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회장 출감하면 대대적인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소문도 흘러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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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코리아=최일혁 기자] 추석 연휴를 맞아 상당수 대기업 직원들은 최장 5일의 연휴와 두툼한 성과급을 받고 풍성한 한가위를 맞을 전망이다.

삼성그룹은 ‘샌드위치 데이'인 다음달 2일 임직원에게 연차 사용을 배려해주기로 했다. LG그룹도 추석이나 설 등 명절의 경우 법정 공휴일에 하루를 더 붙여서 쉬게 한 원칙에 따라 5일 연속 쉰다. 현대기아차도 닷새를 휴무일로 정했고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은 다음달 2일 집단 연차를 내고 5일 휴가를 즐기게 됐다.

그러나 샌드위치 데이 휴무를 꿈도 꾸지 못하는 대기업도 있다. 그룹 총수가 정치권 재벌개혁의 ‘희생양’(?)으로 법정구속된 한화그룹은 법정공휴일도 마음 놓고 쉬지 못하는 처지다. 김승연 회장의 구속 이후 비상경영 체제를 강화하고 음주와 골프 자제령까지 내려진 형편이다.

내달 9일 그룹의 환갑 잔치인 창립 60주년 기념식 행사도 무산됐다. 행사를 준비해온 TF(태스크포스)팀은 김승연 회장이 구속되면서 해체했다. 기념사나 휴무 여부도 정해진 바가 없는 상태다. 지난 2월 만 60세가 된 김승연 회장이 환갑 전날 검찰로부터 징역 9년, 벌금 1500억원의 구형을 받고 별다른 잔치 없이 가족들과 조촐하게 생일을 보낸 것과 매우 흡사하다.

현재 김승연 회장은 지난달 16일 수감 이후 가족과 법무팀을 제외한 한화 임직원들의 면회를 받지 않고 있다. 처음엔 가족 면회도 하지 않다가 변호인들의 권유를 받고 나서야 가족들을 만나기 시작했다는 후문이다.

재계에서는 김승연 회장이 징역 4년의 실형에 법정구속이라는 예상 밖의 결과를 받고 큰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또 2007년 보복 폭행 사건으로 수감됐을 때 그룹 경영진과의 면회를 통해 ‘옥중 경영’을 펼쳐 비판을 받았다는 점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러나 재계 일각에서는 김승연 회장의 임직원들과의 면회를 거부하는 이유와 관련, 법무팀과 측근들이 실형 선고 가능성에 대해 보고하지 않은 것에 격노했기 때문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20여년간 10대그룹의 재벌 총수가 경제 비리로 구속된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한화그룹은 실형 선고를 피하는 쪽으로 포커스를 맞춰 재판 준비를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 내부에서는 김승연 회장이 출감하면 대대적인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이래저래 김승연 회장은 물론 한화그룹에게는 우울한 명절이고 어느 해보다 서늘한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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