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위조 문제로 발단된 전 동국대 교수 신정아씨 사건이 교육계는 물론이고 정관계, 재계, 종교계 문화 예술계 등 우리 사회 전반 한 곳도 관계되지 않은 곳이 없는, 참여정부 초유의 '게이트'로까지 확대될 조짐이다.

신씨는 몇 년 전 홀연히 나타나 지금 우리사회를 온통 발칵 뒤집어 놓고 있지만 가족사를 비롯 그 어떤 것도 객관적으로 알려진 사실은 제대로 없다. 온갖 정보가 넘치는 인터넷 상에도 신씨와 초, 중고교를 같이 다녔다는 동창생 하나 나오지 않고 있다. 과연 신씨는 어디서 어떻게 태어나 성장해 온 것일까? 이름이 알려지기 전까지의 행적이 참으로 궁금하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다 해도 짧은 몇 년의 시간 속에 정 관계 재계의 지원을 이끌어 내며 이렇게 승승장구할 수 있기는 어렵다. 최근 그녀의 '지원자'로 밝혀진 변양균 실장 한사람만의 힘에 의존했다는 것은 누구도 납득하기는 더욱 힘들다. 그래서 끊임없이 뒷 배경설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다.

신씨가 모 언론과 전화통화에서 (변 전실장)정도가 권력배후면 난 수도없이 많다라고 한 대목은 변실장 위에 더 큰 권력을 지닌 '보이지 않는 압력'이 버티고 있다는 방증이다.

신씨가 미국으로 도피한 이후에 동국대와 비엔날레 측이 검찰에 사건의뢰를 한 것도 '압력설'을 뒷받침 한다. 그 시기는 학력 위조가 밝혀진 것이 열흘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였다.. 도피를 위한 충분한 시간을 벌어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거둘 수 없다.

검찰 또한 신씨 도피 40여일이 지나서야 신씨의 집과 연구실을 수색해 변실장과의 '부적절한' 관계를 밝혀냈다. '연서'가 나오면서 변실장이 신씨와 단순 애정관계 때문에 신씨가 벌인 모든 일에 나선것처럼 방향을 몰아갔다. 그러나 정치권은 변실장은 그야말로 '깃털'에 불과한 속죄양이라고 여기고 있다.

청와대는 신씨 문제가 터져나오면서 변실장 이름이 오르내렸지만 오히려 대변인까지 나서 변실장을 옹호했다. 뒤늦게 대통령이 사과를 했지만 그 대응에 많은 의문이 제기될 수 밖에 없다.

또 영부인인 권여사가 변실장과 신씨의 부적절한 관계가 밝혀진 바로 다음날 청와대로 변실장의 부인을 불렀다. '위로'차원이었다고 한다. 그 부분 또한 석연치 않다. 오히려 대통령에게 심각한 누가 되는 행위를 한, 변실장의 아내로서의 내조를 '문제' 삼았어야 옳다. 청와대가 신정아 사건에 뭔가를 숨기기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하나 막강한 그녀의 자금줄이다. 한국에서도 호화 생활이 문제가 됐지만 현재 미국도피생활을 하는 중에도 신씨의 씀씀이는 여전하다. 고급호텔에 장기 투숙하고 있고, 한 번에 1억원을 들여 자신의 '학력의혹'을 풀기 위해 자금을 투입할 수 있는 지원자가 누구인가 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연의 일치인지 가장 큰 문제로 불거진 동국대 교수임용의 압력을 행사한 변실장과 홍기삼 전 동국대 총장, 당사자인 신씨 등이 청와대와 길 하나 건너 지근거리에서 지내고 있었다. 우연치고는 '필연'적 요소가 너무 많이 들어간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

신씨를 둘러싸고 변양균 홍기삼 한갑수 장윤스님, 거기다 최근 이해찬 전 총리의 연루설, 범 여권 유력대선주자 이름까지 거론되고 있다. 다양한 그들의 숫자만큼 뒤를 받치고 있는 제2, 제3의 복수권력이 있다는 설까지 나오며 의혹은 증폭되고 있다.

신씨의 허위학력을 문제를 최초로 제기했던 장윤스님이 제기한 신씨게이트의 몸통(들)은 누구인지? 진실규명을 위한 검찰의 성역없는 수사를 촉구한다.

이은영 /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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