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합의 깨고 민주당의 일방통행식…민주 김형태·이광범 추천

[투데이코리아=박 일 기자] 여야가 내곡동 특검을 놓고 엇갈린 입장을 보이며 정면충돌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주통합당이 지난 2일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의혹사건 특별검사 후보자 추천안을 내놓자마자 새누리당이 즉각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

민주당 윤관석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곡동 사저 매입 의혹 김형태·이광범 변호사 두 분을 청와대에 추천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새누리당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우리 당에서도 많은 후보자들을 대안으로 제시했는데 민주당은 자신들이 원하는 쪽으로 강행했다. 오늘(2일) 아침까지 의견을 주고 받을 때 우리는 반대 의견을 전달했는데도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발표했다"고 비난했다.

김형태·이광범 변호사는 사법고시 23기 동기로 진보성향의 법조인이라는 평가를 받는 인물로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이들의 내정이 다소 불편할 수밖에 없다.

1988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창립회원 및 홍보간사를 거쳐 1999년 조폐공사 파업유도사건 담당 특별검사보를 맡은 뒤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제1상임위원, 민족화해협력범국민회의 감사,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소장, 천주교인권위원회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이 변호사는 1990년 광주지법 판사로 임용된 이래 사법연수원 교수, 광주 및 서울고법 부장판사, 법원행정처 인사실장, 사법정책실장, 대법원장 비서실장 등을 지낸 바 있다.

민주당은 두 후보자에 대해 "훌륭한 인품과 덕망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법조인으로써 다양한 활동 경력을 쌓아 국민의 눈높이에서 의혹을 파헤칠 수사검사로서 손색이 없다"고 평가했다.

또 특별검사 후보자 추천 작업에 대해서는 "사상 처음으로 정당이 추천토록 합의함에 따라 정당의 이해와 당략을 떠나 국민적 의혹을 투명하고 공평무사하게 규명할 수 있는 후보자를 추천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추천안에 대해 "대통령은 민주당이 추천한 후보자를 특별검사로 임명하지 않는게 옳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새누리당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여야 합의 정신을 정면으로 깨트리고 특검제도를 대통령 선거의 정략적 목적으로 악용하기 위한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앞서 여야 원내대표가 지난 8월 내곡동 특검법과 관련해 민주당이 특별검사 추천권을 갖되 새누리당과 협의를 거치기로 합의한 바 있는데 민주당이 이를 지키지 않고 자신들의 추천안을 그대로 밀어붙였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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