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명호 시즌 2승, 홍성흔 만루 홈런 포함 5타점 2홈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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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코리아=정세한 기자] 혼전에 혼전을 거듭하고 있는 2위 싸움. 난세에 2명의 영웅이 롯데의 2위 수성을 이끌었다.

21일 달구벌에서 상승세의 1,2위 팀이 만났다. 치열한 싸움이 예상됐다. 롯데는 이용훈을 선발로 올리며 다승 1위 장원삼을 선발로 내세운 삼성에 맞불을 놓았다. 이용훈은 유먼과 함께 올 시즌 실질적인 원투펀치로 나서고 있다.

팽팽한 선발 투수전이 기대됐다. 하지만 롯데에 얘기치 않은 악재가 찾아왔다. 2회 1사 후 이용훈이 갑자기 덕아웃으로 손짓을 보냈다. 최형우를 삼진 처리한 뒤 왼 어깨에 담 증세를 호소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벤치가 부산스럽게 움직였다. 이용훈이 조기 강판 되고 롱릴리프 진명호가 긴급 투입됐다.

장원삼과 진명호의 승부로 이어졌다. 롯데의 상황이 좋지 못했다. 진명호는 열성팬이 아니라면 이름조차 생소한 투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화위복이 됐다. 진명호는 이용훈을 대신해 마운드에 올라 눈부신 호투를 펼쳤다. 구속은 떨어졌지만 제구력이 향상됐다. 지난주 맹타를 휘두르던 삼성 타선을 완벽히 제압했다. 체인지업을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마운드를 내려오기 전까지 단 1안타만 허용했다. 3⅔이닝동안 1피안타 3볼넷 4탈삼진을 기록했다. 진명호의 쾌투에 힘입어 롯데는 경기를 리드한 채 '양떼불펜'을 가동하며 승부를 매조지할 수 있었다.

경기 후 진명호는 "갑자기 마운드에 올라와서 당황했고 투구 밸런스도 좋지 않았다. 마운드에서 민호 형 미트만 보고 던졌다. 그동안 팀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오늘 잘 해내서 기분이 좋다. 스피드가 좋아진 건 아니지만 개인적으론 컨트롤이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장원삼에 맞서 진명호가 호투하는 사이 공격에선 큰형님 홍성흔이 부활의 신호탄을 연거푸 쏘아올렸다.

최근 극심한 타격 부진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다. 경기에 나서는 각오가 비장했다. 4회 1사후 주자없는 상황에서 장원삼의 5구째 141km 직구를 결대로 밀어쳤다. 우측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비거리 115m 솔로 아치였다. 6호 홈런 이후 무려 86일 만에 대포 가동이다.

이어 마지막 타석에선 승부에 쐐기를 박는 그랜드슬램도 작렬시켰다. 베테랑다운 노림수가 돋보였다. 1점차 앞선 8회 2사 만루 상황에서 초구 슬라이더를 노리고 타석에 섰다. 예상은 적중했다. 통타한 타구는 좌측 외야 관중석에 떨어졌다. 삼성의 추격의지를 꺾는 만루 홈런이었다. 롯데의 5득점은 모두 홍성흔의 손에서 만들어졌다. '원맨쇼'였다.

경기 후 홍성흔은 "고참인데 야구도 못하고 벤치에서 '실실' 웃기만해서 속상했다. 웃어놓고 잘하는 스타일이다. 오늘은 비장한 각오로 임했다."며 그간 말하지 못했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이어 "조기 강판한 이용훈도 덕아웃에서 응원을 보냈다. 롯데는 지금 모두 하나로 뭉쳤다. 서로 격려하고 파이팅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며 밝은 팀 분위기가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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