단 식으로 배를 내밀었다고 한다. 보건소와 연계사업이 끝나 봉사할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김명식(가명, 70)씨도 N치과에서 윗니를 틀니로 맞췄는데, 아랫니가 탈이 나 다시 그 병원을 찾아갔다.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제 이를 살려 덮어씌우기만 할 일을 치료 중에 괜히 이에 힘을 주는 바람에 부러져 가짜 이로 그 자리를 메우는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대뜸 일을 벌여놓고도 "윗니(틀니)는 의료봉사의 일환으로 했지만, 아랫니는 제값을 내고 덮어씌워야 된다"고 했다는 것이다. 이런 불량한 양심을 가진 의사들이 의료봉사에 가담하는 것은 봉사를 받는 사람들에게 꽤 불만스러운 일이다. 정부에서 의료지원을 해주는데도 불구하고 의사들은 마치 제 돈으로 봉사하는 양 허세를 부리고, 수급자들은 의사 앞에서 고개 숙이며 미안해야만 하는 것은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무엇이 문제일까. 봉사는 너도나도 잘 살아보자는 취지에서 비롯된 '사랑', '평등'정신의 실천이다. '과연 봉사정신을 이어가는 봉사단체들이 얼마나 존재하고 있는 것인가' 싶을 정도로 '봉사'라는 이름을 건 비양심적인 단체들이 많다.

좋은 마음에서 시작한 봉사활동이 결국은 타인을 위한 게 아니라 자신을 위한 이기적인 마음에서 한 봉사활동이었다는 것. 아마도 봉사가 가진 좋은 취지를 잘못 이용하는 데서부터 문제가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지금이라도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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